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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합·한국선급 등 '해피아' 독차지

퇴직 공무원, 정부 감독 방패막이 역할

(세종=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세월호 사고를 뜯어보면 운항 이전부터 사고 발생 후까지 매뉴얼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몇십년 만의 대형 참사가 일어난 배경에는 매뉴얼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한낱 종이장으로 여긴 그릇된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승선자의 인적사항을 반드시 기재하게 돼 있지만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이를 준수하지 않은 탓에 정확한 탑승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했다. 운항관리규정에는 차량과 화물을 고정하는 방법도 나와있었지만, 선사는 이마저도 무시했다. 인천에서 출항해 제주에 도착할 때까지 선장은 일정한 지점에서 위치를 보고해야 했지만 이 규정도 어겼다.

매뉴얼을 깡그리 무시하고 지켜야할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행태는 오랜 관경(官經) 유착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운항관리를 담당하는 해운조합은 선사의 이익단체여서 엄격한 관리를 하는데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게다가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 해운조합 이사장을 맡아 선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해운조합은 1970년대부터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해운조합이 과적 화물 단속이나 안전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6일세월호 침몰 직전 당시 모습.

1962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해운조합의 12명의 이사장 가운데 10명이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1977년부터 38년째 관료 출신 낙하산 이사장이 조합을 이끌고 있다.

세월호 사고 후 해운조합의 부실한 안전운항관리 실태가 드러나자 사의를 표명한 주성호 이사장은 옛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냈으며 한홍교 경영본부장도 국토해양부 3급 출신이다.

해운조합의 안전운항관리를 지도하게 돼 있는 해경 출신인사도 해운조합의 방패로 영입됐다. 김상철 해운조합 안전본부장은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 같은 관계 때문인지 해수부에서 여객선 안전운항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해경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세월호가 지난해 3월 운항을 시작하기 전 해경은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을 엉터리로 심사했다.

인천해양경찰서가 승인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세월호 재화중량(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여객, 평형수, 연료유, 식수 등을 모두 합한 무게)은 '3천963t'으로 적혀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선급의 세월호 선박검사 자료에 표시된 재화중량 '3천794t'보다 169t이 많은 것이다. 동일한 선박의 재화중량이 서로 다르게 표시된 것이다.

운항관리규정에는 최대 화물(여객 포함 1천70t)과 최소 평형수(2천30t), 기타 연료유 등(694t)의 무게는 표시돼 있지 않다. 선박 안전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화물과 평형수 무게를 해경이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해양수산부장관의 서울 집무실이 입주한 것으로 알려진 여의도 해운빌딩 모습. 이 건물에는 한국선주협회,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등 해양관련 이권단체들도 함께 입주해 있다.

본문과 별첨자료의 화물·차량 적재 기준이 제각각 다르게 표시되기도 했다.

해운조합에서 운항관리 업무를 떼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해운조합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2011년 최규성 의원(당시 민주당)은 해양안전교통공단을 신설해 운항관리 업무를 맡게 하는 내용의 해사안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폐기됐다. 정부와 여당이 실익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반대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해운조합이 운항관리 업무를 계속하려고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보험 업무만 하는 것보다 운항관리를 해야 힘이 생긴다. 공적 기능을 갖고 있는게 보험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해수부는 선배 입김을 이겨낼 수 없는 구조가 특별히 강하다. 다른 부처는 퇴임하면 (현직에 있는 후배) 국장한테는 머리 숙이는데 거긴 안 그렇다"고 말했다.

해수부 낙하산이 내려가는 대표적인 단체는 해운조합 외에 비영리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이 꼽힌다. 이 단체의 역대 회장과 이사장 12명 가운데 8명이 해수부나 관련 정부기관 관료 출신이다. 권성기 7대 회장(해무청장)부터 오공균 20대 회장(해양수산부 안전관리관)까지는 줄곧 관료가 회장을 맡아왔다.

오공균 전 회장은 회삿돈으로 국회의원 수십명에게 정치헌금을 기부한 혐의 등으로 2009년 경찰에서 수사받았으나 이듬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2011년 입찰방해와 배임수재,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확정판결(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받고도 2년간 회장직을 더 수행했다.

유죄 판결을 받고도 자리를 지킨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는 오 전 회장과 옛 국토해양부 고위 관료 간 친분이 남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방지 방안' 공청회 모습.

이번 사고는 결국 선박 안전검사를 맡은 한국선급이나 안전운항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해운조합에 해수부 관료 출신들이 회장이나 이사장으로 계속 내려간 탓에 해수부가 감독을 허술하게 한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하산은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해피아'(해수부 마피아)라는 단어가 회자됐지만 모피아(기획재정부),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교피아(교육부), 국피아(국토교통부)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좋지 않은 이미지로 입방아에 올랐다.

관료 출신뿐만 아니라 전직 의원, 대선캠프 출신 등 낙하산의 출신 성분은 다양하다.

증권·금융업의 경우에는 기획재정부나 금융감독당국 퇴직자들이 각종 금융업권 협회장을 맡아 당국의 감시·감독에 대한 방패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원전 마피아는 고질적 원전 비리의 원인으로 꼽혔다.

기획재정부는 2월 20일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고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했지만 같은날 전기안전공사 사장에 낙하산 인사가 내정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관료들이 퇴직 후 관계 기관이나 업체에 가는 '전관예우 재취업'이 사실상 공식처럼 돼 있는 뿌리깊은 문제점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 공무원들이 각종 단체에서 정부의 감시·감독 기능에 대한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기회에 총체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각종 협회와 조합 등 관련단체에 퇴직공무원이 취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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