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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이 아버지를 살리고 싶습니다

민중의 소리 강경훈 기자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2학년 故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광화문에서 37일째 단식 중입니다. 아버님의 건강은 현재 급격히 악화된 듯합니다. 이틀 사이에 무려 10킬로나 빠졌다고 합니다. 아버님을 진료한 의사도 이제는 더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전 아버님과의 인연이 다른 사람들보다 꽤 긴 편입니다. 단식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지냈거든요. 

제가 처음 유민이 아버지를 뵀던 건 세월호 사고가 난 직후 진도체육관에서였습니다. 그때 저를 비롯한 기자들이 실종자 가족(당시)들을 취재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전원 구조’ 오보 이후 쌓이기 시작한 언론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컸기 때문이죠. 피해 당사자들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정확히는 모르더라도, 얼마나 참담하고 분노스러울지 이해가 됐기에 가족들에게 다가가기가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닷새쯤 지났을까요. 제가 팽목항에서 진도체육관으로 옮겼을 당시 가족들이 모여 있던 진도체육관 한 켠에는 자식을 잃은 아픔을 함께 나누며 친해진 아버님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천막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언론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전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의 그당시 모습과, 그분들이 하는 말을 보도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그 천막으로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입니다.” 

그분들에게는 ‘기레기’로만 들렸을 ‘기자’라는 말을 꺼내기가 왠지 부끄럽더군요. 그래도 신분을 속일 순 없었기에 기자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기자? 제대로 써주지도 않잖아.” 

“우린 기자들이랑 이야기 안 해!” 

몇몇 아버님들이 이런 말을 하며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민중의소리는 있는 그대로 써줘. 괜찮아.” 

주눅들어있던 저에게 누군가가 용기를 주는 말을 하셨습니다. 영화배우같이 잘 생긴 한 아버님이었는데, 그분이 바로 유민이 아버지였어요. 전 그 말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그 천막에 계시던 다른 아버지, 형님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취재가 다소 수월해졌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체육관 정문 앞을 서성이고 있는데 유민이 아버지가 웃으면서 저한테 다가오시더군요. 다른 아버님이 저한테 “축하해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영문을 몰라했더니 유민이 아버지가 “내 딸 보고 왔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죽은 딸을 찾았다는데 다들 웃으셨습니다.그땐 자식을 찾으면 축하해주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저도 웃으며 축하인사를 건넸죠. 정말 잘 됐다고, 몸 상한 데는 없었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유민 아버지는 소주를 한잔 마셨다며, 저를 다른 곳으로 끌고 가시더니,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왜냐고 물었더니 유민이 시신이 너무 깨끗하다고, 바닷물에 잠겨 죽은 게 아니라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질식해서 죽은 것 같다며 부검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떻게 죽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부검을 해야 궁금증이 풀릴 것 같은데, 차마 죽은 딸의 몸에 칼을 댈 수 없다며 괴로워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착한 딸이었는데,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게 갔다며, 갈 때까지도 착한 딸이라며 스스로 위로를 하셨습니다. 

그때 유민 아버지의 괴로워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딸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부검을 차마 결정하지 못했던 그 아버지는 이제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만들어 그 궁금증을 풀려고 합니다. 아무리 말해도 정치권이 끄떡없으니 급기야 곡기를 끊으셨습니다. 단식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 다 똑같을 겁니다. 단식은 투쟁하는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목숨을 건 것이기 때문입니다. 곡기를 끊은 지 한달이 훨씬 지난 지금도 유민 아버지는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광화문에서 죽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하지만 몸은 썩어문드러졌겠죠. 정말이지 당장 쓰러진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치권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건지,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그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말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왜 우리가 뽑은 정치인들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그들을 원망해야 하는 겁니까? 

분명한 건, 지금까지 해왔던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으로는 아무런 진상도 규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족들의 요구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번 가족들의 요구가 반드시 관철돼 유민 아버지가 살아야 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선례로 남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희생자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으며, 유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차디찬 바다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유민이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씨 만큼은 살리고 싶습니다. 
  • ?
    비비안리 2014.08.20 09:45
    맞습니다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현실이 악몽같습니다, 자식이 죽었는데 이유 는 알아야 되지요 ,그래야 부모도 살지요... 진상규명 이 왜 어려운지? 현정부 는 반듯이 해명이 되어야 신뢰할수 있지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권 은 스스로 자폭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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