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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적으로 침몰 부르고… 자신들만 살려고 ‘승객 탈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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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선원·선사 무책임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들을 그대로 놔둔 채 자신들만 빠져나온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승무원 15명 전원을 구속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침몰 당시 승객들에게 퇴선이나 대피 방송을 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선원들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자신들이 빠져나오는 데 40분 정도 걸렸지만 이 시간 동안 그 어느 누구도 승객들을 구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들은 한결같이 수사본부 조사에서 배가 기울어 승객들의 구조가 어려웠고 대피 방송조차 할 수 없었다고 거짓 진술로 일관했다. 1등 항해사 강모씨는 구명보트에 탄 직후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도 구조대에 선내 승객이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은 책임에 대해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침몰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화물 과적량 축소 조작을 시도했다. 사고 당일 세월호 적재 화물량은 3608t으로 기준량(1077t)의 3배에 달하자 사고 직후 청해진해운은 180t을 축소하려 했다. 이 같은 과적과 허술한 고박이 세월호의 복원력을 떨어뜨려 침몰에 영향을 준 것이다. 수사본부는 상습적인 화물량 적재 초과와 규정을 어긴 고박의 책임을 물어 청해진해운 상무 등 5명을 구속했다.

수사본부는 이미 구속된 선원들을 대상으로 침몰 당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권한과 책임이 없는 임시 선장 이씨가 세월호 침몰 이후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수사본부의 판단이다. 또 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는 유병언 회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처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② 실패한 초동대처

4월16일 오전 해양경찰청 상황실 근무자들은 세월호 사고 장면을 TV로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전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안이한 상황인식이었고, 대응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해경의 이 같은 엉터리 조치와 판단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여론이다.

사고 당일 해경은 오전 8시58분에 최초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발생 닷새째인 20일 최초 신고가 안산 단원고 학생을 통해 8시52분에 전남소방본부로 접수된 사실이 알려졌다.

신고에 대한 대응에서도 미흡한 점이 나타났다. 신고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는 학생의 신고에 소방본부는 몇 가지 상황을 물은 뒤 목포 해경 상황실로 신고 전화를 연결했다. 해경은 당황하고 있을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말해 달라”는 어이없는 질문을 했다. 또 “배 이름이 뭐냐” “출항지는 어디냐” 등 질문을 되풀이했다. 생존자 구조를 위한 황금 같은 시간인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이다.

해경은 세월호 항적 기록이 있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연락조차 하지 않아 미숙함을 드러냈다. 진도 VTS(해경 관할)는 사고 발생 소식을 세월호나 해경이 아닌 제주 VTS(해양수산부 관할)로부터 9시6분이 돼서야 전해들었다. 세월호 항해사가 운항하고 있는 진도해역의 진도VTS가 아니라 세월호의 도착지인 제주 VTS로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해경의 초기 구조 태도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해경은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47분 정도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선체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지 않고 배 주변에서 밖으로 나온 사람들만 구조하는 데 그쳤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③ 부실한 보고체계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발생 초기 해경은 구조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사고 수습을 책임져야 할 기관장들은 늑장보고와 허위보고에 허둥댔다.

허위보고가 어디서 시작됐고, 청와대 최초 보고자가 누구였는지, 어떻게 보고했는지가 추가로 밝혀져야 할 사항이다. 최초 보고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보고하는 바람에 최종 보고를 받은 청와대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면 오전 8시 10분쯤 안산 단원고는 제주해경으로부터 ‘세월호와 연락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확인에 나선 단원고 측은 해경관계자로 추정되는 누군가로부터 ‘학생들이 전원 구조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이를 근거로 11시 5분에 경기도교육청에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고 보고했다. 도교육청은 이 보고대로 11시 9분과 25분 출입기자들에게 ‘학생 전원구조’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2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이 시간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1명이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대본은 이날 오후까지 생존자 수를 179명→368명→164명→174명→175명으로 5차례나 번복해 발표했다.

중대본부장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세월호가 이미 60도 이상 기울어진 오전 9시 25분에야 사고 사실을 보고받았고, 청와대에는 6분이 지난 9시 31분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김석균 해경청장은 청와대로부터 직접 구조지시를 받고 현장지휘에 나섰지만 선원들은 이미 탈출하고 배가 대부분 가라앉은 뒤였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④  구조·수색 난맥상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탑승자들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수색작업은 어설프고 더디기만 했다. 구조팀은 사고 초반 제대로 된 수색조차 벌이지 못했고, 수색 효율을 높일 실종자 가족들의 제안을 뒤늦게 받아들이며 공분을 샀다.

선박 수색에 필요한 유도선 설치와 민간잠수사·어선 투입 등은 모두 실종자의 최대 생존시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넘겨서야 이뤄졌다. 특히 뛰어난 잠수 능력을 보유한 해군의 수중폭파대(UDT)와 해난구조대(SSU)는 해경의 접근 제한 등으로 사흘간이나 수색에 투입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해경은 사고 등을 우려해 계속해 민간잠수사 투입 등에 소극적이었지만 정작 민간 구난업체인 언딘을 통해 투입된 잠수사의 건강검진이나 자격증 등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6일 언딘을 통해 첫 수색에 나섰던 민간잠수사 이광욱씨가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어두운 밤에 수색 효율을 높이도록 유가족들은 밝은 조명을 탑재한 채낚기 어선을 투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해경은 이를 거부하다가 사고발생 사흘 후인 19일 밤에야 어선을 투입했다. 잠수사가 선박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도선을 5개로 확대 설치하는 방안도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이 있은 후 실행됐다. 한국선급이 해경에 비상시 선체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세월호 구명설계도를 제공했지만 해경은 이 도면 다신 다른 설계도를 잠수사들에게 넘겨줘 수색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실효성 논란 속에 지난달 30일 처음 수중 투입된 잠수장비인 다이빙벨 역시 몇 차례의 수중 투입 시도 끝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⑤ 불신 자초한 정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대처와 수습 과정에서 정부는 총체적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냈다.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달 16일 첫날부터 재난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탑승객 숫자 등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경기교육청은 안산 단원고 학생이 전원 구조됐다는 오보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 사이에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는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 고스란히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정부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국민을 분노시켰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이틀째인 17일 진도를 방문해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만나 “책임 질 사람이 있다면 엄벌하겠다”고 문책만 강조하며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했다. 이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말했고, 사태 수습의 책임자 역할을 맡아야 할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의를 표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본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분노와 불신은 극에 달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안전처 신설을 약속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에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재난관리체계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정부의 책임을 확립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행정연구원 정지범 연구위원은 “컨트롤타워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적용됐지만 결국은 직접 재난에 대응하는 현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정부가 안전 정책을 크게 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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