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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하고 받은 극장 초대권 한 장을 마저 소비하려고,운동화끈을  질끈 동여매고 길을 나섰다.

어젯 밤 눈도 왔고,날씨도 쌀쌀하니 손님들도 안 올 것 같아서 12월 말까지만 유효한 초대권을 잘 챙기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충 평을 들어 봤던 '러브,로지'를 보러 가는 것이다.

산을 넘어서 갈까 하다가 미끄러울 것 같아서,그리고 발목도 살짝 시큰거리는 것이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길가로 걸어간다.

버스로 열 정거장,한시간 조금 넘는 거리인데...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나는 눈길 위를 기분 좋게 걷다 보니 살짝 동심에 가까운 느낌까지 선물받으면서 갈 수 있었다.


한 시간 여를 남기고 도착해서 일단 표부터 끊어놓고,다시 밖으로 나와 시가지를 한가롭게 거닐어 본다.

배도 살짝 고팠지만.커피향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왠지 들어가기가 싫다.

정말 못 말리는 집식이가 돼 버렸다.

맛도 없고 귀찮기만 한 준비까지 필요하지만,바깥에서 사 먹는 건 정말 싫다.

그리고 시장한 건 한 순간만 지나면 배고픈 줄도 모르게 되더라는...


상영시간이 가까워서 서점에 잠시 들러 휘휘 둘러 보고 몇 권의 프롤로그도 읽어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올라가자마자 바로 입장할 시간이 됐다.

엊그제 본 '사랑에 대한 모든 것'보다 기대를 안 했던 영화인데.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다시피 했다.

얼핏 듣기로는 12년 만에 사랑을 이룬다는 스토리인 걸로 알고 있는데,좋은 영화라고 소문이 났을까?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던 두 남녀,알렉스와 로지가 서로 좋아는 하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고등학교 마지막 댄스파티에서 서로 다른,

친구들과  참가하게 되고,첫경험까지 하게 되는데...

덜컥 로지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던 계획이 틀어지게 되고,함께 보스톤으로 가려던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중절수술을 하라는 친구의 권유를 뿌리치고 출산을 하게 되고,아이를 안아 본 로지가 애초의 입양 계획까지 포기하면서 둘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데...

알렉스는 하버드 의대에 진학해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인기남이 되고 있는 사이,

로지는 호텔의 청소부 일을 하면서 딸,케이티를 양육하는데...

그러다 로지는 댄스파티에서 파트너였던 친구와  결혼을 하고,알렉스는 그의 조건을 보고 적극적으로 대쉬해 온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관계는 어그러져만 가는데...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서로에의 사랑을 잊지 못하며 결혼생활은 순탄하질 못하게 되고...

결국 서로의 배우자의 불륜행위로 둘 다 이혼을 하게 된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고도 한참을 돌고 돌다가 ...


로지의 아버지가 은퇴를 하고 아내와 함께 지중해 여행을 갔다가 사망하게 되고,

로지는 어려서부터 꿈꾸던 호텔을 친구와 함께 경영하게 된다.

한적한 바닷가의 아담한 호텔을 꾸며 오픈을 하는 날...

첫손님을 맞으면서 흥분을 하고 있는 로지에게 살금살금 다가오는 알렉스.

알렉스의 두 번째 결혼식에 그의 들러리로 참석했다가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자기 소개를 하면서 알렉스에의 진심을 밝혔던 로지.

그 광경을 숨죽여 듣고 있던 알렉스가 흔들렸을까?

두 번째 결혼생활과 보스톤에서의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영국으로 건너온 것이다.

잠시의 어색함은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알렉스가 다 포기하고 로지를 만나기 위해 왔다는 말을 하면서 눈녹듯 사라지고 ...

포옹과 키스로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되는데...


엊그제 본 '사랑에 대한 모든 것'과 견줘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내 취향에 맞는 ,아름다운 사랑영화였다.

엔딩신이...

아담한 호텔 주변의 아름다운 정경을 비잉 돌면서 보여주는데...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앉아서 감상하며 여운을 즐겼다.

인형처럼 예쁜 로지의 모습이 오래도록 인상에 남을 것 같다.


문득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참 예뻤던 여자아이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역시 이웃에 살던 나보다 한 살이 많은 아이랑 함께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

숨바꼭질을 할 때도 늘 셋이 몰려 다니며 같이 숨었고,그 아이를 사이에 두곤 감당하기 힘든 설레임에 벅차했던 기억이 새로워진다.

손이라도 한 번 잡아 봤으면 바랄 게 없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부모님들이 이혼을 해서 멀리 타향으로 떠나게 되면서 인사도 못 하고 헤어진 친구.

아침에 학교를 갈 때면 늘 징징거리던 녀석인데...

나중에 수영선수가 돼서 씩씩해지고 키도 많이 컸다던데...

어찌 해 보자는 게 아니라,그냥 한 번만이라도 만나 보고 어린 시절 추억을 곱씹으며 깔깔대고 웃어보고 싶다.

40여 년이 흘러가버린 지금 녀석의 뇌리엔 내가 남아있기나 할까?

가까운 시일 내에 그닥 멀지 않은 고향마을을 찾아 봐야겠다.

삼성산 끄트머리의 동네라서,개발이 제한 돼 예전의 흔적쯤은 그대로 남아있던데...


올해는 이렇게 혼자만의 송년파티로 마무리해버렸다.^*^


두 시간 남짓의 오가는 길을 여유있게 걸으면서 어제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이 들어버려서 못한 운동까지 잘 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두도 못 냈던,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냥 걸을 수 있는 자유가 참 좋다.

살짝만 욕심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면 이리도 자유롭고 행복한 것을...

그러고 보니 고향인 안양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이 곳 천안에서 더 많은 시간 동안을 살았구나.

20년이 넘었다니...

원래 고향인 안양에서 15년 정도,제2의 고향인 수원에서 10여 년,그리고 천안에서 20여 년을 살았고 5년 정도는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것 같다.

이제 남은 50여 년은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방랑을 하며 보내고 싶은데...

집 뒤로 소방도로 공사가 끝나면 현재의 가게를 깔끔하게 꾸며서 세를 놓고 훌훌 털고 떠나버려?

돌아다니면서도 심심하지 않게 뭐든 하며 지낼 수 있도록 공부든 직업교육이든 매달려서 뭔가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하고 가야할 것도 같은데...

조금만 더 있어볼까?ㅋㅋㅋ

이러다 영영 못 떠나는 건 아니겠지?


2014년 한 해도 그런대로 알차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으니..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행복했기를 바라고 싶지만,워낙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보니 기대난일 것도 같고...ㅠㅠ

앞으론 선거도 없고,뭔가 충격파를 던질 기회도 없으니 ...

한동안은 이런 혼란상태가 지속되겠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시원섭섭하구나!

 

Who's 미개인

profile

미래를 개척하는,인간적인,참으로 인간적인 인간이란 뜻의 미개인입니다.

덜깨서 깨고자하는 강한 의지를 담아 40년 가까이 써오고 있는 애칭이기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1524에서 친일 매국노들을 척결하고,친일파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라고 

촉구하기 위한 천만 명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나시다 커다란 태극기가 그려진 간판이나 '친일파 청산'이란 피켓을 발견하시면 잠시 멈춰서 서명 좀 해 주세요!

우리의 후손들에게 바른 세상을 물려주잔 생각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답니다!^*^

동참하시고 싶은 분은 쪽지로 이름,주소 전화번호를 주세요.

참여의 영광을 그대에게 드리겠습니다.믈론 정보유출은 목숨 걸고 막겠습니다!


http://blog.daum.net/migaei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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