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새 시대를 본 사람이 정말 많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1817~1862) 미국.철학자.시인.수필가.
하버드 대학 졸업 후 가업인 연필 제조업,교사,측량 업무 등에 종사했지만,평생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지 않고,곧 학업에 매진했다.
'자연'의 저자인 초월주의자 랄프 왈도 에머슨 등과 친분을 맺었다.
자비로 출판한 첫 작품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 일주일'은 젊어서 세상을 떠난 형과의 선상 여행을 정리한 수필이었지만 당시엔 인정받지 못 했다.
대표작 '월든-숲 속의 생활'은 2년 여에 걸쳐 숲에서 혼자 지내며 기록한 것을 정리한 것이며,그 사상은 이후 시대의 시인과 작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사후,'메인의 숲', '케이프 콧' 등의 여행기와 자연을 쓴 에세이,일기,서간집 등 수많은 작품이 출간 됐다.
그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것이 많고,자연 문학의 계보에 자리매김 된다.
그의 삶은 물욕과 인습의 사회 및 국가에 항거해서 자연과 인생의 진실에 관한 파악에 바쳐진 ,과감하고 성스러운 실험의 연속이었다.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항의하기 위해 홀로 월든의 숲에서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살기도 했으며,인두세 납부 거부로 투옥당하기도 했고,
후에 노예 해방운동에 헌신하는 등으로 자신의 철학을 펼친 그는,
이후 마하트마 간디의 인도독립 운동과 킹 목사의 시민권 운동 등에 사상적 영향을 끼쳤다.(위키백과)
20대 초반,법정 스님을 흠모하며 그의 작품들을 접해오다 소로우의 '월든'을 강추하는 스님 덕분에 일단 사고 봤었고,
난해하고 따분하단 생각을 하며 한참을 끙끙대면서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지금은 거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고...^*^
이것도 다시 읽어볼 책 리스트에 올려둬야겠다.
법정 스님께서도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며 늘 곁에 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극락왕생하셨길...
소로우의 명언으로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이 책은 스승이라고 말들을 하지만,나에게 있어서도 책 만큼 좋은 스승은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책이든 그 책 속엔 저자의 일생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책 한 권을 읽으면 한 생을 간접적으로 살아 본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딸들에게도 태어나자마자 책을 가까이 하게 만드는 데 매진하였고,결과에 썩 만족해 하고 있다.
젊은 신혼부부들이나 아이 부모들에게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 해왔는데...
소로우는 그 행위에서 자신 안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고,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 안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나의 경우에도 지난 일요일 석 영중 교수의 강연을 듣곤 낯을 붉힌 바 있는데...
그저 연애소설이겠거니 생각하고 읽고,영화도 봤던 '안나 카레니나'에 심오한 톨스토이의 철학적 메세지가 들어있다는 걸 듣고 나서의 일이다.
그런 면에서 소로우의 저 말은 독서법을 일러주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책을 읽음에 있어서 한 자 한 자에 담고 싶어한 작가의 심정을 읽어내려는 노력과 정성을 쏟아부으라는 말이 아닐까?
그 행간의 공백에서까지 뭐라도 얻어내려는 신중한 추구가 있지 않으면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에 불과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 말은 아닐까?
그리고 그 작가의 삶은 이랬구나 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나의 안에도 추구해야 할 그 작가와 흡사한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고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건 아닐까?
내 안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깨우는 한 방편으로 독서를 권장한 의미심장한 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늘 수박 겉핥기 식의 독서로 일관해온 탓에 글자를 읽는 데 급급했고 ,어쩌다 오자라도 발견하면 군시렁거리는 데만 시간을 허비했다.
그러다 보니 죽기 전에 엉터리 에세이집이라도 한 권 내 보고 싶다는 욕심을 그저 희망사항으로만 간직하고 살게 된 건 아닐까?
남의 삶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가는 데서 한 단계 올라서서 그들을 거울 삼아 나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내다보는 식견을 갖춰가야 할 것 같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져가고 있다.
하나같이 스마트폰에 코를 박은 사람들 중에 디지털 서적이라도 불러놓고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쓰윽 지나치듯 훔쳐 보면,
거의가 오락이나 드라마를 보고 있고 어쩌다 어학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뿐,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늘 실패를 하고 만다.
어쩌다 아날로그 서적을 손에 들고 독서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들짝 반갑기도 한데...
성큼 다가가 악수라도 청하고 싶고 허그라도 하고 싶고,차라도 한 잔 나누면서 정담을 나누고 싶을 정도이니...
더군다나 인문학의 범주에 들어갈 클래식을 읽는 사람들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엊그제 석 영중 교수가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 톨스토이를 읽어 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수백 명 중 딱 한 사람이 손을 삐죽삐죽 드는 걸 봤고,석 교수는 한 사람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며 한 사람도 읽은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을 하는 걸 보고,
나 자신도 여러 해 동안 클래식을 읽어 본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이크!' 했더랬다.
가끔 들러 보는 도서관에서도 클래식들은 한 구석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구석으로 밀려나 버리고 만 것을 보곤 슬퍼지기도 한다.
최근 문고판으로 출간을 하며 어떻게든 사람들의 손에 클래식을 들려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출판업계의 몸부림을 보면서 가슴이 짠해지기도 한다.
두꺼워서,길어서 아예 읽을 생각도 못하고 사는 우리들은 왜 이리 조급하기만 한 걸까?
차고 넘치는 볼거리,즐길거리 중 ,우리의 영혼을 살찌워주는 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나같이 물신숭배사상을 전파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것들 뿐이란 생각은 안 해 봤는지?
인간성 말살을 목표로 한 사탕발림성 유혹들 뿐이란 생각은 안 하는지?
30여 년 전만 해도 곳곳에 모여 앉아서 자신들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감상을 주고 받으며 인생을 논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저 지나다가 어느 무리에라도 끼어들면 어울릴 수도 있었는데...
일부러 멀리까지 그런 사람들을 찾아다녀 봐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뿐으로 읽은 사람들은 몇몇에 불과하고,
그런 사람들조차도 자신이 읽었다는 사실을 자랑만 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실망하곤 한다.쩝!
우연히 들러본 곳이 북클럽 분위기를 내면 어김없이 책장을 둘러보지만,클래식은 없다!ㅠㅠ
이 추운 겨울에 따끈한 차라도 한 잔 마련해서 창가 양지바른 곳에 앉아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쓴 클래식을 한 권쯤 꺼내들고 읽어 보지 앉으려나?
친한 사람과 클래식을 나눠 읽고 ,하루쯤 여행이라도 같이 하며 독후감을 나누는 행사를 가끔이라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삶이 한결 그윽해질 것 같지는 않은지?
더군다나 스스로도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