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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지연·혈연을 통해 맺은 친분은 건조하고 딱딱한 인간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모든 사회에서 연고를 통한 사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고주의가 공(公)과 사(私)를 넘나들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규칙과 시스템을 허무는 사례가 적잖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또다시 도마에 오른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단적인 예다. 인맥 동원·활용능력의 차이가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등 '게임의 룰'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국민 대다수의 머릿속에 박혔다.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 확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다.





◆기득권이 연고주의 병폐 조장


1일 세계일보와 아산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 '학연·지연·혈연 등의 파벌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 정치계(33.6%)를 꼽았다. 이어 법조계(29.1%)와 대기업(9.8%), 공직사회(5.1%) 등의 순이었다. 모두 힘이 세고 진입 장벽이 높은 기득권 집단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적 신뢰'가 바닥이고 '사적 신뢰'가 넘쳐난 데는 이들 집단이 큰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고주의 탓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인맥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공적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전체 응답자(1000명) 중 최근 1년간 '본인이 연고주의 문제로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11.1%였고, '나는 아니지만 주변 사람이 당한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5.6%에 달했다. 본인이든 주변 사람이든 그런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52.2%였다. 아산정책연구원 강충구 연구원은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던 때를 묻는 시기를 (최근 5년간 등으로) 더 늘렸다면 유경험자 비율은 훨씬 높아졌을 수도 있다"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연고 여부에 따라 특정인의 유불리가 갈리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했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나 혼자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인맥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4.7%에 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이들 응답자를 학력·소득별로 보면 '대학 재학 이상'(43.7%) 고학력자와 '월 소득 501만원 이상'(50.5%) 고소득자의 인맥 활용도가 높았다. 개인 민원을 해결할 때 '보통의 행정절차를 통하는 편'(82.1%)보다 '인맥을 적극 활용하는 편'(17.9%)이란 응답자 역시 고학력자와 고소득자 비중이 컸다. 고학력자나 고소득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방대하고, 그만큼 인맥을 활용해 이득을 취할 공간이 더 많다는 얘기다.

서울대 이재열 교수(사회학과)는 "우리나라는 경제·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인맥이 훨씬 풍부하고, 인맥을 동원해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의 차이가 성과에서 굉장한 격차를 내는 사회"라며 "경쟁에서 진 사람들이 본인의 능력과 가치보다 인맥과 배경에서 뒤졌다는 생각으로 잘 승복하지 않는 경향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불신 심각

응답자 10명 중 8명가량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한 개인 민원 해결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그 이유로 '업무처리 시스템이 투명하고 공정해서 그렇다'는 응답자는 고작 9.6%에 불과했다. 대부분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해서'(57.0%)와 '인맥을 통하는 것은 불공정해서'(13.1%)처럼 윤리적 측면을 이유로 들었다. '주변에 마땅한 인맥이 없어서'라는 답변도 13.1%였다.

인맥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라는 응답자(179명)들은 그 이유로 '민원 처리 효율성'(45.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주변에서도 활용하므로'(20.4%)와 '그러지 않으면 손해인 것 같아서'(10.0%) 등의 이유를 댔다. 사회를 운영하는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도가 매우 낮다는 방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 방안으로는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29.1%)과 '제도를 통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28.9%) 의견이 다수였다. 인사 실패 등 연고주의의 폐해를 초래한 당사자를 처벌해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19.8%)도 적지 않았고, 연고주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경계심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9.7%)도 있었다. 정치인을 비롯한 공직자와 법조인 등 사회 지도층부터 '끼리끼리 문화'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사회 전반에 제도적인 투명성 강화와 함께 공직사회부터 적절한 보상과 무관용의 원칙을 통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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