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문화/예술/과학 게시판입니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CBS노컷뉴스 김진오 기자]

배가 해상에서 침몰하거나 항공기가 바다 등에 추락해 탈출할 때 누구를 먼저 구출해야 할까.

선장도 항해사도, 어른도, 남자도 아니다. "여자와 어린이 먼저"라는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에 따라서다.

이 전통은 16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2년 영국 해군의 수송선 버큰헤이드호가 남아프리카로 가던 중 케이프타운 66km 전방에서 암초에 부딪쳐 침몰하게 된다.



↑ 침몰된 여객선 '세월호' (사진=목포해경 제공)

승객들은 630명이었으나 구명보트는 60명을 태울 수 있는 단 세 척뿐. 180명밖에 구조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령관 시드니 세튼 대령은 주로 신병들인 모든 병사들을 갑판 위에 모이게 한 뒤 부동자세로 서있게 했다. 이어 여자와 아이들을 3척의 구명보트에 태우게 했다.

여자와 어린이를 태운 3척의 구명보트는 침몰하고 있던 버큰헤이드호를 떠났고, 군인들은 세튼 대령의 명령에 따라 끝까지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

그리하여 사령관 세튼 대령을 포함한 436명이 그대로 수장됐다. 이후로 "여자와 어린이 먼저"라는 전통이 세워졌는데, 그 배의 이름을 따서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이라고 부른다.

배가 항해 도중 재난을 당하거나 비행기가 불시착을 할 경우 "버큰헤이드 호를 기억하라"는 전통은 이때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탈출과 구조의 불문율이 됐다.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은 그로부터 얼마 뒤 또 다른 해상 재난사고 때도 빛을 발했다.

승객 1,515명을 태운 영국 수송선 엠파이어 윈드러쉬호가 알제리아 해안 77km 해역을 지나다 보일러가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화재로 인해 배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다.

역시 구명 보트가 제한된 인원만을 태울 수밖에 없었다. 사령관이던 로버트 스코트 대령은 병사와 승객들을 모두 집합시켜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

"지금 우리는 버큰헤이드 연습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구명정을 지정 받을 때까지 갑판 위에서 움직이지 말고 서 계십시오!".

엠파이어 윈드러쉬호 선상의 남자들은 한사람도 예외 없이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을 지켰고, 여자와 어린이가 구명보트에 다 타고난 후 약간의 자리가 남았다.

스코트 사령관에게 "이제 누구를 태울까요?"라고 묻자 사령관은 이렇게 얘기했다. "물론 장례식 순서를 따라야지. 제일 젊은 사람부터!".

승객 1,515명 가운데 여자 125명과 어린이 87명, 병약자 17명이 먼저 탑승했고 구명보트의 마지막 빈자리는 스코트 사령관의 명령대로 젊은 순서대로 채워졌다.

군인과 연장자들은 배가 멀어질 때까지 부동자세로 선상에 서 있었다. 구명보트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자, 사령관은 병사와 선원들에게 바다에 뛰어들도록 지시했다. 절대 구명보트로 헤엄쳐 가지 말라는 명령도 떨어졌다.

얼마 뒤 인근 해역을 지나던 배가 와서 최후의 생존자까지 구출하기까지, 4시간 동안 단 한 사람도 구명보트로 헤엄쳐가지 않았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천 명 이상이 숨질 뻔 했던 엠파이어 윈드러쉬호의 해난 사고에서는 보일러 폭발 사고로 숨진 네 명의 보일러 기사 외에는 한 사람도 생명을 잃지 않았다.



↑ 타이타닉호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타이타닉호 침몰사고에서도 버큰헤이드호 전통이 지켜졌다

1912년 4월 14일에 일어난 타이타닉호의 침몰 사고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로 '여자와 어린이 먼저' 전통이 지켜졌다.

승선자 2,208명 중 1,523명이 숨지고 711명만이 구출된 최악의 해양참사였으나 '버큰헤이드호의 전통'대로 제한된 구명보트에는 여자와 어린이부터 승선했다.

어른들과 선장, 항해사, 기관사를 비롯한 승무원들은 단 한명도 구명보트에 타지 않았다. 영화 < 타이타닉 > 에서처럼 승무원들은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탈출시키고 자신들은 배와 함께 수장된다.

서로 탈출하려고 혼돈의 상황에서도 갑판에서 연주를 한 일곱 명의 악사들은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침몰 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배와 함께 물속에 잠겼다.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상영된 영화 < 타이타닉 > 을 본 한국의 영화팬들은 죽음을 맞이하는 그들의 용기와 희생, 자제, 숙연함에 박수를 보냈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제 보니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은 영국이나 미국 같은 '딴나라 얘기'였나보다.

◈ 우리는 선장과 어른 먼저…

우리 세월호는 어땠나. 선장 이준석(70) 씨는 가장 먼저 탈출했고 항해사와 기관사도 선두에 서서 탈출했다. 아이들은 선실에 대기하라고 내버려둔 채였다.

어른들은 70%가량 구조됐지만 단원고 학생들은 23%만 구조됐다. "여자와 어린이 먼저"라는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180도 다른 '룰'이 적용된 셈이다.

입을 가진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선장과 항해사 등 세월호 승무원들의 후안무치한 형태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특히 대한민국의 엄마들은 "그들을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며 분노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아직 그처럼 지키기 어렵고, 고귀한 전통을 지킬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용기와 담대함, 배려와 자제 없이는 '버큰헤이드호의 전통'이란 없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rofile
    title: 밀집모자시골다방박양 2014.04.19 19:56
    우리나라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들이 힘이 없는 관계로 더럽고 아니꼬아도 살아는 가지만 저 밑바닥 양심에서는 다 알기에 안됩니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우연이라고 보나요.
    선장이 젊은 아이들 남겨두고 도망가는 게 우연이라고 보나요,
    아닙니다.
    힘은 없지만 저항하는 것입니다. 그대로 복수하는 것입니다.
    누구한테요?
    일제앞잡이 민족 배반자 쿠데타모반세력에요.
    모르시나요.
    힘은 없지만 그렇게라도 반기를 들고 있는 것입니다.
    똥 묻은 개가 자꾸 나무라니까 싫은 것입니다.
    나라 배반한 세력이 힘을 모아 나라주인들을 이러저러 하는 꼴이 싫어 버티는 것입니다.
    그것부터 해결되면 윗글의 전통이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집니다.
  • ?
    title: 태극기OK 2014.04.19 21:22
    예 동의합니다.
  • ?
    퇴직교사 2014.04.19 21:24
    그래서 대한민국은 제2의 건국을 해야되는고로, 인성교육의 혁명이 와야되는데... 갈 길은 요원하고 이 책임이 어른에게 있는데
    애꿋은 젊은이들만 희생 당하니 이런점을 국민들이 깨닳아야 되는데....
    지금 진도의 학부모들은 정부를 못믿으니 국민들이 도와달라 외치는바, 또한 안의원도 그렇게 외치던 국민의 소리를 이제야 모두 들었는가?
    바로 자기 앞에 도래해야 정신 차리려나!!!!!
    이러고도 정신 못 차린 국민이 있으면 또 한번의 방성대곡이 울릴까 심히 걱정 됩니다!!!!!
  • ?
    title: 태극기OK 2014.04.19 22:33
    예 그렇습니다. 어른들이 정신차려야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조회 수 추천 수 최종 글 글쓴이
오름 문재인 될까봐 걱정스러워왔어요 1 10099 6 2017.02.02(by 화이부동) seo****
오름 복고주의에 대한 오해로 빚어진 참사 12487 2   笑傲江湖
오름 노후 준비는 '이것' 13455 3   백파
오름 안방에서 얻고 싶은 것...서양과 동양의 차이 14376 3   백파
오름 IMF도 경고한 ‘한국 가계-기업 부채’ 12206 3   백파
» '여자와 아이 먼저'..지구촌 상식, 왜 우리에만 없나! 4 3132 2 2014.04.19(by OK) title: 태극기OK
2793 [여객선 침몰]분통 터진 학부모들 "청와대 갑시다 여러분" 2536 1   title: 태극기OK
2792 [기자수첩] 침몰하는 대한민국에는 선장이 없다. 2889 1   title: 태극기OK
2791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 국가재난대응 시스템도 ‘침몰’ 3276 1   title: 태극기OK
2790 "전속력 급회전 … 통제불능 빠졌다" 2297 0   title: 태극기OK
2789 <그래픽> 여객선 '세월호'는 어떤 배? 2907 0   title: 태극기OK
2788 뒤늦은 첨단해난장비 동원…'희생 최소화' 기회놓쳐 2 2977 1 2014.04.20(by OK) title: 태극기OK
2787 사고 나흘째...긴장과 피로에 지쳐 쓰러져 2340 1   title: 태극기OK
2786 대책본부는 혼선본부… 컨트롤타워 ‘먹통’ 2770 1   title: 태극기OK
2785 0.001%라도… ‘희망의 끈’ 놓을 수 없다. 2386 1   title: 태극기OK
2784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는 가운데 19일 54주년을 맞이한 4·19 혁명의 기념식이 엄숙히 거행 2832 1   title: 태극기OK
2783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초조한 국민들 TV에 시선 고정… "주말 나들이 취소하겠다" 2920 0   title: 태극기OK
2782 <여객선침몰> '선박직' 전원 생존…승객 두고 먼저 탈출 2872 0   title: 태극기OK
2781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 극도로 조심하는 정치권… 말 조심, 행동 조심, SNS 조심 2357 0   title: 태극기OK
2780 “세월호 대참사 아픔 나누자”… 숙연한 기업들 2993 0   title: 태극기OK
2779 사고 수습 갈팡질팡…한계 드러낸 '안전행정' 2528 1   title: 태극기OK
2778 사흘째 우왕좌왕… 정부신뢰 침몰 2970 0   title: 태극기OK
2777 NASA "지구크기 물있는 행성 첫 발견" 3255 0   title: 태극기OK
2776 스트레스 심할 때 몸이 보내는 신호 7 2992 1   title: 태극기OK
2775 "시간이 없다"…침몰 73시간째 수색 '총력' 3134 1   title: 태극기OK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72 Next
/ 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