봄의 새싹같은 내 아들
아직 피어보지 못한 어린 봉우리 같은 내 딸아
봄을 맞아 갔거늘 따뜻한 봄을 피우려 바다에 갔거늘
어디 있느냐 어디쯤 가라앉아 있느냐
차디찬 바닷물이 싫어 시커먼 바닷속이 무서워 하늘로 올리었느냐
가만히 있으라는 움직이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을 잘 들으려
아직도 깊은 물 속에 웅크리고 있느냐
너의 젊음도 너의 꿈도 모두 뒤집혀 끝내 사라져 버렸구나
바다를 뒤집어엎을 수만 있다면 바다를 뒤집어 엎어
네게 다시 숨을 쉬게 해 줄 수만 있다면 내 숨을 모두 너에게 주고 싶구나
내 몸을 녹여 통로를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머리끝에서 발 끝까지
다 녹여 네가 빠져나올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아!바다가 싫어 괴물처럼 시커먼 입을 벌려 너를 삼켜버린 바다가 싫어
하늘로 가 버렸다면 파란 눈을 뚝뚝 떨구는 하늘에 창을 내어
네 얼굴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내 가슴 찢듯 하늘을 찢어
네 모습을 딱 한 번만이라도 안아줄 수 있다면
"세월호 추모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