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행정고시·법원행시 합격한 '고시의 달인'

소송보상금·지인투자금 8억4000만원 개인적 용도 사용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법원 행시 등을 합격한 '고시 3관왕' 현직 변호사가 소송보상금과 지인투자금 8억여원을 가로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신이 맡은 소송에서 이겨 받은 보상금과 지인에게서 받은 투자금 등 총 8억4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 및 사기)로 변호사 강모(47)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12년 3월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공사가 늦어져 입주가 지연됐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받은 보상금, 이자 등 4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연예기획사의 주식매각 의뢰를 받았다'면서 지인 2명에게 주식을 사라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강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한 끝에 지난달 27일 서울시 성동구 한 지인의 집에 숨어있던 강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에서 강씨는 "횡령한 돈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하면서도 세부적인 사용처는 진술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도주한 사실도 있고 범행액수가 커 구속했다"면서 "현재 범행동기와 자세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