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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 이자지급 위해 8억달러 입금
- '헤지펀드부터 갚아라' 美 법원 판결 고수

- 예치금 가압류 위기..'기술적 디폴트' 가능성↑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만은 막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8억3200만달러(약 8430억원)를 월스트리트 은행들에 예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 채권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서다.

미국 법원이 채무 조정을 거부한 미 헤지펀드에 전액을 갚으라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채무 상환력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 당국이 이를 막을 가능성이 높아 아르헨티나의 ‘기술적 디폴트’ 위기가 커지고 있다.

◇美 법원 비협조로 아르헨 채무 이행길 ‘막혀’

악셀 키칠료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이날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무 상환에 들어갔다”며 “8억3200만달러중 5억3900만달러가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금액은 다른 금융 기관에 예치했다.

아르헨티나 자금이 예치된 뉴욕멜론은행은 월스트리트 내 수탁은행이다. 이 은행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무조정을 한 채권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그러나 이자가 채권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전달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미국 법원이 아르헨티나와의 채무조정을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우선 갚으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 판결이 이행되지 않으면 멜론은행에 예치된 아르헨티나 자금을 무조건 압류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 정부와 채무 조정을 합의한 채권자들에게 이자 지급도 막겠다는 셈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로서는 돈이 있어도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기술적 디폴트’ 직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뉴욕 법원에 지급 결정 판결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뉴욕 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 요청을 거부했다. 오히려 아르헨티나 정부가 오는 30일까지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한 헤지펀드들에게 5억달러 가량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8억3200만달러를 예치한 것은 이자 지불 능력을 보여줘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무자들의 동요를 막기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키시요프 경제장관은 “아르헨티나는 채무 이행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법원 압류가 시작되면 약속이 지켜질지 미지수다.

◇‘첩첩산중’ 아르헨..채권자와의 채무조정 합의 파기 우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01년 1000억달러 가량의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금액을 깎는 채무 구조조정에 응하지 않았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3억달러의 채무상환 소송을 지난 2012년 제기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돈을 갚으면 2005년과 2010년 채무 구조조정에 응하지 않았던 다른 채권 투자자들도 채무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금액 규모가 1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 다른 채권자들도 합의를 깨고 아르헨티나의 채무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 정부와 두 차례에 걸쳐 채무 조정을 실시해 상환액을 3분의 1로 줄여줬다.

채권자들이 연쇄적으로 합의를 깰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아르헨티나는 첩첩산중에 놓이게 됐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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