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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68개 단어 설정해 엔지니어에 교육…"법적 책임 우려한 듯"

(디트로이트<美미시간주> AP=연합뉴스) '늑장 리콜'로 비판을 받는 제너럴모터스(GM)가 과거 '결함', '안전'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내부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GM이 차량 점화장치의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도 리콜 조치를 뒤늦게 한 데는 이같은 기업 문화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교통당국은 16일(현지시간) GM 사측이 '결함'(defect), '안전'(safety), '문제'(problem) 등 68개 단어를 금기어로 설정한 내용의 2008년 엔지니어 대상 교육프로그램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결함'이라는 단어가 "법적인 책임 인정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문제' 대신에 '상태'(condition)라는 단어를 쓰도록 권했다.

또 '나쁜'(bad), '무서운'(terrifying), '위험한'(dangerous), '지독한'(horrific), '유해한'(evil) 등의 형용사와, '죽음의 함정'(deathtrap), '매우 위험한 일'(widow-maker)이라는 의미의 부정적 단어들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심지어는 '언제나'(always), '결코'(never) 같은 부사도 금기어로 설정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국장대행은 GM의 이러한 금칙어 설정으로 인해 엔지니어들이 '결함' 같은 단어가 들어간 보고서를 상부 지휘체계에 보내기 꺼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먼 국장대행은 또 "GM이 차량 결함을 밝히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렸다는 것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매우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지금은 직원들이 사실에 기반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안전 개선을 위해 고속도로교통안전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GM 자동차의 점화장치 결함 때문에 엔진이 멈추거나 에어백이 펴지지 않아 사망한 사람은 최소 13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이날 GM에 대해 3천500만 달러(약 35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의회 등이 GM 리콜의 적합성을 자체 조사하고 있다.

gatsb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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