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후진국의 가장 큰 차이점중 하나가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고 할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발생한 여객선참사는
대한민국이 여전히 시스템 부재의 후진국형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척도라 할것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능적 매뉴얼적 HW적인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더 중요한 도덕적 윤리적 SW적인 시스템이 제역할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번 참사에서도 매뉴얼대로 대응하는 기능적 시스템(HW)의 부실못지않게 윤리적 시스템(SW)의 부재 즉 선장이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하는등 모럴해저드가 화를 더 키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위로부터 청렴, 정직, 정의, 공정, 기강등 솔선수범하는 풍토가 먼저 바로 세워져야만 그러한 바른 기풍이 아래로 사회전반 곳곳에 걸쳐 자연스럽게 확산되어 국민 누구나 공감하고 따르는 사회풍토가 정착되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정자가 바로 서면(성군,명군) 태평성대의 부강한 나라를 이루게 되고 위정자가 그렇지 못하면(폭군,암군) 나라가 망조가 들고 도탄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옛 임금들은 심지어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왕의 부덕의 소치로 여기고 하늘에 석고대죄하며 자신을 탓하였던 것이다. 천재로 인한 재난도 그러한데 하물며 충분히 막을수 있는 인재로 인한 참사가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위정자의 책임이라 아니할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필코
앞으로 위로부터의 개혁이 일어나야만 한다. 이대로가 좋사오니 이대로 쭈욱 가자는 기성체제에 안주하려는 마인드를 버리지않고서는 대한민국은 결국 지리멸렬하여 공멸하게 되고말것이다. 새술은 새가죽부대에만 담아야 한다. 그래야 새술도 보존하고 부대도 터지지 않는다. 이미 낡을대로 낡은 가죽에 담긴 묵은 술은 오래묵다못해 쉬어터져 식초가 될 지경이다. 그렇다고 새술을 낡은 가죽부대에 옮겨담다가는 낡은 가죽부대가 견디지못하고 터져버리게 되는것이다.
당리당략 사리사욕 등 온갖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국리민복,정의,공평무사등의 민본주의 가치관을 오직 말뿐이 아닌 고름을 도려내는 정직한 실천으로 진정성을 담보하는 그런 새술 같은 위정자(지도자 그룹)이 나와야만 한다. 또한 과연 그러한 새술이라면 기득권사수에 급급한 낡은 체제(시스템)를 더 이상 고집하지않고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반드시 체제를 개혁하고 변혁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을것이다.
따라서 체제개혁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로 그가 과연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새술이냐 아니면 여전히 묵은 술에 불과한가를 판별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가 될것이다. 왜냐하면 새술과 새부대는 실과 바늘과 같이 뗄레야 뗄수없는 필연의 관계이기때문이다.
위정자(통치권력)는 마치 호랑이등에 올라타는것과 같다. 제때 내려와야할 때를 놓쳐버리면 결국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역사의 섭리에 의해 끌어내려져 바로 그가 타고있던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신세가 되고 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