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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이적 선언 ‘방산비리’ 청와대 역조준 했나

전·현직 권력실세 몸통 정조준 분분…대통령 역부메랑 감수한 합수단 해석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내년도 예산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에 통과한 내년도 예산은 총 375조4000억원이다. 국가 채무가 많은 상황에서도 2014년 예산 대비 19조6000억원(5.5%)이 증액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3조6000억원이 감액되고, 3조원이 증액돼 최종 6000억원이 삭감됐다. 이중 증액된 주요 예산은 누리과정 확대와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복지성 예산이며 감액된 주요 예산은 4대강 사업과 해외 자원 개발, 군 방위력 개선 사업 등 이른바 ‘사자방’이라고 불리는 예산들이다. 

감액된 세부 예산항목은 국가하천 유지보수 예산 250억원, 유전 개발 사업출자 예산 580억원, 한국광물자원공사 출자 예산 338억원, KF-16 전투기성능개량 630억원, 아파치헬기 사업 600억원 등이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 사업의 실패와 통영함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방산 비리 등이 이번 예산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자방 예산의 감액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야당인 새정연이 MB정부의 과오를 심판 차원에서 사자방 예산을 깎겠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이다. 2일 열린 정기국회에서도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사자방 비리는 파도파도 끝이 없다”며 정기국회 내 ‘사자방 국정조사 계획안’ 의결을 주장해 사자방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근혜 정권은 사자방 비리 중에서 우선 방산비리에 대해서는 사상 최대규모의 매머드급 합동수사단을 꾸려 여차하면 ‘권력의 심부’까지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방산비리의 특성상 권력의 심부를 몸통수사의 핵심으로 보았다면 그것은 곧 청와대라는 점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 스스로 청와대 권력을 역조준한 회심의 수”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방산비리 수사를 통해 통해 현 측근권력을 통제하고 전 정권 실세들까지 견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제기되면서 ‘합수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작정하고 뽑은 칼이다’는 말들이 분분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검이 아닌 합수단이 과연 현 정권 실세들이나 지난 정권의 실세까지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복수의 군사평가들은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측근권력의 숙청까지 감수하고 그 영향이 대통령 스스로를 향하는 칼이 되는 것까지 또한 감수하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 스스로 권력 배수진을 친 이 같은 결단이 선 것이라면 합수단에 강력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럴 경우에만(청와대 역조준) 방산비리의 근본 척결이 가능하다”고 평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통영함 비리 등을 통해 방산비리의 구조를 알아보고 군사전문가 등에게 방산 비리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해법 등을 들어봤다. 

 ▲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정기국회에서 “사자방 비리는 파도파도 끝이 없다”며 정기국회 내 ‘사자방 국정조사 계획안’을 의결할 것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역시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집행과정의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다”고 규정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일관성 없는 국방 예산, 일정한 기준도 없이 ‘늘였다가 줄였다가’
 
2015년도 국방예산은 37조4560억원이다. 이는 2014년 대비 4.9% 증가한 규모다. 국방비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예산위에서 사자방 예산으로 지목돼 예산이 삭감된 사업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이 KF-16 전투기성능개량과 아파치헬기 사업(일부), 차기 군위성통신 체계 연구개발 사업 등이다. 이중 아파치 헬기 사업은 박근혜 정부 첫 대형 무기 구매 사업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은 사업이었다.
 
초기에는 헬기 구입비 1조8000억원은 지나친 예산 낭비라는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정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아파치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군사전문가 전원책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의 아파치 헬기 도입은 우리 국군 전력상 꼭 필요한 일인데, 저렴한 가격에 잘 구입했다고 평가했다. 전 변호사는 “북한이 주요 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과 군 지휘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한 방사포(다연장 로켓)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맞서기 위해서는 ‘전차 킬러’라는 별명을 지닌 아파치 헬기의 도입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삭감된 아파치 헬기 사업비 600억은 사업 철회가 아니라 일부 삭감이다. 방산 비리에 대한 일종의 징벌적 성격이라는 의견이 있다. 국회에서 아파치 헬기의 예산을 깎을 때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에서 아파치 판매 가격 내려줄 것을 기대하면서 깎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이상 올해 깎인 예산은 다음 해에 반영될 것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예산안을 깎은 것이다.
 

 ▲ 전차 킬러라고 불리는 아파치 헬기는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 전차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전투형 헬리곱터이다. 정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스카이데일리

한 군사평론가는 “자주 국방에 관한 예산이 구체적 대안 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예산 삭감을 당했다”며, “방산 비리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예산 삭감이 아니라 사전에 비리를 막고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영함 촉발된 방산비리, 대통령의 이적행위 규정 후 사상 최대규모 ‘합수단’
 
대표적인 방산 비리 사건인 통영함 납품 비리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해군이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투입하지 못하면서 세상에 사실이 알려졌다. 핵심 장비인 선체고정 음파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투입하지 못한 이유였는데, 문제는 이 탐지기의 가격이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2억원이면 살 수 있는 장비를 무려 20배 이상 많은 41억원에 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가 부풀리기 수법, 서류 위변조 수법, 불량 장비 납품 등 방산 비리의 대표적인 유형이 결합된 사건이었다.
 
 
 ▲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출범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준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은 원가 부풀리기 수법, 서류 위변조 수법, 불량 장비 납품 등 방산 비리의 대표적인 유형들이 결합된 사건이었다. 사진은 방산비리의 상징으로 떠오른 차기수상함 구조함(ATS-Ⅱ)인 ‘통영함’(3500t급)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 정박(맨 오른쪽) 중인 모습 [뉴시스]

이 사건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집행과정의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서 그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천명하기까지 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출범했다. 지난 1993년 ‘율곡사업’ 비리 수사 이후 최대 규모로 검찰, 국방부, 경찰, 국세청,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 7개 기관 인력 105명의 인력이 합수단에 합류했다.
 
율곡사업은 군무기, 장비의 현대화 작업을 통칭하는 암호명이었다. 1974년 시작해 1993년 감사원 특별감사를 하기 전까지 미사일, 전투기 등의 도입 및 개발에 총 32조원을 투입한 사업으로 사업진행 과정에서 다수의 비리혐의가 포착돼 특검이 실시됐다.
 
전직 국방부장관 등 고위관계자 6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현역 장성 8명을 포함한 53명에 대해 징계 또는 인사조치를 요구하며 수사는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무기 도입 비리의 뿌리까지는 뽑지 못했지만 몸통을 정조준 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불피요한 수요도 만들 만큼 조직적 기획로비10조원 성사시 1천억 수수료
 
전직 장성 출신인 한 군사평론가는 “무기를 포함한 군수물자 거래 과정은 다른 분야보다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불법이 자행될 여지가 많다”며 “군수물자는 수요 예측과정에서 무기의 요구 수준과 수량을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부터 이미 로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피아들은 현역 장교들에게 회유와 압력을 통해 불필요한 수요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다”며 불법로비가 얼마나 고착화되고 견고한지를 강조했다.
 
 ▲ 국방부는 F35 전투기 약 7조3000억원,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약 8800억원, 패트리엇 미사일 약 1조4000억원 등 향후 10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양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차기전투기로 40대가 수입될 F-35A 전투기.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수요 예측이 끝나면 무기 후보군을 선정해 군수업체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성능을 심사한 뒤 계약조건을 조율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합법적이거나 불법적인 로비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무기 거래에 많은 로비스트들이 목숨을 거는 이유는 무기 계약 성사시 거래금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게 군사평론가들의 설명이다. 복수의 군사평론가들과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난 로비스트들의 중개수수료는 통상 1~3% 수준이다. 10조원 전투기 거래 계약을 성사시키고 1%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이들이 가져가는 중개수수료는 무려 1000억원이다.
 
계약이 1건만 성사돼도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는 셈이다. 이 자금은 다음 계약을 위한 로비로 쓰이면서 로비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로비업체 외 로비받은 공무원, 국회의원, 현역 장성 등 성역 없는 수사 관건”
 
군사전문가들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무기 산업은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정치적인 판단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권력의 핵심부가 개입하기 쉽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전투기 도입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때마다 기사화되는 군 수뇌부, 국회의원, 청와대 핵심인사 등에게 행해지는 불법로비는 관례일 정도로 빈번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얻는 이득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 자료: 기획재정부 ⓒ스카이데일리

이번에 출범한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은 “지난 2006년 이후 방위사업청이 했던 모든 사업이 이번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방위적인 수사를 예고한 것이다.
 
그동안은 방산 비리가 무기 제조사와 무기도입 과정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사람들을 체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몸통까지는 가지 않고 깃털만 제거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또다른 군사전문가는 한나라의 국가 안보 정책이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일정한 기준 없이 왔다갔다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방산 비리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수사의 표적이 깃털이 아니라 몸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비로 무기 가격을 부풀리는 해외업체, 잘못된 정책 판단을 한 고위 공무원, 로비를 받은 국회의원, 현역 군인에게 압력을 넣는 예비역 장성 등으로 통하는 모든 세력을 향해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져 한다는 게 방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8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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