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사랑하라.그러면 그 순간의 에너지가 모든 경계를 넘어 퍼져나갈 것이다.
--코리타 켄트--
코리타 켄트(1918~1986) 수녀.실크 스크린 미술가.
불가에선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하며,옷깃 한 번을 스치는 것도 전생에서의 엄청난 인연으로 인한 것임을 강조한다.
역시 불가에서 지극히 짧은,생각이 스치는 한 순간처럼 짧은 시간의 단위라는 '찰나'란 말이 있는데,
실체를 지니고 있는 듯이 보이는 이 세상의 존재물이,실제로는 한 찰나마다 생멸을 반복하고 있으므로 실체가 아니라며 찰나생멸(刹那生滅)이라고 한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모든 생명 속의 세포들이 끝없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그것을 생명체이게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의 나도 현재의 나일뿐,어제의 ,작년의 내가 아니니,스스로도,타인에게도 과거의 나를 기억하라고 강요해선 안 되리라.
그러나 우린 한 번 악당은 영원한 악당이고,한 번 천사는 영원한 천사라도 되는 양, 과거의 행태에 집착해서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내가 과거의 내가 아니듯,상대방도 과거의 상대방이 아니란 걸 인정해야 하는데,
보통은 내가 과거의 내가 아님 만을 강조하며 상대는 여전히 과거의 그라고만 생각하려는 오만방자를 범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싸우고 비난하고 화합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끝까지 과거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들 또한 많고도 많으니...
'내가 왕년에...'하는 식의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그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으며,
과거의 잘못된 행위로 인한 치적을 물려받아 살면서 반성할 줄도,사죄할 줄도 모르는 역사적 범죄인들과 그 후손들이 그들일 것이니,
그 대표격이 되는,이 나라의 기득권층을 이루고 있는 친일 매국노들이 해당되는 경우일 것이다.
얼마 전 청년은 미래에 살고,중년은 현재에 살며,노년은 과거에 산다는 말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시대가 초노년층으로 채워져서일까?
시대착오적인 무리들이 과거의 역사적 범죄를 여전히 저지르며 횡행을 해도 그들을 믿고 따르며 환호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와 과거를 아우르는 원숙한 현재적 존재들의 세상인 중년적 시대로 만들어가얄텐데...
현재 만이 현찰이란 말들을 하면서도 ,부웅 떠 있는 어음,미래이거나 땅속에 파묻힌 부도수표,과거를 살고싶어하는 사람들이라니!
순간순간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외쳐대며 살아왔지만,피하지 않았을 뿐인 나로선
솔직히 순간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왔다곤 할 수가 없다.
아니 두어 번 피하려고 바보짓을 하기도 했던 적도 있구나! ;;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는 하지만 ,
지나치달 정도로 자의로,타의로 마음 고생을 많이 해오다보니 한껏 한가롭고 여유스러움을 즐기고 싶어하는 나.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얼마간의 욕심이 있어야 대들어서 매진을 할텐데,세상 다 살기라도 한 듯 인생 관광객으로 살고 싶을 뿐이니...
하지만 기껏해야 2년 여를 느슨하게 살아왔을 뿐이니,또 다시 다그치고 재촉하고 채찍질을 가하진 말자구나!
그동안 그렇게 살아오면서 얼마나 피폐한 생을 살아 왔더냐?
질리도록 푸욱 쉬어가다보면 미개인,너의 팔자가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니...
그때 가서 가일층 매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며 실컷 릴렉스를 하자구나!
그러나 남은 반생을 살아가는 것은 이전의 반생과는 달리 시들어가는 육체와 함께 해야 하니,준비도 철저히 해야겠지...
건강을 챙기고,정신적 성숙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추하게 나이들어가지 않아야겠지?!
추하디 추한 몹쓸 짓만 해대면서 ,나이가 들었으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이 세상을 온통 어지럽히고 있으니,
저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스스로는 물론이고 후배들과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수양에 힘써가얄 것이다.
나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두 딸들도 현실이 제아무리 삭막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절대 포기하거나 피하지 말고 ,
즐기고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능력발휘를 해서 집중하면 막강한 에너지가 발산 되면서 모든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저 말을 명심하고,
이 못난 아비는 못 겪어본 경지이지만,수녀로서 예술가로서 높은 경지에 올라본 코리타 켄트가 겪어보고 가르치는 것이니 거울로 삼아주길 바란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아비처럼 바보짓을 하거나 ,주저앉아 버리지 말고 꿋꿋이 버티고 서서 헤쳐나가렴!
너희들이 유럽 배낭 여행을 하는 내내 고통을 겪었으면서도 돌아오자마자 되고 싶어했던 여행작가의 꿈도 포기하지 말고 ,
틈틈이 준비하고 ,너희들의 유럽여행기를 차근차근 정리해가면서 역량도 키워가보렴!
여행작가로서의 자질이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자리쯤으로 생각하며...
여행이란 게 워낙 그런 것이긴 하지만,40일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결코 평온하지 않게 겪었으면서도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다시 떠나고 싶어지고,
감동을 나누고 싶어졌다는 것은 너희들의 천직이란 증거일 거야.
또 금년 초 혼자서 18일간 도보여행을 한 것은 네가 아직 그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하고 있다는 증거일테니,
현실에 꿈을 팔아버리는 바보짓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