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백준 칼럼] 한국은 진정, 부를 창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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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래전에 번역한 책 ‘해커와 화가’에서 폴 그레이엄은 돈(money)과 부(wealth)가 동일한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런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사람들이 현실에서 좇는 것은 대부분 부가 아니라 돈이다.
2008년에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을 때 사람들은 월가의 은행을 맹렬히 비난했다.
젊은 행동가들은 월스트리트에 돗자리를 펴고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드러눕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월가의 은행은 부를 창출하지 않으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의 창출없이 돈만 벌어들이는 존재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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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onf 컨퍼런스에서 무서운 기세로 약진하는 중국의 과학자/엔지니어를 하루 종일 지켜보면서 우리는 어디쯤에 서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중국인들은 현재 진정한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 특유의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다. 열기만 놓고 보면 이미 우리가 경쟁할 수 있는 상대를 넘어섰다.
그들은 컨퍼런스에 와서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실제로 벌여놓은 사업도 엄청나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미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이자 데이터 생산지인 중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이 우리와 인접한 나라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건 우리에게도 기회다.
피터 디아만디스의 ‘볼드’를 읽고 그의 지나친 기술낙관주의가 불편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렇긴 해도 앞으로의 부의 창출이 인공지능에 달려있다는 주장은 반박할 수 없다.
우리는 이 거대한 흐름,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라는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이면에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를 흉내낸 ‘이스라엘 인사이드(Israel Inside)’로 대변되는 이스라엘의 기술력이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중국의 인공지능 산업에 대해서 우리는 ‘코리아 인사이드(Korea Inside)’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진정한 부의 창출은 거기에 달려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쩌다 돈을 번 사람의 성공담을 놓고 우리끼리 호들갑을 떨 계제가 아니다.
그건 그 사람 개인의 수준에서 축하할 일이며 공동체의 미래와는 상관이 없다.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정치인,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급급한 기업인,
정부지원금이라는 이름의 눈먼 돈을 좇는 벤처회사,
관료주의에 사로잡힌 대학교수,
사법고시나 공무원시험에 목숨을 거는 젊은 두뇌들.
호들갑 떠는 언론까지.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 흐름을 역전시켜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머신러닝을 수행하고, 로봇이 로봇을 제작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폭탄이 우리 머리 위를 폭격하기 전에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부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발전이 문제가 아니다.
이건 생존문제다.
원문보기 : http://v.media.daum.net/v/2017032715320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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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쪽에서 현실문제에 대한 뛰어난 해결책들이 나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