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연법칙이라고 보아왔던 것이, 사실은 이 땅을 비옥하고 풍성하게 하시는 창조주의 일하심이었다.
간밤에 반가운 비가 넉넉하게 왔다. 아침 8시 터밭에 갔다. 비온 뒤 깨끗하고 맑은 날씨다. 내 터밭의 채소들이 반갑게 나를 맞아준다. 초록색의 갖가지 채소들의 하늘거림이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요놈은 케일이다. 제일 선호하는 쌈 감이다. 그리고 케일은 봄에 씨를 뿌리면 늦가을 까지 잎을 따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벌레가 많이 생겨 나비가 날아와 알을 까서 부화하면 다른 채소벌레보다 8배나 빨리 애벌레가 자라 잎을 모조리 갈가 먹는다.
케일과 함께 서 있는 놈이 오가피 이다. 작년에 심었는데 금년들이 4번째 잎을 따서 먹었다. 그리고 입이 큰 것은 엄나무이다. 작년 강화의 이호진 목사님이 모종 5개를 주었는데, 겨울동안 1개가 죽고 4개가 잘 자라, 벌써 3번이나 잎을 따 먹었다.
8시에도 피지 않았던 흰 민들레가 8시 반이 지나자 수즘게 꽃이 피었다. 그 뒤로 노란 민들레 꽃이 피어 경쟁하듯 예쁨을 자랑한다. 정말 사랑스러운 채소들이다. 채소만 아니라, 나도 따뜻한 오월의 터밭에서 주님의 생명의 돌봄을 마음껏 마시며 감사한다.
이것들은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주께서 주신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나이다(104:27-28)
우리가 그저 자연의 법칙이라고 보아왔던 것이, 사실은 이 땅을 비옥하고 풍성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인 것을 시편 저자은 노래한다.
땅을 돌보사 물을 대어 심히 윤택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이같이 땅을 예비하신 후에
그들에게 곡식을 주시나이다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시편 65: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