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나는 ‘비문’이다. 문재인이라는 개인에 대해서는 내가 굳이 불편해할 이유가 없지만, 이미 2007년 이래 많은 책임을 지고 물러섰어야 할 특정 세력이 두고 두고 권력을 쥐고 놓지않는 패권적 질서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 정치가 얼마나 지체되었으며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만들어 주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동안 실패했던 ‘진보’는 이제 한번은 뒤로 물러서서 나라가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도 가져왔다.
그런데 나는 누구보다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문재인이냐 아니냐 이전에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문재인 말고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나는 싫든 좋든 다시 한번 문재인을 찍기 위해 투표장으로 갈 것이다. (2012년에 나는 눈물을 머금고, 안될 줄 알면서도, 문재인을 찍었다) 하지만 민주당 바깥에도 정권교체의 다른 대안이 있기에 나는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문재인 아닌 다른 대안을 찾는 일이 민주당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었기에 나는 안철수를 지켜보아 왔다. 민주당 지지층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멀쩡한 사람이었고, 초심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치적, 정책적 학습능력도 훌륭해보였다. 한마디로 많이 달라졌다. 아직도 기성 정치인들과 어울리는 능력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그런 것에 우리 정치가 좌우되어야 하는가.
정작 마지막까지 조심스러운 대목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가 대통령이 될 욕심에 박근혜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세력과 손잡고 권력을 나누려 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배반하는 것이기에 나는 그의 편을 들어줄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는 국민의당 내부의 호남중진들, 손학규, 당 밖의 김종인, 그리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등 사방의 유혹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야합적인 반문연대를 거부하고 있다. 대선 전 개헌을 내세운 3당 야합도 거부하고 나섰다. 권력분점을 노린 반문연대로 끌고 가려는 온갖 압박을 견뎌내며 어렵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어제는 안철수가 캠프 회의에서 “또 다시 바른정당과의 연대 이야기가 캠프 안에서 흘러나오면, 누구인지 찾아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마음 먹고 얼굴마담이 되어주면 대통령 자리가 성큼 다가올 수 있는 유혹 앞에서, 쉽지않은 선택이다. 나는 그것이 바른 길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바른 길을 지키려고 하는 정치인에게는 힘을 실어주며 행운을 비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에는 가족, 친지들에게 전화를 많이 하려 한다. 수고스럽더라도 그 당의 경선 투표에 참여해주길 권유할 생각이다. 참으로 고약한 경선룰 때문에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일이 없도록, 그래서 문재인과 안철수 사이에서 국민 각자가 생각하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선택하는 구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 집안도 발품을 팔 생각이다.
* 만에 하나 안철수가 경선에서 탈락하는 일이 생기면, 국민의당은 순식간에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김종인 등과 같은 편이 될 것이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들 무엇 하나 할 수 없게 된다.
추가> 안철수가 바른정당과 손잡는 것도 안되냐는 분들이 있어서.... 제가 반대하는 것은 책임져야할 세력이 권력을 분점하는 주체가 되는 연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은 사실상 포기하고 마지막에 안철수 손을 들어준다... 그런 것이야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중심이 누구냐가 중요한 거라 봅니다.
‘(생략) 이미 2007년 이래 많은 책임을 지고 물러섰어야 할 특정 세력이
(중략) 그로 인해 우리 정치가 얼마나 지체되었으며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만들어 주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동안 실패했던 ‘진보’는 이제 한번은 뒤로 물러서서
(중략) 그런데 나는 누구보다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는 사람이다.
(중략) (2012년에 나는 눈물을 머금고, 안될 줄 알면서도, 문재인을 찍었다) 하지만 민주당 바깥에도 정권교체의 다른 대안이 있기에 나는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중략) 안철수를 지켜보아 왔다. 민주당 지지층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멀쩡한 사람이었고,
(중략) 정치적, 정책적 학습능력도 훌륭해보였다. 한마디로 많이 달라졌다.
(중략) ’에 공감하며, 저는 작년 말부터 10월(?)에 '이게 나라냐', '대통령 탄핵서명 운동'을 펼친 안 철수님처럼,
박 전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여러군데에 대통령 탄핵의 주장의 글을 써왔습니다.
또 안 철수님의 혁신정치에 동감하면서도 빠돌이 세력이 없이(?)- 아마도 혁신정치 바람이 국민들- 고군분투하는 안 철수님에 많은 공감을 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촛불집회.태극기 집회에는 근처에도 가지않았습니다.
저는 당원도 아니고 맹목적 지지자(빠돌이)도 아니고 국민바램이 입니다. 저를 샤이지지층이라 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