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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잦은 , 서로다툼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

  •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입력 : 2015.09.15 03:00

[신문은 의사선생님] [김상윤 교수의 뇌 이야기]

은퇴 후 계획 없이 생활하다 보면 미래보다 과거 기억 많아져
과거의 나쁜 감정 계속 떠오르고 치매 겹치면 과거를 현재로 착각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70대 중반의 장 여사는 자식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은퇴한 남편과 서울 근교 아파트로 이사해 지내왔다. 서울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조용한 주변 환경에 만족하면서 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장 여사가 남편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 빈도가 늘면서 부부싸움이 심해졌으나, 주변 가족들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이후 장 여사의 기억력이 점차 떨어지고 일상생활에서 실수가 늘었다. 이에 신경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초기 치매 상태임이 확인됐다.

그럼 장 여사는 남편에게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 직장생활을 하거나, 은퇴 후에도 사회생활을 활동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바쁜 스케줄과 해야 할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기억하는 것을 '미래 기억'이라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 지내면서 방송 시청과 하루 세끼를 준비하는 일이 전부인 상황이 되면 해야 할 일이 줄면서 미래 기억 필요가 감소한다. 사람의 사고 기능은 계속되므로 미래 기억이 감소한 만큼 과거 기억이 증가하게 된다. 과거에 대한 기억은 지나온 삶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대개 나쁜 기억이 더 잘 남는다. 힘들었고, 창피했고, 화났던 내용인데, 이러한 감정과 결부된 기억은 마음속 깊게 자리 잡고 있다가 때만 되면 의식 속에 떠오른다.

은퇴 후 노부부만 사는 경우, 미래에 대한 계획이 줄면서 과거 기억에 집착하게 된다. 이런 경우 감정 상한 과거 기억이 떠올라 부부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 은퇴 후 노부부만 사는 경우, 미래에 대한 계획이 줄면서 과거 기억에 집착하게 된다. 이런 경우 감정 상한 과거 기억이 떠올라 부부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 /Getty Images Bank

장 여사 부부의 갈등은 장 여사의 미래 기억이 줄고 과거 기억이 강해지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인지기능 저하로 판단력이 약간 감소하면서 기억의 내용을 이미 지난 일이라고 여기기보다는 그 일들로 고생했던 생각이 떠오르면서 실제로 나쁜 감정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과거 나쁜 기억을 회상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결과로 아내는 남편에 대해 화를 점차 많이 내게 되고 결국은 언어폭력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없었던 일을 실제 있었던 일로 잘못 생각하는 망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 우리나라 가부장적 환경을 감안하면, 부부간 갈등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시집살이 또는 남자 외도가 많다. 이런 내용은 의사에게 알리지 않는다. 부부간의 일로 생각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 대개 치매 초기 증상은 기억장애로 여기기 때문에 이러한 부부 갈등이 인지기능의 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노부부만이 생활하고 아내가 초기 인지기능의 장애를 보이는 경우, 부부 갈등이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진행돼온 경우를 흔히 본다. 자식들이 부모님 집을 방문한 날에는 이러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줄기 때문에 따로 사는 가족들이 인식할 정도가 되면 이미 증상이 꽤 심해진 후가 된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 집착해 폭력적이 되거나 남편의 부정을 의심하는 부정 망상으로까지 진행되면, 치료가 어렵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주변 가족들이 과거 기억의 원리를 이해하고 어른들의 생활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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