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과 언론이,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정치초년생 안철수가 정치9단들의 민주당에 당했다.' '호랑이 잡으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잡아먹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지자는 안철수 대표의 탈당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1. 무공천 폐지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우선 무공천 논란에 대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한번 보겠습니다.
투표(여론조사)참가자 공천해야 한다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
권리당원 투표 8만9826명(전체당원의 25.5%) 5만1323명 (57.14%) 3만8503명 (42.86%)
국민여론 조사 1570명(2000명중 잘모름 응답자 제외) 782명(49.75%) 788명 (50.25%)
계 53.44% 46.56%
국민여론 조사는 워낙 표본수도 작고, 그리고 설문 문항 자체의 왜곡이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표본수를 늘리고 질문형태를 바꾸었다면, 아마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과가 최소 10% 이상 더 나왔을 거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2. 권리당원 투표의 의미
복지세상을 비롯한 많은 분들은, 이번 무공천논란과 이것이 투표까지 이르게된것에 대해 손학규, 정동영 등 비노그룹이 당내 잠재적 대권 주자인 안철수를 제거하기 위한것이며, 또한 친노의 음모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치9단들에 둘러쌓인 정치초년병 안철수의 실수이며 이같은 실수를 피하여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에 한가지 의문을 가집니다. 그것은 이 모든 것이 정치9단들의 음모라면, 어째서 권리당원의 투표에서 무공천을 유지하자는 견해가 43%까지 나왔을까요? 모두 알다시피 안철수는 당내 기반이나 지지세력이 전혀 없는 상태이며, 기존 민주당원 35만명 대비, 새정치연합 당원수는 1만5천명에 불과합니다. 1만5천명은 민주당 당원수의 채 4%에 불과합니다.
지난 대선후보로 전 국민의 48% 지지율을 받았고 지금은 친노의 좌장이라고 불리는 문재인 의원 역시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에 대하여 당원의 의견을 묻자고 하였고, 또 박지원, 정청래, 우원식, 최재성, 신경민 등 많은 국회의원들이 무공천철회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였으며, 복지세상님의 의견대로 정동영, 손학규 같은 비노그룹의 음모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무공천폐지를 유도하는 설문조사 문항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안철수 대표의 의견에 동조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여야 한다'라는 의견에 지지하는 비율이 43%나 나올 수 있었을까요?
또한 이번 투표에 참가한 권리당원 대부분은 무공천에 반대하는 지방선거 출마자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독려에 의하여 투표한 당원이 많았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설문문항이 공정했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잘 표시하지 않는 당원을 포함하여 표본수가 늘어났다면 아마 거의 정당 공천 폐지 의견이 50%를 넘었다고 필자는 추론합니다.
필자는 여기서 안철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 안철수의 당내 기반
아무 세력없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명분하나만을 들고 제1야당이 대표에 오른 안철수, 언론과 안철수 주위에서는 그를 매우 위태롭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초선거 무공천만 가지고 민주당과 합당한 안철수가, 아무 지지기반과 세력이 없는 안철수가, 불리한 여론조사 문항에도 불구하고 권리당원 투표에서 기초공천 무공천 유지를 지지하는 비율이 무려 43%나 나왔습니다. 기초선거 출마자와 그의 지지세력 대부분이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당내 많은 의원들이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의견이 무려 43%나 나온겁니다. 물론 이 43%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통합의 약속인 무공천을 유지하라는 의미이며, 이것이 모두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안철수의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권리당원 43%, 국민여론조사 50%의 무공천 유지 의견은, (실제로는 필자가 예상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50%이상 지지한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안철수의 기초선거정당공천폐지 주장이 최소한 당원과 국민들에게 일단은 먹혀들어갔다는 의미이며, 대다수 국민이 기초의원 폐지 또는 무공천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대다수가 동의하며 지지하는 안철수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다시말해 안철수가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명분있는 정당개혁안과 정치개혁안에 대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다면, 당원과 국민은 안철수를 지지할 것이며, 그것이 안철수의 당내 지지기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필자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4. 안철수의 실수
안철수는 당내 기반이 없으며 정치경험도 일천합니다. 무공천 철회는, 안철수의 전략은 옳았으나 전술에서 패배한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안철수는 통합과정에서도, 통합이후에도 국민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후속적인 구체적인 정치개혁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구체적인 정치개혁안도 내놓지 않았고, 무공천에 대한 당내 분란은 곧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정치개혁안도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않았고, 당내 분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 당대표로서 그 어떤 적극적인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가 정치개혁안, 정당개혁안의 후속타를 연달아 내놓았다면, 그래서 정당 지지율이 더욱 올라갔다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국회의원들이 그토록 공개적으로 반발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당내 분란도 이토록 외부에 비쳐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것은 분명히 안철수의 실수입니다.
5. 결론
어차피 당내 아무 지지기반이 없는 안철수가 지분 5에 집착하다고 하여도 그의 당내 기반이 굳건해 진다고 필자는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의 공감을 얻는 정치개혁안을 내놓으며 당내 기득권 세력을 압박하고 자신의 대권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야 말로, 안철수의 당내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다 죽어가던 민주당을 살려낸 손학규의 경우,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 대신 계파 세력 늘리기에 집착한 결과, 그의 계파가 10여석 늘어 났지만 그의 대권지지율은 계속 고만고만 합니다.
이번 무공천에 대한 당원 43%의 무공천 유지 결정, 그것은 안철수의 희망일 수 있으며 그의 당내 기반이 될 가능성입니다.
약수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