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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역대 가장 조용한 선거전으로 치러지면서 유권자의 결정이 막판 갈림길에 섰다. 특히 두터운 부동층이 '밴드왜건(대세론) 효과'와 '언더독(동정론) 효과' 중 어디로 흘러갈지 초미의 관심이다. 여론조사 '블랙아웃'(공표금지 기간) 직전까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합지역이 5~6곳이나 되면서 '깜깜이 선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조용한 선거전이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다. 글로벌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30일 "완전한 밴드왜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지 대표는 "2등 후보는 1등을 쫓아가야 하고 늘 이슈 파이팅을 해야 하는데 세월호 참사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야로 보면 여당에 불리하고 야당에 유리하다. 따라서 '2등인 여당 후보'가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후보가 유리하고 대세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여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언더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정치컨설팅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여권에서는 정당 지지도만큼 후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며 "앞서고 있는 야권 후보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오를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눈물을 흘리고,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보수층의 동정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밴드왜건 효과가 힘을 발휘한 최근 사례는 2012년 대선이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 문재인 후보를 여론조사 내내 앞섰고, 실제 개표 결과는 마지막 여론조사보다 격차가 더 컸다. 반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야권 지지층에서 언더독 바람이 불면서 여론조사의 여당 대세론이 대거 뒤집혔다.

밴드왜건이나 언더독 효과가 제한적이고 특정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선거전이 과열돼야 나타날 수 있는데 이번 선거는 너무 조용했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러 지역에서 부동층이 많고 균형적 판세가 이뤄지는 것도 두 현상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구·경북·전북·전남 등 지역적 특성이 강한 곳은 언더독인 현재 판세와는 달리 개표 결과로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블랙아웃 이후 여론 추이도 관심사다. 특히 이번에는 대다수 언론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주요 정치 현안인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가 반영되지 않았다. '안대희 효과'의 파장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일단 세월호 참사 여파로 주춤하던 정부·여당이 반전 카드로 내세운 안 후보자마저 낙마하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는 의견이 다수다. 반면 야권이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 사라진 데다 공세의 수위 조절을 못할 경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 본부장은 "사퇴 그 자체가 정부·여당에 유리할 수 없다"면서도 "야권이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경우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언더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키는 대세론과 동정론을 오가는 부동층이 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선거전 막바지가 되면서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여전히 20%대의 부동층은 존재한다.

Key Word-밴드왜건·언더독 효과

●밴드왜건(bandwagon) 효과='서커스 행렬의 선두에 선 악대차'를 뜻함. 선거 캠페인에서 악대차를 올라타듯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

●언더독(underdog) 효과=개싸움에서 밑에 깔린 개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경쟁에서 뒤지는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

임성수 권지혜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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