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두고 발간 安에겐 ‘독’…합당 후 행보 비판 
측근들 ‘안철수’ 밟고 ‘새정치’ 하기 위한 수순?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기서 ‘지금’이란 안 의원 측근들이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을 출간, 간접적으로 안철수 의원이 당권경쟁의 선두주자인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것인지를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문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압도적이다. 그러는 사이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를 둘러싼 정국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 당권 경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책이 출간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자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어느 정도 ‘오케이’ 사인을 보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안철수 신당창당을 위한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안 의원은 “지금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난 대선에 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을 발판삼아 측근들이 독자생존하기 위한 것이란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정말 안철수 의원이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 출간에 개입하지 않았을까.”
요즘 정치권은 안철수 측근(대선 당시 후보의 진심캠프에서 일했던 강동호 뉴딜정치연구소장, 오창훈 변호사, 정연정 배재대 교수, 강연재 변호사)들이 ‘안철수는 왜’란 책을 출간하면서 모든 시선은 안철수 의원에게 쏠려 있다. 책 출간에 안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개입설’ 등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관여했다는 실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安과 측근들 ‘갈등’
安에게 책 전달 안 해

다만 안 의원과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대선 비화 대담집 발간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발간할 리가 있겠는가. 새정치민주연합 당명 변경 논란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던 그가, 측근들의 책 출간의 시기를 조절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정치적으로 오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는 어떤 경로를 통하든 책 출간에 대한 시기를 조율하는 등 교통정리에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안 의원은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나와 상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그는 “지금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난 대선에 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저자들 역시 “안 의원에게 책 출간을 통보했을 뿐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로 여기에서 안 의원과 저자들 간의 ‘갈등’이 있을 수 있었음을 알수 있다.

진심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정치인에 관한 책을 출판할 때 도의상 해당 정치인에게 책을 전달해주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안철수는 왜’를 집필한 저자들은 안 의원실에 책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선캠프는 안 의원 혼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이 과정들이 공적 행위이기 때문에 안 의원과 상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서로 갈등으로까지 비쳐진 것이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신드롬’ 형성, 안 의원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대선 중도 하차와 함께 민주당과 합당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현실정치에 부딪혀 ‘안철수’라는 브랜드는 소멸되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측근들이 안 의원에게 실망, 조율없이 책을 발간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담집이)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안철수 단일화’, 최장집 교수와의 결별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대담집이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안 의원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안 의원 캠프 내부의 문제점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철수는 왜’는 안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저자는 “안 의원이 합당을 선언한 날 측근 몇 명을 불러서 ‘이제 민주당을 잡아먹겠다’고 했는데, 결국 김한길 의원에게 끌려 다니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또 최장집 교수와 결별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서술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초반에 최 교수가 안철수의 노선 관련해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진보자유주의’라고 말했었는데, 안철수가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선을 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 교수와 안 의원이 신당에 대해 표방하는 이념이 서로 달랐던 것 같다”며 “중도 중심의 정당에 최 교수는 동의할 수 없었고, 안 의원은 좀 더 진보적 정당을 강조한 최 교수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이 부분에 대한 내부의 치열한 논쟁이 없는 상태에서 양자 간 갈등의 고리로만 작용한 측면이 안타깝다”며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안 의원의 중도 중심성을 골격으로 한 정강 정책을 준비했는데 최 교수가 노동정당을 들고 나오면서 엇박자가 시작됐다”고 평했다. 이런 지점부터 최 교수가 내부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는 게 정 교수의 진단이다.

이처럼 대선 과정에 대한 비화가 밝혀지면서 안 의원에게 ‘독’이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입지’가 다소 불안전할 수 있다는 이유다. 먼저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을 바라보는 새정치연합 내의 분위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대담집 평가 냉대
“安 때문에 대선 졌다”

  
 
이번 대담집 출간 이후 새정치연합 일부의 반응은 ‘안철수 때문에 대선에 졌다’고 역공을 펴고 있다.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과정에서 안 의원 측의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있고, 대담집에 나온 내용 역시 안 의원 측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문제와 직결된다. 사실 안 의원의 요구로 인해 새정치연합은 선대위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대선을 치러야 했다. 캠프를 진두지휘할 인사들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캠프 체계가 흔들렸다. 이로 인해 문 의원에게 올 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면서 상당수의 표를 잃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단일화 추진 당시 캠프 내에서는 대선을 위한 기반 시설조차 안 의원이 준비하지 않아, 중도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지 않았고, 자신의 살 길만을 생각했다는 게 문 의원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의 전언이다.

‘안철수-김한길’ 체제에서 보여줬던 재보궐 공천 과정이 이를 대변한다고 말한다. 더구나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컷오프가 열린 당일 대담집이 출간돼, 전대 흥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콕’ 집기도 했다.

안 의원 측근들이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을 출간, 이를 막지 못한 것 역시 대선 후보의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대담집 출판 과정에서 안 의원이 “관여하지 않았다”, “미리 책 출간을 말했으면 더 많은 뒷이야기를 말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한 것을 봤을 때 얼마든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거나 측근 단속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중진 의원실 한 관계자는 “측근들 사이에서 안 의원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예전의 ‘안철수’가 아니다. 여전히 ‘간철수’라는 별명답게 대담집을 통해 ‘간’을 본 격”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본 저자들은 ‘전대’ 일정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측근들 역시 정치인에 몸담았고, 정치적 감각이 있는 이상 이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당내에서 안 의원에 대한 비화 등이 거론, 당과 안 의원의 이미지를 훼손한 꼴”이라며 현 시점에 공개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 왜는 안 의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고조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측근들이 안 의원을 비토한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

또한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에 관여한 인사들이 ‘신당창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안 의원을 밟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새정치 실현을 위해 안 의원과 함께 했던 이들이 안 의원에게 실망한 나머지 안 의원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는 왜’ 공동저자인 강동호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 윤석규 전 새정추 전략기획팀장과 정기남 전 진심캠프 부실장 등은 15일 신당 창당 준비성격의 회동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안 의원은 신당 창당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오히려 결별했던 최장집 교수 등을 만나는 등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는 왜’라는 대담집을 통해 측근들이 말하는 ‘안철수’, 대선 비화 등은 안 의원을 정치적으로 곤욕에 빠뜨리게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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