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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도 불탔다…‘강남 극빈촌’ 12번째 잿더미

구룡마을, 서울시-강남구 옥신각신 사이 불…망연자실 “우리도 국민·시민·구민” 절규


지난 9일 오후 2시 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은 마을 7B지역에서 시작됐으며 인근 8지구로 번지며 커졌다. 이 사고로 인해 주민 주모씨(71)가 사망했고 무허가 주택 14개 동 42세대가 피해를 입었다. 강남구청, 소방당국, 경찰 등은 헬기 5대와 소방차 50여대 등 장비 69대와 인력 409명을 투입해 화재진압에 나섰고 진화 작업은 1시간 40분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현재 화재로 집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 136명이 인근 개포중학교의 대피소로 옮겨 임시적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강남의 노른자위 개발 지구라 불리는 강남구의 극빈촌 구룡마을은 그간 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어왔다. 서울시는 토지의 일부를 토지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토지를 제공하는 환지 방식을 주장했다. 

반면 강남구는 개발할 땅을 모두 수용하고 난 후 토지주에 돈으로 보상하는 수용·사용하는 100% 수용방식을 주장했다. 두 지자체는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하며 갈등을 보여왔고 갈등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시와 구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시는 지난 8월4일 구룡마을의 도시개발구역 해제를 고시했고 이로 인해 구룡마을 개발계획은 전면 무효화됐다. 구룡마을은 무허가 건물이 밀집해 있어 다른 지역보다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최근 5년간 화재사고 11건이나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개발계획이 무산된 이후 발생한 사고여서 구룡마을 주민들이 심적 허탈감은 더욱 컸다. 스카이데일리가 화재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불길은 거셌지만 번지는 속도가 빠르진 않았다”며 “소방차가 방수하는데 상당 시간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소방헬기는 불타는 지점이 아니라 인근 대모산 근처에 오히려 물을 뿌렸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9일 발생한 구룡마을 화재현장을 찾아 처참한 현장 모습을 취재하고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봤다. 


 ▲ 지난 9일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일어나면서 주민 1명이 사망하고 13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0일 오전 스카이데일리가 구룡마을을 찾았을 때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아 화재가 난 것처럼 모든 것이 불에 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스카이데일리

10일 오전 스카이데일리가 구룡마을을 찾을 때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화재 현장을 감식하는 경찰, 소방관과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을 향한 주민들의 애타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강남경찰서 소속 의무경찰들이 감식을 위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통제에 나서자 주민들은 “불탄 판자촌의 처참한 모습을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이 외신에 소개해야한다”며 “우리도 강남구민이고 서울시민인데 강남스타일과 구룡스타일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발화당시 현장 인근에서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언론에서 고물상을 발화 장소로 지목한 것은 오보다”며 “화장실에서 시작된 불이 옆집으로 옮겨 붙고 옆집의 기름보일러가 타기 시작하면서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구룡마을 안에 있던 ‘엠마누엘 순복음교회’는 완전히 전소됐다. 교회의 이병주 목사는 “당시 교회에서 교인들과 함께 오후예배를 들이던 중 화재 사실을 알게 됐다”며 “불길이 거세지도 않았고 빠르지도 않아 우선 주민들을 대피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교인들과 함께 주민들을 마을 바깥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 구룡마을 화재의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경찰 감식반이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어 이 목사는 “처음부터 교회까지 불이 옮겨 붙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소방차들이 속속 도착하는 바람에 금방 진화 될 줄만 알았지 이렇게 교회가 다 타버릴 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 목사를 비롯해 교회에서 예배를 보던 주민들 모두 신속하게 대피했으나 책 한권 건질 새 없이 대피했던 이 목사의 딸은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대피소 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민들에 의하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화재 사실을 다른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함께 대피했다.
 
인근 7지구에 사는 주민 박모씨는 “교회에 있다가 화재사실을 알고 대피소로 피했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의 주민들은 가가호호 사람이 있는 곳들을 방문해 같이 대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박씨는 “구룡마을 주민들 대다수가 혼자 사는 노인들이다”면서 “한번 불이 붙으면 이웃집으로 옮겨 붙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연탄 때기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화재발생 당시 대피했다는 한 주민은 “(사망자 주모씨가) 평소 몸이 불편하고 혼자 살던 노인인데 아마 최초 화재현장과 가까워 나오기 더 힘들었을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구룡주민, “피해 최소화할 수 있었다”…현장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
 
화재현장 인근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경찰의 폴리스라인에 몰려서서 경찰과 소방당국을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화재현장에서 불과 10m 거리에 사는 한 주민은 “소방헬기도 다 쇼 같았다”며 “마을은 불타고 있는데 소방헬기는 마을 옆 대모산 자락만 적시고 있었다”며 “정작 화재가 난 마을 위로 뿌려진 물은 얼마 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주민은 “소방차들이 도착해서 한참 동안 물을 쏟아내지 못했다”며 “소화전이 멀리 있어 연결하는데 시간이 걸렸다지만 불을 끄기 위해 오는 소방차에 물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조사관들을 향해 따져 묻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목격자들과 피해주민들은 입을 모아 “불길은 거셌지만 번지는 속도가 빠르진 않았다”며 “방수되는데 상당 시간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 구룡마을 목격자들에 의하면 이곳에서 불이 크게 번졌다. ⓒ스카이데일리 

화재직후 피해를 입은 63세대 136명의 주민들은 개포중학교 강당과 구룡마을 자치회관에 분산 수용됐다.
 
사고소식이 알려지자 대한적십자사, 재해구호협회, 푸드마켓, 강남구자원봉사센터 등 구호단체들이 이곳 구룡마을에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응급구호세트·이불·생필품·생수·라면·빵 등 구호물자 수송은 물론 자원봉사자 파견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 지난 9일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명이 사망했다.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보면 부의 상징 타워팰리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강남의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대다수가 대피소 대신 현장에 나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치회관과 개포중학교 강당 모두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자리를 지켰고 대다수는 현장에 나가 잿더미로 변해버린 자신의 집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었다.
 
강남구자원봉사센터 손지현 팀장은 “부족한 시간 속에서 각계각층의 지원협조로 현재 1일 3식 식사공급과 물자 수송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며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인데 대다수의 주민들이 식사도 거른 채 현장에 있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강남구 옥신각신 해묵은 갈등…개발 무산된 후 화마 덮쳐
 
화재를 겪은 구룡마을의 역사는 지난 1980년대말 서울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지금의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567-2번지 일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 자료: 강남구청 등 ⓒ스카이데일리

2000년대 중반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에 대한 개발이 논의되면서 관할구청인 강남구는 지난 2005년과 2008년 등 네 차례에 걸쳐 민영개발안을 서울시에 올렸다. 하지만 시는 구의 의견을 번번이 반려했고 그러다 2011년 시는 구룡마을 정비계획안을 발표했다.
 
공공개발이냐 민간개발이냐를 두고 서울시와 거주민간의 갈등이 불거지다 2012년 시는 제 12차 도시계획의원회를 열고 공공개발로 가닥을 잡고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가결했다.
 
 ▲ 자료: 서울시청, 강남구청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내놓은 방식은 수용 및 환지 방식을 혼용한 개발방식이었다. 환지 방식이란 토지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토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강남구가 서울시의 환지 방식에 반기를 들고 나오며 구룡마을을 둘러싼 시와 구의 갈등이 점화됐다. 강남구청은 연달아 반대성명을 냈고 여당 의원 일부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의 개발방식에 특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자료: 서울시청, 강남구청 ⓒ스카이데일리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감정싸움으로도 번졌다. 두 지자체 장들은 각각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대방을 비꼬거나 서로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룡마을의 개발이 두 지자체 간의 다툼으로 비화되자 지난해 두 지자체는 자신들의 투명성을 증명하기 위해 감사원에 자신들을 감사해달라는 이른바 ‘셀프감사’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두 지자체를 감사한 감사원은 지난 6월 어느 편도 들지 않았고 다만 “양측이 합의하라”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감사원 감사에도 두 지자체의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았고 급기야 서울시가 지난 8월 구룡마을 개발지역 지정을 해제하기에 이른다.
 
지정 해제 이후 지난 9일 구룡마을에 화재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한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구룡마을의 무허가 주택 대부분은 비닐과 목재 등 불에 쉽게 타는 자재로 지어졌고 전선이 얽혀 있어 평상시에도 화재 위험이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구룡마을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화재사고만 12건이 발생했다. 그래서 소방 전문가들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곳에서 화재는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지난 9일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섰다. 강남구청, 소방당국, 경찰 등은 헬기 5대와 소방차 50여대 등 장비 69대와 인력 409명을 투입했다. 불은 진화 작업 1시간 40분만에 마무리됐다. <사진=뉴시스>

전직 소방관 출신의 한 소방 전문가는 “구룡마을에서는 겨울이 무섭다. 주민 대부분이 전기장판, 연탄불 등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데 이들 중 누구 하나가 조그만 실수를 해도 불이 번지는 곳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전까지 주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소방시설 추가, 주민교육 등이 급선무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룡마을은 면적 28만6929㎡(약 8만6796평)에 약 2000여명·1000가구가 밀집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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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제자 2014.11.13 17:38
    개인적으로는 강남구의 접근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대신 시는 임대아파트에 구룡마을 주민을 공사가 끝나는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입주시키고 개발이 완료되면 10년이상 거주자 중 경제적으로 입주능력이 되는 자에게는 우선 입주권을 부여하고(*이 경우 5년간 전매제한 조건부여) 나머지 세대에 대하여는 12평이하 규모의(방2칸) 임대아파트에 입주토록 기회부여 . .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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