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세월호 촛불집회 등 잇단 행동
ㆍ팽목항 찾아 침묵시위·도심 유모차 시위·인터넷 카페 개설
ㆍ“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된다” 다음주 잇단 촛불집회
2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 인근인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5명의 ‘엄마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각자 만들어온 팻말을 하나씩 들고 말없이 항구에 섰다.
팻말에는 “함께 울겠습니다,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함께 분노하겠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구호도 외치지 않았다. 창백한 얼굴에 눈물만 흘러내렸다.
지정남씨(42) 등 5명의 엄마들은 광주에서 자발적으로 찾아왔다.
모두 중·고생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이번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모였다고 했다.
엄마들은 어떤 말로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사고현장 옆에 서 있기만이라도 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지씨는 “내 자식을 살릴 수만 있다면,
이 바닷물을 다 마셔버릴 수도 있는 사람들이 엄마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과 초등학생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송미애씨(42)는
“순수한 엄마의 마음으로 왔다.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두려웠다”며
“자식을 잃은 슬픔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지만,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씨는 “아들이 ‘형들이 배 안에 있는 걸 아는데 왜 아무도 구하지 못했어’라고 묻는데,
설명을 할 수 없었다”며 “선박업체와 정부, 해경과 언론 등이 만든 이 참상을 다 얘기해줄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한 명이 돌아올 때까지 부모의 마음으로 이곳에서 팻말을 들어달라”며
다른 엄마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엄마들의 침묵시위는 이날 오후 내내 계속됐다.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만 믿고 스러져간 수백명의 고교생들을 지켜본 엄마들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을 넘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내 아이의 일이 될 수 있었을’ 이번 사고가 평범한 엄마들을 행동하게 만든 것이다.
지난달 30일 오후에는 서울 강남역 일대 거리에 ‘유모차 부대’가 출현했다.
‘마담방배’ ‘서초엄마들의 모임’ ‘자연출산 카페’ 등 엄마들이 주축인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엄마라서 말할 수 있다’는 이름의 행진에는 100여명의 엄마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집에서 걱정하며 울기만 하면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직접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어 거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엄마들의 애도는 기존에 주부들이 주축이 된 인터넷 카페뿐 아니라
신설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엄마들이 모여 만든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은 개설한 지 사흘 만인 이날 회원수 50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분노와 슬픔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함께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에 항의하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번져가고 있다.
4일과 5일 연달아 서울과 안산 등에서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고,
8일에는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됩니다’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엄마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일 예정이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한 회원의 글은 엄마들의 의지를 짐작하게 한다.
“너무 늦어 미안하다. 이제라도 엄마가 싸울게.”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022146585&code=940202
8일에는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됩니다’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엄마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일 예정이라 합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하여, 국민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가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