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 삼포세대등 세상민심이 흉흉하다 보니, 기득권 세력을 옹호만 하고, 현실의 문제를 정당화 시키기만 한다고 판단되는 세력에 대한 청년들의 적대감이 적지 않습니다. 적대감의 대상이 새누리당쪽 이겠지요. 그래서, 이들과 같은 라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등에 대해서 비난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에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유년기 였던 사람들이 그 시대에 대해서 객관적 판단을 할수 있는 환경은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내가 이런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객관적 판단을 할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수 있다고 하는건 아닙니다. 단지, 팔십년대 더 나아가서 노태우집권기 까지 학창시절을 보냈으니, 경험을 돌이켜 내가 느낀점을 솔직히 말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칠십년대는 유년기 였으니, 별다른 기억은 없고 뭔가 낙후된 느낌이 있는 시대였던것 같기도 합니다. 당시만 해도 흑백티브이 시대였지요, 팔십년대부터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일요일 마다 방영해 주는 일본만화영화 보는게 낙이었고, 극장에서 홍콩영화나 헐리우드영화보는게 큰 기쁨인 시대였습니다. 팔십년대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들어서면 부터 대한민국에 자유세계의 문화가 엄청나게 유입되기 시작합니다. 당시 홍콩과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들이 비디오 대여점을 점령하게 됩니다. 팝음악시장도 엄청나게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었던것 같습니다. 당시 팔십년대 중후반부터 구십년대초중반까지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서 본 자유세계의 영화가 수백편은 족히 될것이고, 모아온 락음악 음반도 몇백장 정도 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다른건 둘째 치더래도 전두환 대통령은 자유주의를 지향하면 지향했던 사람이지 독재를 통해 대한민국을 지배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판단입니다. 외냐하면, 자유세계의 문물을 이런식으로 개방해 버리면, 국민들이 이 수준의 문화를 원하게 됩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이런점을 몰랐을까요? 지배를 하려면 이런 문물을 차단하는게 도움이 되는 것이죠. 이 시대에 청년기를 보내면서 이런 시대의 변화와 문화를 접해보지 못했다면, 인간적으로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주 타겟층이 청년으로 만들어진 이런 대중문화를 그 시대에 청년으로 살면서 모르고 지났다면, 그 사람은 팔십년대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제적인 면도 비교해 보자면, 일단 흙수저 금수저 라든지 삼포세대라든지 이런 말은 요사이 생긴말 아니겠습니까? 극빈층은 당연히 존재했지만, 중산층의 시대였습니다. 서민층이라 할지래도, 소득대비 물가라는 것이 지금 체감하는 것보다 나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당시 학생이었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한 시기는 아니였지만, 아마 맞다고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당시 내또래의 친구들이 느낀 시대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냐 하면, 바로, 범죄였습니다. 깡패, 조폭, 그 시대의 상징중 하나가 인신매매라는 범죄인데, 지금 생각하면 참, 경악할 노릇인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우리가 생각할때는 경찰이 해결을 못한다는 것인데, 경찰이 조폭이랑 연결되기도 하고, 정치계랑 연결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해서, 참 세상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지요, 이 외에 사회 곳곳에 사악한 문화들이 많았는데, 한마디로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공감대였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당시 힘을가진 최고의 책임자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라 이런면에서 불만도 많았지만, 이 사람들은 일단 범죄와는 싸웠던 사람들이고 부당한 사회문화를 개선시키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그 시대는 이런 사회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류였고, 저도 그런 생각에 공감했는데, 이러한 사회문제의식이 민주화운동에 탄력을 실어주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 시대에서 더 발전하는 쪽으로 민주화를 생각했는데, 아이엠에프 사태를 기점으로 해서, 팔십년대 보다 지금이 무조건 더 낫다고 결론지을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 한탄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