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왕회장 꿈 잇는 7선 정몽준 ‘2조 걸림돌’
주식 백지신탁 논란 도마위…매각 승부수 던지면 판도 좌우 가능성
▲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자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논란이 제기됐다.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 후보는 2조원에 육박하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지난 12일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준 의원이 6·4지방선거의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정몽준 후보의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여부가 첨예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백지신탁제도는 공직자가 될 경우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주식을 처분하거나 대리인에 위탁해야 하는 제도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자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을 때 주식의 직무 관련성을 심사받아야 한다. 심사 후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매각하거나 타인에게 처리 전권을 위임하는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정몽준 후보가 공개한 자신의 재산은 약 2조430억원으로 이 가운데 1조9719억원이 현대중공업 주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현대중공업 주식은 백지신탁 심사를 받게 된다. 판단은 공직 취임 후 안전행정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최장 60일의 심의를 거쳐 내린다. 심의 결과 백지신탁 요건에 맞는다면 절차가 진행되고 수탁기관은 60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그럴 경우 정 후보는 현대중공업 주식 전부를 수탁기관에 넘겨 처분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정 후보가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해도 여전히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며 “정 후보가 2조원에 육박하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정 후보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정 후보는 2002년 완전히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여전히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몽준 후보는 현대중공업 주식 10.15%, 771만7769주를 보유해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다. “조선업은 직무와 무관” VS “계열사, 서울시 거래 있다” 그동안 정 후보는 백지신탁과 자유로운 편이었다. 7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보유 주식과 관련이 없는 상임위원회를 택해 활동했기 때문에 백지신탁 논란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정 후보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만큼 백지신탁이 그를 옥죌 것이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 전문 관계자는 “야권에서 반재벌 정서를 내세워 표심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 후보의 백지신탁 여부는 야권에게 좋은 공격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 후보의 현대중공업 주식이 과연 서울시장 직무와 관련 있는지에 대한 공방은 이미 정치권에서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당선자의 주식이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지만 정치권에서 관련성 여부가 이미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권과 정 후보 측은 현대중공업이 서울시장 직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조선 분야가 주 영업인 현대중공업은 서울시의 인허가 업무 등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계열사 역시 백지신탁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권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들은 서울시의 공공조달에서 거래 실적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또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계열사들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어 시장 업무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 야권의 논리다. ▲ 정몽준 후보는 2002년 현대중공업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있어 여전히 직·간접 지배력이 미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사진은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정 후보가 주식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다”며 “그 자리에 재벌 총수가 앉는다는 것은 서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경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이 때에 자기 회사와 시장 자리를 동시에 가지려는 이를 누가 뽑을 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여권 성향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다른 시각에서 백지신탁을 거론했다. 그는 “국가개조론이 대두된 지금 누구보다 사회지도층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정 후보가 현대중공업의 지배력을 포기한다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후보층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정 후보 측은 최악의 경우 주식을 신탁하고 현대중공업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후보는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업무 연관성이 인정된다면 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일이 있었다. 증여·상속 안되면 재단으로 처분할 수도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고 가족 등에게 증여·상속하거나 아산사회복지재단 등에 넘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비싼 증여세를 내고 자식에게 지분을 넘기거나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가진 아산사회복지재단 또는 아산나눔재단에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의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은 각각 2.53%, 0.56%으로 미비한 편이다. ![]() ▲ 2010~2013년 연결실적 / 2002~2009년 개별실적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재계 관계자는 “증여나 상속의 경우 막대한 증여·상속세 납부 문제도 처리돼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재단으로 수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후보가 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 물려받은 회사다. 정 후보는 1982년 사장에 취임하며 현대중공업과 인연을 맺은 후 1987년 회장직에 오른 데 이어 1991년 고문으로 재직했다. 정 후보는 2002년 대선후보로 출마하며 현대중공업 고문직을 내려놓으며 현대중공업 경영에서 손을 뗐다. 정 후보가 나온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고 현재까지 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 정몽준 후보는 보기 드문 7선 국회의원이며 과거 대권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6·4 지방선거에서 맞붙게 됐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 약 54조1881억원, 영업이익 약 8020억원, 당기순이익 약 1463억원 등을 시현했다. 이는 2012년 실적에 비해 매출액 약 1.4%, 영업이익 약 60%, 당기순이익 약 86%씩 각각 줄어든 수치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79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