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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목줄에 하염없는 미국무기 수입대국

[진단]수십조 도입 무기체계 ‘한반도용’…핵우산에 통일 후 안보 ‘헛 예산’ 우려


지난 23일 한미 두 국방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2015년 12월1일 예정이었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양국의 합의에 따라 연기됐고 연기시점은 2020년 이후로 점쳐지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시민단체의 반발 역시 예상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시에 군대를 총괄적으로 지휘·통제하는 권한을 말한다.

평시에 군대를 지휘·통제하는 권한은 평시작전통제권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의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부에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쟁을 지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작권이 이양된 시기는 한국전쟁 도중이었다. 1950년 7월17일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유엔사령관에 작전지휘권을 이양했다.

1954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발효되면서 명칭은 작전통제권으로 변경됐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사령관에서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작전권이 이전됐다. 1994년 12월1일 평시작전통제권은 국방부가 환수 받았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기됐다. 한미 양국은 2012년 4월17일 전작권 전환을 합의했다. 하지만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2010년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2015년 12월1일로 연기했다.

지난 23일 양국 국방장관이 전환 연기에 합의하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 전작권 전환은 또다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전환 시점이 연기되면서 미국이 한국에 무기를 많이 팔 기회가 더 생겼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F35 전투기, 글로벌호크 정찰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 총 10조원 가량의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계획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많이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이며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에서 무기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4조원 어치의 무기를 수입했고 이는 한국의 무기수입량의 80%를 차지했다. 이처럼 한국이 미국에 무기를 의존하는 이유는 한미동맹이 비대칭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절대적으로 힘의 우위에 있기에 한국이 미국의 무기체계를 받아들이고 훈련 체계 또한 미국에 맞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왕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것이면 통일 한국을 대비해 수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무기는 그 운용 범위가 한반도의 크기에 적당한 것들이었다. 미래를 생각하면 중국과 일본을 경계할 무기를 지금부터 수입하자는 의견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한미 국방장관이 합의한 전작권 전환 시점 연기와 함께 우리 군의 미군 무기 수입 동향을 살펴봤다. 

 ▲ 한민구 국방장관(사진 왼쪽)이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 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사업이 끝나는 2023년쯤으로 이양 시점을 내다봤다. <사진=뉴시스>

한미 전작권 연기 결정, 국방부 “2023년쯤 전환 예상”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면서 미국에 대한 한국의 무기 수입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북용으로 한정된 우리 군의 무기 체계가 범위를 확대하지 않으면 미국의 핵우산 속 명분에 우리는 수십조의 헛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한-미 두 나라는 2015년 12월1일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 시점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재연기하기로 최종 합의하고 15개 항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 자료: 국방부 등 ⓒ스카이데일리

이날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장관은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속적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으로 한국과 미국은 한국이 제안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전작권 전환 시점에 대해 “한국과 그 동맹이 핵심 군사능력을 갖추고 한반도와 인근 안보 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될 때”로 정했다.
 
또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될 때까지 최소의 필수 인원과 시설을 포함한 한미 연합사령부를 현재의 용산기지에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미 펜타곤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비약적 해석이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우리 군은 방어력 상승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장관은 “2020년대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리 군의 방어력이 향상돼야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한을 정하지 않은 합의라는 점에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 합의라는 것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자료: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스카이데일리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전작권 전환의 목표시점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사업이 끝나는 2023년쯤이다”며 “군사용 정찰위성 배치도 그 때면 완료돼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 시스템 구축에는 약 17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올해 이 부분에 1조1771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매년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을 써야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차기 전투기로 도입될 예정인 미국산 F-35A와 한국형 차기전투기(KF-X) 사업에도 40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총 24조원 규모의 무기도입계획이 의결된 바 있다. FX사업에 7조3418억원, KF-X사업에 8조5000억원, 차기 군위성통신체계 개발에 6500억원, 차기잠수함 사업에 3조원, 이지스함 3척 도입에 4조원대 등이다.
 
전작권 연기가 결정되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작권을 차질 없이 환수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공약이 결국 허언으로 끝났다”며 “이번에는 시점도 받지 않고 무기한 연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군사전문가 “작전범위가 한반도 넘는 첨단 무기 협상 필요”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첨예한 전작권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한국의 무기 수입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우리 군은 오랫동안 미군의 무기 체계에 길들여져 왔다”며 “현대전은 병사보다 첨단 무기에 더 의존하기 때문에 전작권이 연기되면서 한국의 무기 수입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미국산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군사적 패권 장악을 통해 경제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이와 함께 수출을 통한 무기산업도 확대시켜 왔다”며 “유사시 한반도를 방어할 첨단·핵심 무기는 거의 모두 미국산이거나 미국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 자료: 국방부 등 ⓒ스카이데일리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한미 동맹은 한 쪽의 의존도가 높은 비대칭 동맹이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상호 운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군사력 면에서 월등한 미국의 무기체계와 훈련체계에 자신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은 수입 무기의 80%를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09~2013년 5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약 38억2400만달러, 한화 4조원 가량의 무기를 구입했다. 같은 기간 한국 국방부 예산은 △2009년 28조9803억원, △2010년 29조5627억원, △2011년 31조4031억원, △2012년 32조957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향후 F35 전투기 약 7조3000억원,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약 8800억원, 패트리엇 미사일 약 1조4000억원 등 약 9조5800억원 어치의 미국 무기를 수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부품조달 및 운용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십조원의 예산이 미국산 무기체계 운용에 투입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무기 수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38억2500만달러를 수입한 오스트레일리아다. 한국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미국 무기를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이는 나라다. 두 나라간의 수입액은 약 100만달러, 약 1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무기 수입대국인 우리나라는 미국 입장에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대형 고객인 셈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한국이 무기대금으로 지불한 돈은 미국 전체 무기 수익의 약 10%에 해당했다. 이는 영국 3.77%, 일본 3.76%, 대만 3.3%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인데, 수입물량의 80%를 미국에서 사들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 국방부는 F35 전투기 약 7조3000억원,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약 8800억원, 패트리엇 미사일 약 1조4000억원 등 향후 10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양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차기전투기로 40대가 수입될 F-35A 전투기 ⓒ스카이데일리

국방 전문지 P기자는 “전작권 연기의 다른 측면은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 아래서 안보를 보장받으면서 무기를 사주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문제는 이 무기들을 통한 작전수행 범위가 고작 한반도에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남북한이 서로 적대관계지만 통일 한국에서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이 군사적 가장적이 될 수 있다”며 “이왕 미국에서 수입할거면 작전 범위가 넓은 첨단 무기를 수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 관련 단체 관계자도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첨단 무기 수입에 동의했다. 그는 “미국은 남한을 미국 본토로 날아들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역할로 삼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사드 배치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결국 선택해야할 길은 자주 국방이다”며 “하지만 이 길이 너무 멀고 험해 함부로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첨단 기술을 가진 미국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있는 핵심무기를 수입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술이전을 반드시 조건으로 받아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갖추는 것만이 우리가 자주 국방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다. 하지만 정부가 그 역할을 할지는 현재로서 대단히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6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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