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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0억 헌납은…“정몽구 주식을 정몽구 재단에”

현대차 재단…번 돈보다 덜써 ‘우호지분 역할’ 논란까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06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구속·수감된 후 두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사건으로 정 회장은 ‘재벌 봐주기’ 논란의 핵심에 서게 됐다. 이듬해 2월 정몽구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함께 사회봉사활동을 명령받았다. 

당시 정 회장에게 부과된 사회봉사명령은 사회공헌기금 출연과 준법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과 신문 기고였다. 이 때문에 ‘재벌 봐주기’ 논란이 촉발됐다. 일각에서는 “돈으로 자유를 사는 것을 국가가 인정했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거셌다. 검찰도 법원의 이례적인 형태의 사회봉사명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2008년 4월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을 내린 원심을 파기해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현행 형법에 의해 명할 수 있는 사회봉사는 500시간 내에서 시간 단위로 부과될 수 있는 일 또는 근로활동을 의미하며, 금원출연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도 항소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더불어 300시간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등 반성의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인정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회장은 “사회공헌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공언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항소심이 열린 직후인 2007년 11월 600억원 상당의 기금을 출원해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세웠다. 8400억원 사회공헌기금 조성 약속의 첫 신호탄을 쏜 셈이다. 이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은 현대차정몽구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재계서열 2위 그룹인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재단으로 지금도 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기업과 공익재단’ 시리즈 첫 번째로 현대차 정몽구재단에 대해 취재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07년 8400억원의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언한다고 공언했고, 곧바로 6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선출연해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현^현대차정몽구재단)을 설립했다. 이후에도 정 회장은 주식을 출연해 지난해 말 까지 총 8500억원 가량의 개인 재산을 내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큰 헌납’이라는 평판과는 다르게 공익사업 규모가 미진해 ‘허울뿐인 환원’이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8500억 사회 환원의 첨병 ‘현대차정몽구재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8년 6월에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300시간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 사건은 일단락됐다.
 
당시 정 회장이 사실상 무죄에 가까운 판결을 받게 된 데는 앞서 항소심에서 공언했던 ‘8400억원의 사회기금 조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재판부도 파기환송심에서 “정 회장이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등 반성의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인정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 회장은 항소심에서 ‘사회기금 조성’을 공언했고, 같은 해 11월 약 6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출연해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재단 설립에 이처럼 발 빠른 행보를 보였던 데는 항소심 판결 직후 ‘재벌 봐주기’라는 여론의 비난을 대비코자 한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 정몽구 회장은 재단 설립을 위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을 두차례 출연했다. <사진=뉴시스>
정 회장의 사회환원활동 공언의 첨병 역할을 맡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이하·해비치재단)은 이렇게 설립됐다. 설립 후 이듬해인 2008년 정 회장은 약 3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더 출연했다. 정몽구 회장이 초기 재단 설립을 위해 2차례 출연한 주식은 모두 현대글로비스 주식이다.
 
약 900억원 가량의 주식으로 초기 기반을 다진 해비치재단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해비치재단이 설립 초기 진행한 사업으로는 교통사고 피해가정 지원, 예술전공 고등학생 교육 지원 등이 있다.
 
해비치재단은 계속 사업범위를 넓혀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 외에 △소년소녀 가장 지원 △천안함 유자녀 교육 지원 △기초과학 전공 대학생 및 다문화가족 교육 지원 △연평도 포격피해 가정 학생 예술심리치료 개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지원 사업 △농산어촌 초등학생 교육지원 산업 △의료소외층 공공보건의료 사업 △저소득층 대상 장학금 지원 사업인 온드림교실 운영 등 인재양성·사회복지·문화예술·기획사업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해비치재단은 2011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현대차정몽구재단’으로 재단 명칭을 변경했다. 이듬해 1월 1일에는 유영학 이사장이 취임했다. 지난 1979년 제22회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인 유 이사장은 1997년 대통령비서실 근무, 2001년 주미 대사관 참사관, 2008년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거쳐 정몽구재단에 발을 딛어 오늘에 이르게 됐다.
 
7차례에 걸친 주식 출연, 재단 자산총액 9434억원 달해
 
정몽구 회장은 재단 설립 초 900억원의 글로비스 주식 외에 2009년 약 600억원 가량의 글로비스 주식을 한 차례 더 출연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정몽구 회장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정 회장이 출연한 주식의 가치는 1500억원 가량으로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당초 공언한 840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0년에는 정 회장이 매 년 이어오던 주식 출연을 한시적으로 멈춰 일각에서는 “사회적 비난이 사그라들면서 약속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이야기들까지 나돌았다.
 
그러던 중 정 회장은 2011년 그동안의 주식 출연과는 달리 막대한 규모의 주식을 재단에 출연했다. 정 회장이 기존에 보유했던 글로비스 주식을 8월(131만5790주)과 10월(115만7407주) 2차례에 걸쳐 출연한 것이다. 당시 출연한 주식의 장부가액은 총 5000억원 가량이며, 재단은 이 중 131만5000주를 매각해 2110억원을 얻었다.
 
 ▲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재단이 정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한 이유는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특정회사 지분의 5%(성실공익법인은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출연 받을 경우 증여세가 과세된다. 이 때문에 면세 한도인 10%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계법인 관계자는 전했다.
 
정몽구재단은 2011년 말 기준 글로비스 주식 167만1018주(4.46%)만을 보유했고, 이들 보유 주식의 가치는 약 3208억원이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매각한 주식대금은 전부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한 HMC투자증권에 맡긴 상태로, 이를 통해 매년 수익금을 받아 재단 사업비로 사용 중이다.
 
 ▲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 정 회장은 지난해 기존에 보유했던 현대차 그룹 계열사 이노션의 지분을 전부 재단에 출연했는데, 이 또한 글로비스와 유사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이노션의 주식 18만주(10%씩)을 출연했다. 재단은 그 중 먼저 출연한 주식 18만주를 두 번째 출연 직전에 매각해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확보된 현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HMC투자증권에 투자일임 형태로 맡겼다.
 
일련의 과정을 정리해 보면 정몽구 회장은 2007년 재단 설립 후 7차례에 걸쳐 총 8500억원 가치의 주식을 출연했다. 이 중 재단은 일부 주식을 매각해 매각 대금 약 3100억원을 HMC투자증권에 맡겼다. 그런데 금융 자산 액수는 소폭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약 4300~4400억 원인 것으로 재단 관계자를 통해 확인됐다. 더불어 기존에 보유한 글로비스 및 이노션 주식 등을 더한 재단의 총 자산가액은 94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수익보다 적게 쓰면서 우호지분 아니냐” 논란
 
 ▲ 정몽구 재단은 정 회장이 출연한 주식을 기반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이용해 다양한 사회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은 지난해를 제외한 앞서 2년 동안 수익 보다 적은 금액을 목적사업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정몽구재단은 정 회장이 출연한 주식을 기반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이용해 다양한 사회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재단 특성 상 꾸준히 발생되는 수익금 내에서 사회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의 최근 3년간 사업 수입 현황(기부 등 주식 출연 제외)을 살펴 보면 △2011년 이자수익 약 64억원, 펀드랩분배금수익(투자일임) 약 22억원, 배당금수익 약 4억원 △2012년 이자수익 약 62억원, 펀드랩분배금수익 약 122억원, 배당금수익 약 25억원 △2013년 이자수익 약 18억원, 펀드랩분배금수익 약 124억원, 배당금수익 약 25억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총 수익은 2011년 약 90억원, 2012년 약 209억원, 2013년 약 167억원 등 총 4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그런데 꾸준히 발생되는 수익금 위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정몽구 재단은 지난해를 제외한 앞서 2년 동안은 수익 보다 적은 금액을 목적사업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사업비는 재단이 사회사업에 사용한 금액을 말한다. 재단의 최근 3년간 고유목적사업비 지출 현황을 보면 △2011년 약 71억원 △2012년 약 156억원 △2013년 약 395억원 등이었다.
 
 ▲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더불어 재단의 자산총액(지난해 말 기준 약 9434억원)이 정 회장이 최초 출연한 총 8500억원 가량의 주식 가치에 비해 높은 점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시민 단체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공언한 사회 환원 활동의 첨병 역할을 맡은 정몽구재단이 ‘사상 최대’, ‘뚝심 기부’ 등의 수식어와 달리 실상은 환원 규모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를 제외하곤 오히려 번 것보다 덜 썼다”며 “특히 당초 투자금에 비해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증가한 점은 ‘허울뿐인 환원’이라는 논란마저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물론 공익재단의 재산과 정몽구 회장의 개인 재산을 동일하게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정 회장이 출연한 주식과 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모두 재단과 현대차그룹 계열의 투자 회사인 HMC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호지분(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7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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