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이상돈씨 합류발표가 있었습니다.
그간 뜸들이다가 정동영씨 합류가능성 때문에 국민의당 합류에 난색을 표하던 이상돈씨가 먼저 전격적으로 합류를 결정했네요. 이 얘기는 그간 갈등설이 돌았던 김한길씨의 행보도 정리가 된 상황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이상돈씨는 김한길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그간 주장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문제는, 정동영씨가 자신을 불편해하던 이상돈씨 선합류에도 불구하고 과연 국민의당에 입당할까입니다. 어제였나요? 공교롭게도 국민의당 영입 1호로 꼽히던 대북전문가 김근식교수는 정동영과 같은 지역구 전주 덕진에서 함께 당내 경선을 벌여보자는, 어떻게 보면 정동영씨를 자극하는 듯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선택은 정동영씨한테 주어진 셈인데, 더민당으로 다시 가기에는 그간 친노에게서 받은 상처가 너무 큰데다가, 결정적으로 김종인의 북한 붕괴론은 정동영씨의 브랜드 이미지(통일전도사)와 극단에 있으므로, 더민당이 문을 먼저 닫은 것이나 마찬가입니다. 결국 국민의당에 들어오느냐, 무소속연대를 만들어 전북에서 3파전으로 가느냐의 선택인데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런데 좀 웃기는 것은, 정동영씨가 국민의당 입당을 망설이는 이유가 자신의 정체성(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줄 서민정당)과 국민의당이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부분입니다. 정동영씨는 용산참사 이후부터 쌍용자동차, 4대강 사업 부당성 등, 이를테면 '현장중심'의 활동을 해왔던 바 이 부분은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업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분규(?)현장 중심의 정치행위는 보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령 진보정당이나 노동단체등이 연간행사처럼 치루는 가두집회 자체가 폄하될 수는 없지만, 그런 방식으로(현장투쟁)으로 사회의 근본적 문제가 풀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기존 진보정당보다 더 현실적이고 가능성 높게 사회의 근본문제를 해결해주고, 상식과 정의가 대접받고,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의사는 환부만 들여다 보고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가 아픈 것이 근본적으로 왜 아픈가에 천착하여 근본적 처방을 내리는 것이라 할 때,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우리사회에 대한 근본처방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 믿습니다.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결국 정동영씨가 국민의당을 자신보다 덜(?) 진보적이라고 판단하거나, 중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정동영씨가 민생현장을 찾아다니면 여론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본인도 진정한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았거나,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자기 마음대로 예단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저는 정동영씨가 현명한 선택을 해서 국민의당에서 자신의 정치력을 다시 가다듬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랍니다. 무소속 연대로 가는 것은, 정동영씨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자 이상돈씨 합류 발표 직후 언론사들은 정동영의 무소속출마를 기정사실화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는데 두고 볼일이라 생각합니다.
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지만 합류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당내 진보 보수 중도 모두 모여서 세를 확장하고 당론으로 중도 개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이분법적 사고는 득이 안됩니다.
당이 무르익어가는 과정입니다. 인내해야 합니다. 정의원을 놓치면 호남에서 또 흔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