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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최대 이슈… 지지층 결집력이 승패 가를 듯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야는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방으로 시작해 사사건건 대립을 거듭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각종 선거이슈를 송두리째 집어삼켰지만 이내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정권 사수론’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여당 심판론’으로 맞서며 선거판을 달궜다. 내 지역 일꾼을 뽑는 게 지방선거지만 유권자 표심이 각종 정치·사회 현안에 출렁이며 변화를 거듭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주의 깊게 지켜볼 관전 포인트를 추려봤다.

① 朴 구하기 對 심판론… 관피아 등 적폐 도려낼 ‘칼’ 누구에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 없이 치르는 첫 선거”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자 새누리당의 ‘박근혜 앓이’는 금세 고개를 들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당의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선거 승리를 위해선 ‘박근혜 마케팅’이 절실했던 셈이다. 중진 차출로 여당의 새로운 간판 주자를 세우자는 목소리도 갈수록 시들했다. 그나마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등이 출전했으나 이들의 중원 싸움은 결코 녹록지 않게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정부·여당 비판론은 새정치연합에 날개를 달아주는 듯했다. 야당은 참사 직후 애도기간 동안 정치공방을 자제했지만 투표일이 가까울수록 ‘세월호 심판론’을 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마케팅’ 카드를 노골적으로 빼들었다. 유세 현장 곳곳에서 “박 대통령을 도와 달라”는 읍소와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는 간청이 이어졌다. 결국 선거전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선거의 성격이 규정됐다.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적폐를 모두 도려내길 바라면서도 그 칼을 여당에 쥐여줄지, 아니면 야당에 맡길지를 두고 선택을 하게 됐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② 투표율 60% 넘을까… 2030 vs 50대 이상 세대 간 표대결 주목

6·4 지방선거 투표율은 직전인 2010년 6·2 지방선거보다 5%포인트 상승한 6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사전투표에 힘입어 투표율이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60%대 투표율을 전망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를 자극한 데다 광역단체장 선거가 박빙으로 여야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세월호 참사는 또 다른 정치권에 불신을 일으켜 투표 참여율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징검다리 연휴도 본 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표율에 따른 여야의 셈법도 복잡하다. 그동안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낮으면 여당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투표율만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투표율 75.8%를 기록한 2012년 대선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세대별 투표율이 여야의 희비를 가릴 변수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참여를, 새정치민주연합은 40대 이하 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기호 2번 찍어주세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왼쪽), 안철수 공동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한 뒤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만들어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③ 통진당 줄사퇴 파장… ‘변칙 단일화’ 논란… 셈법 복잡한 여야

선거 막판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연이은 사퇴로 ‘변칙 단일화’ 논란이 격화하면서 ‘통진당 변수’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난 여론조사에서 3∼5%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통진당 후보들의 표가 야권으로 흘러갈지 여부와 통진당에 대한 거부감이 보수층 결집 효과를 낼지를 놓고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통진당 후보들이 사퇴와 동시에 야권 지지를 선언하자 새누리당은 ‘종북’ 색깔론을 퍼부으며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3일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일이 임박한 때 통진당 후보들의 연이은 사퇴는 꼼수를 동원한 ‘야합 연대’로밖에 볼 수 없다”고 야권을 압박했다. 통진당 거부감을 야권 후보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이다. 반면 야권은 통진당 지지층의 이동을 기대하면서도 통진당과 선을 그으며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고 있다.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끝난 지난 1일 통진당 백현종 후보가 사퇴하며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를 지지해 막판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백 후보 사퇴 후 부동층 흡수를 위해 중앙당 차원의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지난달 29일 사퇴한 통진당 고창권 후보 효과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이 내부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판세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정치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과 관련해 네거티브를 강화시키고 있는데 전혀 영향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④ 여야 텃밭 수성할까… 부산·광주 ‘무소속 돌풍’… 파괴력 관심

여야 전통적 텃밭인 부산과 광주에서 부는 무소속 돌풍의 파괴력은 초미의 관심사다. 결과에 따라 여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나 야당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아성인 광주에선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오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에 더해 새정치연합 김영춘 전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까지 거두며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에 박빙 우세(지난달 29일 이전 실시 각종 여론조사)를 점하고 있다. 새누리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무성 의원은 지역구가 부산이어서 ‘서병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한번도 부산 수성을 놓친 적이 없어 패할 경우 그 충격은 상당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광주에선 ‘낙하산 공천 심판론’이 선거판을 뜨겁게 했다. 전략공천에 반발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강 후보는 이용섭 전 후보와 단일화까지 이뤄내며 윤장현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윤 후보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물론 당 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고 있어 최종 승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 여론을 감안하면 안 대표는 이번 광주시장 선거 결과에 정치적 거취를 연관 지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짙다. 그 여파는 안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한 김한길 공동대표에게도 크게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의 정치적 심장인 광주가 강 후보에게로 넘어갈 경우 새정치연합은 책임론의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김재홍 기자

⑤ 부동층 표심 어디로… 10∼20%대 ‘숨은표’… 접전지 승부 관건

세월호 참사 직후 한때 급격히 증가한 부동층 표심도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인 지난달 29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길 거부한 이들의 비율은 10∼20%대 사이를 오갔다.

특히 격전지로 분류되는 부산과 광주, 강원, 충북 등지의 광역단체장 후보들 간 표차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숨은 표가 특정 후보로 쏠릴 경우 결과를 뒤집기에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여론조사에서 숨은 표가 여당 지지층에 조금 더 쏠려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여당 지지층이 공개적인 새누리당 후보 지지의사를 밝히길 꺼리는 현상이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지지층은 거의 결집했는데 여당은 미결집 상태”라며 “잠재적 변화 가능성이 커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런 숨은 표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있다. 여당이 어렵다는 경고음을 더 내야 지지층이 조금이라도 더 모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민현주 선대위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실망하면서 중산층이자 중도층이 일단 표심을 보류했던 것으로 본다”며 “(이분들은) 투표 성향을 바꿀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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