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마음가짐의 원리,타인에 대한 존경은 처세법의 제일 조건이다.
--H.F. 아미엘--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1821년 남서부의 제네바에서 태어난 프랑스계 스위스인이다.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제네바대학에서 미학을 가르쳤으며, 그 후에 철학교수가 되었다.
평생 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독신으로 살면서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간 사람이다.
시집 여러 권과 문예평론서를 집필, 출판했고 스위스 문학인으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 <로망계 스위스의 문학 운동과 그 장래>, <스탈부인>, <장자크 루소의 일반적 특성>, 시집 <사색에 잠기다>, <그날 그날> 등을 꼽을 수 있다.(교보문고)
오전에 시민 단체들의 기획 강연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마침 오늘 강연에서 소외계층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잉쿱'의 이사의 강연을 들으며,관계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절감하고 돌아왔는데,
저 명언이 눈에 띄다니...
세상에 우연이란 건 정녕코 없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율을 금할 수가 없다.
오늘 강연 중에 "관계란 복사되지 않는 것이다."란 말이 특히 뇌리에 박혔더랬는데,
관계 자체에 병적일 정도로 거부감을 느껴오던 나로선 ,관계를 통해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 강사의 입을 통해 나온 저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거의 피해망상적이랄 만치 관계에서 배척을 당하고 배신을 겪으면서 ,독야청청 하는 쪽을 택했던 나로선 포기나 현실타협으로만 생각했던 '관계'였는데...
특히 가족들이란 ,그럴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당한 배척이었고 소외였으며 배신이었기에,
그리고 그런 아픔을 나누자고 다가든 사람으로부터의 처절한 배신이었기에 ,이젠 아무도 믿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던 것인데...
오늘 만난 강사나 아미엘의 저 말은 많은 고민을 하라는 숙제를 던지는 듯하다.
나름대론 친절했는데,그리고 상대를 존중하고자 했는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내 기준으로만 생각했던 면도 없지 않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데 지극히 인색했던 면도 없지 않았다는 걸 자각하고,들으려는 자세를 가져가야겠지...
최근처럼 1주일에 하루씩 ,4주 동안 두 시간씩 듣기만 했던 적이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하지만 입을 닥치고 그들의 이야길 들어주다보니 깨달음도 얻게 되고,오늘처럼 신선한 충격도 받게 되질 않았는가 말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젊은 강사들로부터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또 얼마나 가슴이 후련해졌는가를 생각하며 듣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잖은가 말이다.
지금 2년째 친일 매국노 척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면서도 ,한 시민단체로부터 보조를 맞추자는 제의가 있었지만,
나는 내 식대로 하려니 그대들은 그대들 식으로 하라며 가차없이 거절을 했던 기억이 가슴이 쓰리도록 후회스럽다.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나는 누구처럼 인정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좋아서,옳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니 내가 제일 순수하고 잘났다고 교만을 부렸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엔 나보다 더 고귀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에 기여코자 하는 사람들이 많고도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최근들어 우물 안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민 단체 등과 접촉을 해가면서 나의 작은 기여를 큰 힘으로 키워줄 곳들이 많음을 알게 되고 ,
오늘 오전에도 눈 딱 감고 하나 저질러 버렸다.
나 자신 늘 은행잔고가 떨어질락 말락하고 있긴 하지만,한 단체의 활동 팜플렛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까짓 조금 더 아끼지 뭐~
그러다 안 되면 담배라도 끊어서 담뱃값으로 충당하면 되겠지 뭐~
친절한 마음,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처세의 제일 조건이라지만 그것은 출세를 하기 위한 처세법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한 처세법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욱 훌륭한 처세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돌아오는 길에서도 길 가의 파지들을 주워다 드리는 노동봉사도 한다.
무식해서 나눌 재능이라곤 멀쩡한 몸뚱아리 뿐이니 이렇게라도 해서 나눌 수 있는 내가 자랑스럽고,스스로도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나의 처세법이 얼마간은 바람직한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오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외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