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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무대 위에 앉은 사람들 중 맨 왼쪽)이 14일 오후 워싱턴 세계은행 1층 강당에서 강연하고 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78·사진)의 신고된 재산은 32만2883달러(약 3억3130만원)이다. 그는 대통령 월급 1만2000달러의 90%를 기부하고 나머지만 챙긴다고 한다. 다른 우루과이 시민들의 평균 소득에 맞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별명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대통령’인 무히카는 스스로 가난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은 무언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끝없이 더 얻고자 하는 사람이다. 내가 사는데 필요한 것은 딱 그 정도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무히카는 14일 세계은행에서 강연을 했다. 쉽고 거침없는 그의 얘기에 자리를 가득 메운 500여명의 청중들은 자주 폭소를 터뜨렸다. 그는 “일본 같은 나라는 기적을 이뤘다. 매우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심히 일만 해서 잘 살게 되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잘 살면서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인구 350여만 명의 소국 우루과이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10년 사이 경제성장을 연평균 5.5%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분배 정책 덕분이었다”며 지난 10년 간 임금이 54% 상승했고, 이는 노·사가 함께 논쟁하고 결정한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는 “재계는 이윤 증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개입해 노동자들에게 소득이 많이 가게 할 수밖에 없고, 가난한 사람이 줄어들면 기업들의 장사도 더 잘 될 것”이라고 했다.

무히카는 “전세계는 매분마다 20억 달러를 군사비에 쓴다. 나는 예전에 정의로운 전쟁이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돈을 빈곤 퇴치에 써야 한다”고 말해 세계은행 직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의로운 전쟁이란 1970~80년대 우루과이 군부독재 시절 그가 ‘투파마루’라는 도심 게릴라의 일원이었던 때를 염두에 둔 말이다. 그는 이 때문에 독재 정권에 체포돼 15년 가까이 감옥 생활을 했다. 청중들 중 한 명이 그를 ‘라틴아메리카의 만델라’라고 칭하자 그는 “만델라는 메이저리그에 계셨던 분이고, 나와는 노는 물이 달랐다”고 잘랐다. 이어 “나는 그저 동네 아저씨들 중 한 명이며, 그들이 체포하니 감옥에 간 것일뿐이다. 그걸 신비화하지는 말자”고 했다.

한 청중이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의 일원이었던 것을 후회한 적은 없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에 속해있고, 우리만의 이웃들이 있다. 그것을 묶어주는 근본적인 기반은 아마존이다. 브라질은 대륙국가이고, 결국 그 중심을 향해 우리가 문을 더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14일 세계은행 강연 후 청중들과 휴대폰 ‘셀카’를 찍고 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우루과이는 대마초를 키우고 거래하는 것을 합법화한 나라다. 그런데 무히카는 지난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담배를 대량살상무기에 비유하며 규제할 것을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800만 명이 흡연으로 숨지고 있으며 이는 1·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는 것이다. 담배 규제를 강조한데는 미국의 거대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우루과이 정부의 담배 규제 정책에 투자자국가소송(ISD)을 벌이고 있는 사정이 있다.

무히카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에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고, 이 날 세계은행 부총재와 대담 제목도 ‘넥타이 풀고 하는 대화(dialogo sin corbata)’였다.

무히카는 세계은행 강연이 끝난 뒤 청중들의 휴대폰 ‘셀카’ 요청을 한참동안 응해줬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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