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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전맹수 ‘삼성-LG’ 발톱 세운 세탁기 혈전

파손공방-검찰고발, 유치한 진흙탕 싸움 속 긴장…“세계1등 주도권 전초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오래된 공방이 다시 한 번 불붙었다. 이번 공방은 독일에서 LG전자의 조성진 생활가전 사업본부 사장이 삼성 세탁기를 고의적으로 파손했다는 삼성전자 측의 주장에서 촉발됐다. 지난 14일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시내의 가전 매장에서 조성진 사장이 임·직원을 이끌고 나타나 삼성세탁기 ‘크리스털 블루’ 등을 일부러 파손했다. 

이를 CCTV로 확인한 삼성전자 측은 서울지검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전자의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68년 정부가 전자 부문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전자산업에 진출하려하자 LG(당시 금성)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 앙숙 관계의 시작이다. 광고 카피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로 쓸 만큼 당시 금성은 전자 및 가전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실제로 대한민국의 생활 가전 부문을 금성이 완전 장악한 상태였다. 판도가 바뀐 것은 1984년이었다. 1984년 삼성전자가 매출액 1조3516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해 1조2957억원을 달성한 금성을 제치고 전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LG전자를 추월했고, 그 간극은 더욱 벌어져 왔다. 1위를 빼앗긴 LG전자는 절치부심으로 재탈환을 노력했지만 삼성전자에게 밀리는 형국이 돼 왔다. 그동안 삼성과 LG의 공방전은 끊임 없이 지속됐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LG전자는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가전부문에 구원투수를 등판시켰다. 용산공고를 졸업한 조성진 생활가전 사업본부 사장은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유일무이한 고졸 출신 임원이다. 뛰어난 실력으로 고등학생 시절 금성사에 스카웃 된 그는 평생을 LG에서 세탁기를 연구해 ‘세탁기 박사’, ‘세탁기 왕’으로 통한다. 삼성전자에서는 생활가전부문에 윤부근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2012년부터 수장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이들은 2015년 가전 시장 세계 1위를 각각 선언하고 사실상 혈전에 다름 아닌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현재 세계 가전 시장은 2013년 기준 3814억달러(약 395조7787억원)이며 2015년에는 4359억달러(약 452조3334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400조원 시장을 두고 삼성과 LG를 비롯해 월풀, GE, 소니, 하이얼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가전은 전자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베를린 세탁기 사건은 단순한 라이벌 기업의 신경전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배수진을 치고 세계 가전 시장 1위라는 패권싸움에서 글로벌 가전맹수인 1~2위 두 기업의 ‘가전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누가봐도 유치하고 과잉행보를 하고 있는 그 속에 글로벌 주도권 전초전이 깃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사건과 그 배경에 숨겨진 양 사의 가전 전쟁을 스카이데일리가 긴급 분석했다. 

 ▲ 삼성과 LG의 앙숙 관계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전자 부문 육성안을 발표하자 삼성전자가 전자업종에 뛰어들었다. 당시 전자 부문을 선점했던 금성(현재 LG)은 삼성의 진입에 반발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라이벌 관계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베를린 세탁기 파손 사건’으로 재발됐다. 사진은 LG전자가 입주해 있는 여의도의 LG트윈타워(왼쪽)와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는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삼성 세탁기 파손 공방’이 단순한 신경전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계 가전 시장 1·2위를 다투는 두 기업의 ‘삼성 세탁기 파손 공방’이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단순한 신경전이 아니라 두 기업이 세계 가전 1위를 놓고 벌이는 주도권 전쟁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북미시장을 주름잡던 GE가 가전부문을 매각했고 월풀은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최근 시점이 북미·유럽·아시아 등을 통틀어 가전제품 세계 1위에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가전 시장의 1/4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의 한 가운데 독일 베를린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이번 사안이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삼성·LG, ‘베를린 세탁기 사건’ 진실 공방…“쌍방 유치하지만 대회전 전초”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해외 매장에서 자사의 세탁기 제품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LG전자의 조성진 생활가전사업본부 사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LG전자의 조 사장이 임·직원과 함께 유럽 가전전시회인 ‘IFA2014’ 기간 직전인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의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과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해 삼성 세탁기를 고의적으로 파손했다.
 
 ▲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조성진 생활가전 사장 일행이 고의적으로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은 정상적인 세탁기,사진 오른쪽은 파손된 세탁기 일부. <사진=삼성전자>

파손된 제품은 삼성전자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이며 삼성전자는 조 사장 등이 문짝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에 의하면 지난 3일 오전 10시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한 이들이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 주변에 모여서 대화를 나누다 한 사람이 양손으로 세탁기 문짝을 눌러 본체와 연결된 부위를 파손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일행 중 한 명이 조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두 시간 후 유로파센터 매장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 이를 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이 파손한 세탁기 값을 변상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독일에서 이 사안을 확대시키지 않았다”며 “제품을 파손한 사람이 LG전자 사장이며 삼성 세탁기를 고의적으로 파손해 삼성 제품 이미지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 삼성전자·LG전자가 가전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성진(사진 왼쪽) LG전자 생활가전 사장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고졸 출신 대기업 임원이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번 베를린 세탁기 파손 사건 현장에 조 사장이 함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내년을 가전시장 글로벌 1위를 내걸었다. 사진 오른쪽은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사장.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 제품을 파손할 의도가 있었다면 일부러 사장이 현지 매장을 돌겠느냐”며 “해외출장시 경쟁사 제품을 살펴보는 일은 업계에서 통상적인 일이다”고 반박했다.
 
LG전자의 반박에 대해 삼성전자는 “사과는 고사하고 거짓해명을 해서 실망스럽다”며 “한 회사의 사장이 남의 회사 제품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재반박했다.
 
수사를 의뢰받은 서울중앙지검을 이번 사건을 경제사건이 아닌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삼성전자 관계자를 불러 사건 정황 등을 들을 예정이다.
 
삼성전자·LG전자 매출액, 그룹의 절반 이상…가전에 사활 걸려
 
‘베를린 세탁기 공방’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전쟁이 촉발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오랜 앙숙지간인 두 기업이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놓고 주도권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무역 전문가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세계 가전 시장은 투톱이 삼성과 LG로 압축되고 있다”며 “LG는 스마트폰에서 삼성에 뒤쳐져서 가전에서 더욱 분발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조성진 LG HA 사장·윤부근 삼성 CE 사장이 모두 2015년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선언했다”며 “가전을 둘러싼 두 기업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베를린 사건’은 그 서막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 자료: 유로모니터 ⓒ스카이데일리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각 제조사. 기준: 2014년 6월 31일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LG전자의 매출액을 보면 양사 모두 그룹 차원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어 베를린 사건이 단순한 신경전이 아님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총 매출액은 333조8920억원이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매출은 228조6927억원으로 전체의 68.49%를 차지했다. 재계 6위 LG그룹의 총 매출액은 116조4680억원이며, 이 중 LG전자의 매출은 58조1404억원으로 49.91%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상반기 매출은 각각 106조286억원·29조6493조원에 이르렀다. 가전제품을 비교해 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는 50조3315억원, LG전자는 11조798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로만 단순비교하면 수치상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약 3배 가량 높은 편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삼성전자는 CE 부문, LG전자는 HA 부문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의 CE(Consumer Electronics)에는 CTV(컬러TV), 모니터, 프린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의료기기 등이 포함돼 있다. LG전자의 경우 HA(Home Appliance) 부문에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청소기, 정수기 등이 있다. 전체 부문에서 가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삼성이 22.00%, LG가 20.29%로 나타났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각 제조사. 기준: 2014년 6월 31일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처럼 그룹의 주력 전자계열사가 전체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전이 양사 모두 20% 이상에 이르러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가전은 그룹의 미래를 건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세계 가전 시장은 삼성과 LG를 비롯해 월풀, GE, 소니, 하이얼 등이 제품별·지역별로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다. 북미시장에서는 여전히 월풀이 1위를 수성하고 있으나 최근 5% 가량을 삼성과 LG에 빼앗겼고 GE는 가전부문을 아예 매각했다.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 규모는 2013년 3814억달러, 2014년 4071억달러로 나타났다. 앞으로 가전 시장은 2015년 4359억달러, 2016년 468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과 지역별로 각자의 주도권을 행사했다.
 
각 시장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지만 전세계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LG전자가 2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중 유럽 시장은 세계 가전 시장의 1/4을 차지하고 있어 삼성과 LG가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핵심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야말로 삼성과 LG 모두 세계 가전 시장을 주도할 최전선이 바로 유럽 시장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각 제조사. 기준: 2014년 6월 31일 ⓒ스카이데일리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유럽 한 복판에서 벌어진 두 기업의 세탁기 사건은 단순한 신경전이 아니다”며 “세계의 1/4을 차지하기 위한 두 기업이 벌이는 각축전의 시작이다. 앞으로 진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LG측이 실제로 그랬다면 이는 굉장히 유치한 짓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삼성 측이 역시 유치하게 반응하는 것이다”며 “하지만 유럽을 통해 세계 1위의 달성 여부가 달려 있음을 생각하면 LG와 삼성의 이번 세탁기 이슈는 결코 유치한 행보가 아닌 상징적 숙명의 라이벌 싸움 같은 모습이다”고 전했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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