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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의 전월세 임대소득에 세금을 매기려는 정부 방침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과세 방침을 내놓은 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주택시장이 급랭하자 뒤늦게 과세 기준을 완화하는 형태로 실리 챙기기에 나섰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포함된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다.

우선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라면 소득에 따라 세율을 누진하는 종합소득세 적용을 배제하고 단일세율(14%)을 따로 적용하는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서는 '2주택 이하,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만 해당됐는데 주택 보유수 기준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임대소득 과세 방안에 따른 시장 충격이 크자 정부는 지난 3월5일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2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2년간 비과세하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하는 보완조치를 내놓은 바 있어 이번이 2차 수정인 셈이다.

또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 방침도 뒤로 물렸다. 당초 2주택 이상인 경우 전세보증금을 소득으로 보고 간주임대료를 적용, 과세하기로 했으나 이를 3주택 이상으로만 완화 방안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매매가도 하락반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정부간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임대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기준을 주택보유수가 아닌 소득의 크기로만 삼아야 한다는 국토부 의견은 정해졌다"며 "다만 임대소득 과세 방안의 시장 충격이 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며, 그 중 전세보증금 과세 기준을 2주택에서 3주택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당초 방침에서 연이어 수정을 추진하고 있는 건 주택시장의 침체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실시하지 않았던 것일 뿐 새로운 정책이 아님에도 시장에선 조세 신실로 인식한데다 세원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다주택자의 반발심리에 정부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금은 국민들의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처간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의 이같은 일관성 없는 정책은 ‘양치기소년’을 연상케 하고 이로써 정부 정책의 신뢰성은 더 떨어지게 됐다”며 “앞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앞다퉈 규제 완화책을 내놓은 상태에서 2.26 대책은 부동산시장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장으로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임대차 선진화방안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선진국처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는 임대사업자 규제가 아닌 세입자와 사업자간의 윈-윈 할 수 잇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태욱 하나은행 팀장은 “설령 규제완화 대책이 나온다 해도 얼어붙은 주택시장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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