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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 뒷전…잠룡들 ‘개헌=권력분점’ 계산 분주

권력분산 줄서기 ‘조기레임덕’ 징후…개헌명분 불구 ‘망국병 정쟁’ 우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론 발언 이후 개헌론이 확산될 기세다. 개헌론은 지난 1990년 당시 집권여당이던 민정당과 야당이던 민주당·공화당이 합당한 이른바 3당 합당 때부터 논의됐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 당시 3당의 지도자들은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내각제 개헌을 삼았다. 


하지만 합당 이후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지 않았다. 개헌은 1997년 대선 당시 다시 제기됐다. 김대중·김종필 후보가 손을 잡으면서 개헌을 내세웠지만 이 역시 결실 없이 끝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개헌을 언급했다. 4년 중임제를 골자로 개헌을 말했지만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개헌론을 내밀었지만 역시 추진되지 못했다. 우리 헌법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1952년 처음 헌법을 개정했고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마지막 개헌이었다. 개헌론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대통령제, 내각제, 국회 양안제 등 다양한 형식이 제안되고 있는데 주된 목적은 ‘권력 분산’에 있다. 대통령은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을 국회가 뽑은 총리와 나누고 국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분리해 권력을 분산시킨다. 집중화된 권력의 폐해를 벗어나 좀 더 선진화되고 안정된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개헌이 이처럼 좋은 의도로만 설명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개헌 실제 모습은 ‘권력의 나눠먹기’라는 맹점이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여·야 모두 마땅한 대통령 감이 없어 대권 주자들이 적당히 권력을 서로 나누자는 의도도 개헌의 분명한 이면이다”고 적시했다. 또 그는 “그런 관점에서 김무성의 발언과 국회의원들의 개헌 찬성 표명을 보면 여·야 의원들이 미래를 대비해 개헌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이미 잠룡별로 줄서기가 시작된 느낌도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을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대통령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집권 여당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개헌론은 오히려 수면 위로 더 떠올랐다. 이미 국회에서는 개헌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에는 여야 155명이 참여했다.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국회의원 중 231명은 개헌에 찬성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개헌논의가 본격화되면 잠룡별로 ‘소권력 이너써클’들이 생기면서 정치권이 큰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청와대가 개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의(民意)만 반영된다면 군사정권의 내음이 아직도 남아있는 현행 헌법의 개정은 실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의라는 알맹이는 빠진 채 ‘권력의 사분오열’ 가능성이다. 이는 훗날 권력 싸움판과 극한 정쟁의 소용돌이를 일으켜 구한말과 같은 상황의 망국병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로 촉발된 개헌논의들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 이른바 ‘권력이동’을 중심으로 개헌론을 진단해 봤다. 


 ▲ 국회를 중심으로 개헌론이 제기되고 있다.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에는 여야 의원 155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회의원 231명이 개헌에 찬성했다. 여권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김태호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이재오 의원 등이 개헌에 적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 문희상 비대위원장, 정세균 비대위원, 박지원 의원 등이 개헌에 찬성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론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김무성 대표는 발언 이후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한 발 물러났지만 개헌론은 이미 수면 위로 급부상한 상태다.
 
레임덕 현상을 조기에 불러들일 수 있는 개헌에 대해 청와대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헌론은 대세이며 청와대도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감수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반대하는 개헌론 급부상…“청와대 권력 누수 감수해야”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지고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김무성 대표는 “개헌론이 시작되면 경제활성화에 방해받는다는 말은 맞다”며 “하지만 차기 대선이 가까워지면 개헌은 안 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 자료: 국회 ⓒ스카이데일리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지난 6일 박 대통령은 “개헌은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며 개헌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개헌 발언에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친박 인사들은 김 대표의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대표는 17일 오전 “개헌 발언은 내 불찰이다.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다.
 
김무성 대표가 한 발 물러났지만 개헌론은 확산될 전망이다.
 
국회 여·야 지도부는 대부분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김태호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이재오 의원 등은 개헌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우윤근 원내대표, 문희상 비대위원장, 정세균 비대위원, 박지원 의원 등이 개헌에 찬성했다.
 
 ▲ 자료: 국회 ⓒ스카이데일리

국회의원들 중 상당수가 개헌에 긍정적이었다. 최근 한 방송사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49명 중 231명이 개헌에 찬성했다.
 
국회에는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도 생겼다. 이 모임에는 새누리당 58명, 새정치민주연합 95명, 정의당 2명 등 국회의원 정원 과반수인 155명이 참여하고 있다.
 
개헌에 대해 대통령은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 중 77% 의원들은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블랙홀 발언이 맞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개헌이 되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개헌이 되면 대선주자나 총리 후보자들에 대한 정치권과 재계의 과도한 줄대기가 대통령 임기 중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권 말기에 발생하는 레임덕 현상이 임기 중간에 발생하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큰 차질이 생긴다”며 “대통령은 임기 중 벌어질 레임덕 현상과 과도한 줄대기를 의식해 개헌을 블랙홀이라고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헌 반대는 대통령 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친박 인사들은 김무성의 개헌론과 선을 그었다. 여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 위원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역시 부정적인 견해를 내보였다.
 
 ▲ 자료: 대한민국 헌법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청와대가 레임덕 현상을 조기에 겪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개헌을 받아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정치학 교수는 “개헌 논의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1990년 3당 합당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노무현·이명박 등 전 대통령들이 개헌을 거론했지만 정치적 의도라는 비난을 받으며 개헌론은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단임제와 소선거제 등은 권력의 집중현상을 야기해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며 “이를 개정하는 데 초점을 둔 개헌론은 지금 세대가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권력 누수 현상을 반길 권력자가 누가 있겠느냐. 박 대통령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다”며 “하지만 미래를 위해 용단을 내린다면 훗날 박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개헌론, 대통령 중임·국회양원·이원집정부 등 다양하게 거론
 
개헌의 내용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대통령 6년 단임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국회 양원제 등이 나온다.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국회 양원제는 국회 헌법개정 자문위원회가 국회에 보고한 내용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은 통일·외교·안보 등을 담당하고 국회가 선출하는 국무총리는 행정부를 담당토록 하는 방안이다. 대통령이 중장기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임기는 1년 더 연장했다.
 
자문위는 양원제도 제시했다. 상원의원은 임기 6년으로 지역의 대선거구에서 선출하고 정원은 100명 이하로 제한했다. 하원의원은 임기 4년으로 정원은 200명 이상으로 하고 비례대표가 50%가 되도록 했다. 하원에게는 국무총리 선출·불신임 권한이 부여되고 국회해산의 대상은 하원에만 국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미 박 대통령은 개헌을 블랙홀에 비유하며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김 대표의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다. 

대통령 4년 연임제는 예전부터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단임제는 독재 정치를 막는 효과가 있지만 대통령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중임제는 4년간의 활동에 대해 국민이 중간 선거를 통해 평가를 할 수 있다. 재선되면 대통령은 과거 정책을 연속성있게 지속할 수 있다.
 
김무성 대표가 발언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일종이다. 이원집정부제에서 대통령은 조약체결·국방통수권·국회해산·계엄선포·긴급명령 등의 권한을 갖는다. 총리는 행정부 통할·법률안 제출권·예산편성권·행정입법권 등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고 총리는 의회의 다수당 대표가 맡는다.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누게 돼 연립정부도 가능한 제도이다. 이 제도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핀란드, 아일랜드 등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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