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민심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변화의 바람, 희망의 바람입니다.
활로를 찾지 못하고 벼랑끝에 몰렸던 민생에 돌파구를 만드는 바람입니다.
이 바람이 현실이 될 때, 모든 문제들이 그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며, 대한민국은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 바람은 정치로부터 시작되겠지만, 결국은 사회 모든 영역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은 정치로 수렴된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선거제도는 전근대적 투쟁을 회피하고 구성원들의 의향을 합리적 수단을 통해서 묻는 것입니다. 총칼과 죽창 대신 주어진 유권자의 한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제도, 환경, 사회의 성격에 대한 찬반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피 대신 종이'로 유권자는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살고 싶은 지향점을 구현하는 것이 선거제도입니다.
그렇습니다. 현대의 선거제도, 투표를 통한 민심의 표출은 우리 선각자들이 피흘린 소중한 역사적 자산입니다. 하지만 대략 2002년 노무현 당선을 낳았던 선거 이후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선거에서 민심은 왜곡당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산업화/민주화 정치세력인 현재의 새누리당/더민주당의 양당체제 고착과, 이를 상식화시켜왔던 언론과 지식인 집단의 역할에 의해 주권자 국민은 정치로부터 점차 소외되어 왔고 양당은 국민 앞에 교만해졌습니다.
대중의 정치적 소외를 가장 즐기는 세력은 정치권 막후의 최종권력, 바로 재벌입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재벌중심 기득권 과보호체제에 정치권이 적극 협조하는 사이, 재벌은 사회의 온갖 곳에 빨대를 꼽고, 중소기업을 농노처럼 부리면서 절대적 권력을 행사해온 것입니다. 재벌중심 기득권 과보호체제는 불안한 고용, 대량의 반실업 자영업자군, 소득의 극심한 불균형을 낳았고 결국은 나라 전체가 인구재생산이 멈출 지경까지, 브레이크없는 폭주기관차 처럼 달려왔습니다.
이번 선거의 민심은, 지금 불고 있는 바람은, 이를 멈추라는 주권자의 명령입니다.
더 이상은 지금까지처럼 살기 싫다는 분명한 의사표시입니다. 그간 제1야당이 써왔던 '사표방지론'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뚜렸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양당체제하에서 자행되었던 국민에 대한 오만과 거짓, 협박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정치가 국민 앞에 무릎꿇으라는 명령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에 명시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지금 실현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모두가 불행합니다. 가진 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언제 잃을지 몰라 두렵고, 없는 자는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한 없이 더 불행합니다. 우리가 함께 가난했던 시절에는 그나마 공동체 의식이 살아 있어서, 지금처럼 존속살인이 동반된 가장의 자살이 연달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어려워도 함께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미덕은 당시 우리 모두를 지탱해주던 힘이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어 또 다른 단계의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미 경제대국이 된 기반과, 남다른 교육열은 비약을 위한 훌륭한 토대입니다. 정치가 나서서 잘 준비된 국민을 이끌고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세계를 호령하는 모범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지구상 유일의 분단상태로 남겨져 있는 한반도에 긴장을 넘어 평화를 위한 노력이 경주된다면, 위기에 처한 경제는 남북경제협력을 기반으로 활로를 찾게 되고, 이는 지구촌 전체로 보아서도 냉전시대의 확실한 종식을 의미할 것입니다.
부패의 본질은 장사꾼들이 건네는 뒷돈에 있지 않습니다.
이는 그 현상에 불과하며 그 몸통은 정의롭지 못한 정부, 권력, 국가기관에 있습니다. 국민을 위하지 않는 정부, 권력 기관은 부패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관행을 방조하는 기관'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통일부는 통일지향적이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같은 반환경 토건사업조차 친환경적이라고 우깁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공교육이 무너진 현장에 대해 뒷짐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사실상 부패이며 불의입니다.
이 모든 것도 바로잡혀져야 하며, 이는 정치권력의 교체, 국회의 교체, 투표행위를 통해서 비로서 가능합니다. 국가가 제 역할을 할 때 세월호참사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거의 전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꽃다운 우리 수백명의 학생들이 찬 바닷물 속에서 유명을 달리 하는 것을 눈 뜨고 보게 만든 것은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울분으로 깨닫게 해주는 사건입니다. 북한 미사일 잔해를 수십, 수백미터 바다속에서 건져올릴 수 있다는 해군병력을 철수시키고, 이상한 민간기업에게 구조를 맡긴 행위는 그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무책임이자 국가 역할의 방기입니다.
이번 선거는 불의한 정권에 대한 전면적 교체 이전에, 국회의 변화를 통해 민심을 전달하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태도는 전향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국민 무서운 것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국회를 자신의 의사를 따라가주는 거수기 따위로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쥐락 펴락했던 재벌은 긴장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당의 공정성장론은, 많은 이들이 짐작하듯이, 말로만 끝나지 않을 내용들입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채이배 후보는 재벌의 저승사자로 불리우게 될 것입니다. 재벌이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누구를 겁박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재벌의 윤리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이미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서 핸드폰, 자동차 위주의 재벌중심 수출드라이브정책은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경제의 페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의 농노로 부림당하는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용을 정규직 위주로, 그 판을 새로 짜야 합니다. 고용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내수경기도 살아나며 이는 기업의 생산을 진작할 것입니다.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복원해서 북방경제를 통한 활로를 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예지력을 뛰어넘는 과학기술 발전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미래를 대비한 새로은 먹거리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상위순번에 오른 두 분의 과학자는, 정치가 미래를 대비한다는 시대적 상징입니다.
과연 이 변화의 바람이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일까요?
안철수의원은 어느 방송토론회에서 질문을 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극복할 새로운 시대정신은 '격차해소'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데 있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민주화를 상징하는 현재의 더민주당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이 점, 격차해소 문제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97년 외환위기 후 소위 '세계화 기류'속에서 고용이 악화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중산층이 대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출하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무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산업화세력 못지 않게 부패해간 것입니다. 더민주당의 주류라 할 수 있는 50대에 접어든 학생운동세대가 전두환 국부독재에 항거하면서 불렀던 노래 가사, '저 간악한 무리들, 기만에 살찌는 무리들...'이라는 내용이 30여년이 흐른 지금 바로 자신들을 지칭하게 될 줄은 그들도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이번 민심의 바람을 몇 줄의 글로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려니와, 전적으로 주권자 국민들께서 결정하실 것이기에 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태풍의 핵심에 현실의 정치인이 있고, 그는 여전히 정의와 진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모든 기득권 세력의 압박과 음해를 이겨내며 순전히 국민만 믿고 지금까지 달려왔으며, 앞으로도 굳세게 나아갈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나, 저는 여전히 그가 50줄에 접어든, 약간은 정치인 냄새도 제법 풍기는 사람이 되었지만, 어릴 적 부친이 사주시곤 했다는 전집 도서 책상자 위에서, 갓 나온 책의 첫 장을 펼쳐보는 호기심어린 소년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한 '바른생활 소년'에 의해 결국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동지들도 많이 생겼고요, 이는 그가 더 힘차게 전진하도록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