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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망국론 국가개조 첫 단추 ‘절름발이’

김영란법 반쪽 통과…‘부패 제동장치’ 세웠지만 ‘부패 걸름장치’ 그대로 방치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부정청탁, 금품수수 등을 금지하는 법률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포괄적 이해 충돌 방지법’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고 12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의 최종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금품수수·부정청탁 등의 범위와 제외 사항을 명시하면서 공직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진 부정부패를 법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법안의 심사소위 통과를 환영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는 빠져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이란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우려되는 상황을 말한다. 즉, 공직자는 공정성을 위해 자신 또는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무에서 배제돼야 하는 것이 법안의 목적이다. 

이 같은 법안은 이미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법안이다. 미국은 지난 1962년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독일은 1997년 ‘부패단속법’을 각각 제정·통과시킨 후 지금까지 이해충돌 상황을 규제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6년, 프랑스는 2013년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켜 운용 중이다. UN은 UN반부패협약을 2003년부터 채택했고 OECD는 2003년 이해충돌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며 G20은 반부패 행동계획을 제정하고 회원국에 권고했다.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이 법안이 이번 정무위 심사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법안심사소위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소지가 있어 논의를 미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회가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법안을 빠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법이 입법예고된 것은 지난 2012년 8월이고 정부안에 나온 것은 2013년 8월이다. 법안심사소위가 심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2월 초였다. 

결국 소위는 한 달 만에 심사를 마치고 지난 8일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론의 압박을 받아 빠듯한 시간에 법안을 심사하면서 중요 사항인 ‘이행충돌 방지’ 영역을 빠뜨렸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의 국가개조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법안 통과는 의미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국회 정무위원회가 통과시킨 김영란법의 내용과 이에 대한 사회 일각의 반응들을 들어봤다. 


 ▲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법안심사소위가 김영란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제정안 통과에서 여야 양당은 모두 환영의 뜻을 밝히며 1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를 공언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기존 정부안에 있던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법안’이 쏙 빠져 의욕적으로 출발한 관피아 개혁의지가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일명 ‘김영란법’이 가장 중요한 국회 첫 번째 심의과정을 통과하면서 법 제정에 성큼 다가섰다. 이번 법 통과는 세월호 참사 이후 부상한 국가개조론이 현실화된다는 점에서 환영받았지만 ‘공직자 포괄적 이해 충돌 방지’ 부분이 빠져 절름발이 법안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입법 4년·심사 1개월만에 반쪽 ‘김영란법’ 심사소위 통과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사심사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회의를 열고 4년간을 끌어온 김영란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2012년 8월 권익위가 입법예고한 법안이다.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지난해 5월 임시국회에서 공론화됐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가 지난해 12월 법안 심사에 착수했고 심사 1개월만에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 자료: 국회 정무위원회 ⓒ스카이데일리

법을 제안한 김영란 전 대법관의 이름을 딴 이 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포괄적 이해 충돌 방지법’(이하 김영란법)이다. 하지만 심사소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바꿔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부분은 빠진 것이다.
 
법안은 금품수수 등을 금지하고 그 대상자를 확대했다. 법안에 따르면 공직자는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초과 금액을 수수할 시 직무관련성을 불문하고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는다.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직무관련성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동일인에게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받았을 시 이 역시 직무관련성과 관계없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공직자의 가족 또한 이번 규정과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 다만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만 해당한다. 법이 규정한 가족의 범위는 공직자의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형제자매다.
 
법 적용 대상자는 기존의 공직자에서 정부출자기관, 언론사 종사자, 사립학교 교직원, 대학병원 종사자와 그 가족으로 범위를 확대됐다. 대상자의 숫자는 공직자 약 155만명에서 50여만명이 늘어난 200여만명으로 늘어난다. 가족까지 합하면 그 범위는 최소 600만명에서 최대 2000만명까지 확대될 수 있다.
 
 ▲ 자료: 국회, 국민권익위원회, 언론진흥재단 등 ⓒ스카이데일리

법안이 심사소위를 통과하자 여·야는 법안 통과를 반기면서 1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반드시 법안을 최종 통과시키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8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청렴해지는 대변화의 시작이다”며 “많은 것을 경청하면서 큰 틀 속에서 법안을 원만히 처리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처벌시기를 앞당기는 등 한층 강화된 법안이 됐다”며 “우리 당은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입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등 “국가개조 위해 환영”…“‘중요 영역 빠진 것 이해 안돼”
 
김영란법이 소위를 통과하자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국가개조에 한 발짝 다가선 의미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시민사회 단체의 한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일단 법안소위라도 통과돼서 다행이다”며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된 ‘국가개조’를 국회 스스로 먼저 실행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위헌 소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공직자 이해 충돌 방비’ 부분을 추후 논의하겠다고 한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며 “그동안 관련 공청회도 몇 번 안 열렸고 심사 기간도 한달 가량 밖에 안됐다. 김영란법의 조속 통과를 원하는 여론에 떠밀려 급작스럽게 통과시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자료: 정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스카이데일리

법안심사소위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부분에 대해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해당 영역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심사소위는 법안대로 하면 포괄적 직무관련자의 가족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모순이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왔다. 모 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정부안을 살펴보면 ‘공직자와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수행 금지’ 등 9개 조항에 걸쳐 자세히 기술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분한 법률적 검토가 우선돼야 하지만 국회의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었다.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지 2년 가까이 됐다”며 “국회의원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의 피감기관을 채용 제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데 합의했다. 또 고위공직자 대상을 차관급 이상의 보수를 받는 공직자에서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으로 한정지어 의구심이 증폭됐다.
 

 ▲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김영란법’ 제정안 통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국회가 좋은 법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법 적용대상이 언론사 종사자 등으로 확대된 점에 대해서는 “언론이 다양해졌기에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빠진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정부안) 영역은 총 9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내용은 공직자와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수행 금지(11조), 고위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수행 금지(12조), 직무관련 외부활동 금지(13조), 직무관련자와의 거래제한(14조), 소속 공공기관 등에 가족 채용 금지(15조) 등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직자는 자신 또는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무에서 배제된다. 또 차관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는 임용 전 3년 이내의 이해관계가 있던 고객 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 2년간 해당 직무의 수행을 제한한다.
 
한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김영란법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회에서 좋은 법을 만들어서 고맙다. (일부 조항은) 기준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조급한 처리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법으로 잘 다듬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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