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가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2014 . 6 . 18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대통령이 거꾸로 가는 인사로 국민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문창극 후보자는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합니다. 그리고 문창극 후보자도 문제지만,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도 문제입니다. 어쩌면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북풍 사건이나 트럭으로 재벌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던 ‘차떼기 사건’ 등 온갖 정치공작의 추문에 연루된 이병기 후보자를 내놓는 것이 국정원의 정상화나 적폐 해소를 위한 대통령의 답입니까.
이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대통령 되시기 전 새누리당의 부끄럽고 추한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천막당사에서 지내던 시간은 다 잊었습니까. 아직도 국정원의 대선개입 재판이 진행 중이고, 많은 국민이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이 도대체 어디까지 정치공작을 한 것인지 깊은 불신과 의문을 가지고 있는 이때, 하필이면 이병기 후보자를 지명한 박 대통령의 생각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국정원으로 하여금 무슨 일을 하게 하려는 것입니까.
이런 인사는 국가를 근본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라 거꾸로 가는 인사입니다.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 기대를 완전히 외면한 인사입니다. 정권에 충성하고 정권을 지키기 위해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정말 다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국민을 위로하고, 민의를 모아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때입니다.
세월호 국조 특위 때문에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원칙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국회가 국정조사를 이번엔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회에 대한 신뢰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방송 카메라 앞에서 서로 언성 높이는 그런 회의 말고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제대로 진상을 조사해야 합니다. 도대체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조사가 되어야 합니다. 조사를 종결하고 대안을 찾는 데 시간에 쫓기고 너무 서두르면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미국은 9.11 이후 1년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전·현직 대통령과 장·차관 등 모든 증인의 의견을 청문하고, 수백만 쪽의 자료를 검토해서 500쪽 넘는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9.11 10년 뒤인 2011년 진상조사위의 권고안에 대한 이행 평가를 했습니다.
우리도 이번엔 제대로 해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