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은 천하보다도 귀하다. 잘잘못은 살아서 가리고 벌을 받고 새로 태어나야지 죽음으로 끝을 내는 것은 아니다. 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은폐시키는 결과이고 언젠가 다시 진실은 송곳처럼 나와서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3.15부정선거 당시 이승만을 법정에 세워 진상규명과 책임을 물었다면 우리나라의 선거는 훨씬 공정하고 선진화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18대 대선처럼 불법부정선거로 불법권력을 만들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18년을 독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호의호식했지만 김재규의 총에 의해 비참한 종말을 고했고, 전두환과 노태우가 다시 쿠데타로 불법 대통령을 하였지만 법정에 세웠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감히 군이 다시 총을 들고 헌정을 중단시키고 국민을 겁박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친일청산이 되었다면 나치 청산을 철저하게 했던 프랑스 드골이 외세의 지배는 있을지 모르지만 반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친일 반역자들의 재등장은 엄두도 못내는 반듯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했던 역사 때문에 친일독재세력들이 꿀맛을 잊지 못하고 막가파식의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하는 고통 중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늦었지만 국민들은 불법권력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면서 친일독재세력의 잔존 문제까지 역사정의의 심판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지난 22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하여 국정원 권 과장은 검찰 소환 조사 뒤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억울하다며 자살을 기도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권 과장의 자살기도를 놓고 금요일 밤은 주말로 유동인구가 많고 사람 눈에 쉽게 띄는 상가건물 주차장을 자살 장소로 선택했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도 있었다. 또 자살 시도 12시간 전에 국정원이 권 과장과 동아일보 인터뷰를 주선했다는 의문의 행보도 지적하였다. 어떤 상황이던 생명의 소중함을 폄하하는 것은 가장 나쁜 죄이다. 자살 기도 의혹에 대한 국내 보도 보다 내용이 있는 보도가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1일에 국정원 스캔들을 크게 두 꼭지 다루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국정원 간부 자살 시도 국내 보도 3시간 만에 속보하였다. 이 배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미국 보수 권력층의 입장을 대변해 온 월스트리트 저널의 태도를 본다면, 미국 보수층이 한국 정부에 보내는 남재준 해임 등에 대한 신호로 읽힐 수도 있다는 언론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박근혜 외유와 함께 터진 자살 기도는 외유 중에 남재준을 버리는 카드를 쓰는 것에 대한 국정원의 저항이라는 분석과 국정원과 남재준의 박근혜에 대한 겁박인지 등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큰 조직의 일원이 되어 있을 때 개개인은 부품이기 때문에 자신의 하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음모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른다. 즉 권 과장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치적 음모 의혹 등 밝혀져야 할 진실이 많다. 자신들이 행하는 일들이 변 냄새는 나지만 일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 향수 냄새라고 변명하거나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변 냄새들을 향수라고 변명해 주는 작은 방울들이 뭉쳐져서 변기통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모를 수 있다.
따라서 목숨을 던져서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조직에 충성하거나, 또는 다른 이유를 대는 것은 안 된다. 한 사람의 잘못도 아니고 몇 사람이 목숨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권 과장 등의 자녀들도 살아가야 할 민주공화국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켜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사건의 본질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불법 권력이 행세를 하는 야만의 시대이지만 침묵으로 두려운 마음으로 밥통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 서민들이다. 애국심이 없고 정의감이 없다고 탓할 수 없다. 부정과 부패는 반드시 곪고, 곪으면 터진다. 시간이 요구된다. 이것이 역사정의이다. 정의는 반드시 역사심판과 처벌이 따른다. 불법과 부정을 위해 목숨을 끊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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