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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울이나 불안, 공포 등의 정서 상태는 아침·저녁으로 상당한 기복을 보이고, 그 변화가 커지면 조울증이나 공황 장애 등으로 발전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뇌 속에서 이같은 정서 변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처음으로 찾아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식자인 여우의 냄새를 맡은 쥐의 모습입니다.

공포에 질려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피할 길을 찾아 뒤로 물러납니다.

하지만, 뇌의 특정 단백질을 제거한 쥐의 행동은 다릅니다.

몸을 잔뜩 웅크린채, 제자리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떨고만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계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시험관 속에서, 일반적인 생쥐는 한계를 알고 활동을 줄입니다.

하지만 단백질이 작동하지 않는 쥐는계속해서 힘을 쓰며 발버둥을 칩니다.

공포나 우울, 분노 등 정서 변화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REV-ERBa(레벌브알파)'.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감정과 관련된 뇌기능을 관장하는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인터뷰:정수영, 고려대 의대 연구교수]
"레벌브 알파가 완전히 사라지면 도파민 제어 현상이 무너지면서 도파민이 굉장히 높게 유지됩니다. 그에 따라서 조울증 같은 병이 생깁니다."

특히 이 단백질은 하루를 주기로 시간대에 따라 그 양이 변화를 보이는 특성을 지닙니다.

사람의 정서 상태가 아침이나 낮, 밤 등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김경진, 서울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교수]
"도파민의 양이 많다 적다는 것이 중요하지만, 하루 낮과 밤에 따라서 요동치는, 진동을 보이는 일종의 리듬이 더욱 어떤 의미에서는 생리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조절하면 조울증이나 공황 장애, 공격 성향 등 다양한 정서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셀'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YTN 사이언스 심재훈[jhsh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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