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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자격확인 강화하겠다더니…형 신분증 사용·질환 있던 잠수사 고용

(진도=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두 번째 민간 잠수사 사망사고에서도 부실한 신원·자격 확인 과정과 적응 기간 없이 서둘러 투입한 문제점들이 '닮은꼴'처럼 나타났다.

1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숨진 잠수사 이민섭(44)씨는 친형 이모(46)씨의 신분증을 사용해왔으며 현장 동료들에게는 얼마 전 유명 야구선수와 같은 이름인 '이OO'로 개명을 했다고 알리고 다녔다.

대책본부는 88수중개발이 확인이 불가능한 친형의 경력사항, 자격증 이름 등을 간략하게 기재해 제출한 서류만 믿고 이씨를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30일 이민섭씨가 숨진 직후까지도 그를 친형의 신원으로 잘못 발표했다가 가족과 고향인 인천 지역 동료들이 "이민섭이 맞다"고 주장하자 뒤늦게 지문 감식을 통한 첫 신원 확인에 들어갔다.

이씨의 형은 국가공인 잠수 관련 자격증도 없었고 관련 경력도 전무했지만 대책본부는 기본적인 확인도 거치지 않았다.

현장에서 잠수사들을 관리하고 최종 지휘권을 행사하는 해경을 비롯, 88수중개발 투입을 요청한 해양수산부도, 잠수사들의 건강검진 등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도 이씨의 신원, 자격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6일 민간 잠수사 이광욱(53)씨가 사망했을 당시에도 경력은 물론 이름과 주소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서둘러 투입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자격증 소지나 경력 확인 등 잠수사들의 자격 검증 절차와 사전 건강검진, 적응 훈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사고를 통해 대책본부의 허술한 잠수사 관리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숨지기 전까지 잠수 관련 질환으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고 요양 급여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잠수에 적합한 건강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책본부는 이씨가 제출한 건강검진 서류만 확인한 뒤 현장에서 특별히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입수 지시를 내렸다.

선미 절단 작업을 위해 새로 투입된 88수중개발의 바지와 함께 지난 28일 오후 팽목항에 온 이씨는 29일 새벽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대책본부는 앞서 사고 예방을 위해 새로 투입하는 잠수사들에게 안전 및 사전 적응 교육 등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씨는 사전 적응 기간 없이 현장에 도착한 뒤 당일 오후부터 바로 수심 25m 안팎의 지점에서 1회 30분이 넘게 잠수해 절단작업을 했다.

대책본부는 "잠수사들의 신원이나 경력, 건강 검진을 제대로 마치고 현장에 투입하려면 몇 주에서 한 달 가까이 걸릴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변명했지만 이는 해경과 법무부, 고용노동부, 복지부 등과의 현장 공조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고명석 공동대변인은 "그동안 잠수사들을 긴급하게 투입하다 보니 개개인에 대한 신상과 경력 확인을 업체에 믿고 맡기는 실정이었다"며 "현재 업체에서 제출한 민간잠수사 경력이나 자격 여부를 확인해 맞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등 확인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해 민간 업체가 잠수사 자격증이나 경력을 허위·오인으로 기재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areu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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