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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형 석등 대좌 (영암=연합뉴스) 전남 영암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부근에서 고려시대 초기로 추정되는 삼층 석탑과 귀부형 석등이 발견됐다. 사진은 월출산 사자봉 거북형 석등 대좌. 2014.5.20 <<지방국 기사 참조, 월출산공원사무소 제공>> chogy@yna.co.kr |
(영암=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영암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부근에서 고려시대 초기로 추정되는 삼층 석탑과 귀부형 석등이 발견됐다.
20일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영암문화원과 합동조사팀을 꾸려 지난해부터 월출산에 존재하는 비지정 문화자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근 높이 6m, 기단 넓이 3m의 거대한 삼층 석탑을 발견했다.
천황봉 동남쪽 1천300m(해발 550m) 능선 330㎡가량의 평탄한 곳에서 찾아냈다.
공원사무소는 이 삼층 석탑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삼층 석탑의 형식을 계승하고 있으며 무위사 삼층 석탑(946년경) 및 용암 사지(절터) 삼층 석탑(1006년)과 그 형상이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삼층 석탑은 무위사 석탑 등과 달리 매우 크고 웅장하며 평탄하게 흘러내리는 산등성이에 하나의 봉우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공원사무소는 설명했다.
김승희 소장은 "삼층 석탑이 허약한 국토의 지세를 다스리려는 의도에서 마련된 비보탑(裨補塔)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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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삼층석탑 유구 (영암=연합뉴스) 전남 영암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부근에서 고려시대 초기로 추정되는 삼층 석탑과 귀부형 석등이 발견됐다. 사진은 월출산 사자봉 삼층석탑 유구. 2014.5.20 <<지방국 기사 참조, 월출산공원사무소 제공>> chogy@yna.co.kr |
비보탑(裨補塔) 전통은 전남 영암 출신의 도선국사(827~898년)의 풍수사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북 형태의 받침돌을 가지고 있는 귀부형 석등도 발견됐다. 삼층 석탑과 함께 조성된 석등은 탑 주변을 밝혀주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태는 현재 여수 흥국사 석등과 영주 성혈사 석등 2기만이 전해오는 정도로 매우 희귀한 것이다.
월출산 귀부형 석등은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여수 흥국사 석등이나 영주 성혈사 석등과 달리 고려 초기로 추정된다.
현재 석등의 대좌 역할을 했던 돌 거북만 남아 있으며 간주석, 상대석, 화사석 등은 유실된 상태라고 공원사무소는 설명했다.
김종희 자원보전과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월출산은 수많은 불교 유물·유적을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로 밝혀졌다"며 "심층적인 발굴 조사와 연구로 월출산 불교 문화재에 대한 종합 안내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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