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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후계 불확실성 속 ‘초고층 저주론’ 흉흉

현대차, 미·유럽 부진에 철옹성 내수 불안…이익도 내리막 속 ‘승계불안’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자동차는 모두 8583만대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자동차를 판매한 자동차그룹은 총 1023만대를 판매한 토요타그룹이다. 2위는 1014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그룹, 3위는 992만대를 판 GM으로 나타났다. 4위는 르노닛산이고, 5위는 바로 현대·기아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팔아치운 자동차는 약 800만대이고 이를 통해 얻은 점유율은 약 9.0% 수준이다. 세계 5위 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내수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70%를 넘고, 높으면 75%까지 올라가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다. 하지만 이 점유율에 최근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69.5%를 기록하며 7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관세 인하로 수입자동차 판매가 늘어나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현대차나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의 점유율도 떨어졌다. 전세계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전통의 수출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고객인 중국 소비자들에게 현대·기아차는 선호도가 높은 편이지만 공급량이 적어 올해 예상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그룹 내부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바로 정몽구-정의선으로 이어지는 그룹 총수의 후계구도다. 정몽구 회장과 달리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 주력 계열사의 주식 보유분이 적어 지배력이 부족한 상태다. 지분을 얻지 못하면 정 부회장에게 그룹 총수는 이름만 있는 유명무실한 자리가 되고 만다. 더욱이 올해 정몽구 회장은 76세로 아들 정의선 부회장로 이어지는 후계구도를 서둘러 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대차그룹을 두고 증권가 등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현대차그룹에게 위기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의식을 갖지 않으면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업계와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런 위기 속에 10조원이 넘는 정몽구 회장의 삼성동 한전부지 슈퍼베팅과 100층이 넘는 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을 짓는 행보는 더욱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GBC 건립을 두고 현대차 바벨탑이자 마천루의 저주론에 사옥의 저주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흉흉한 마당이기에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를 키운 초심의 정신을 반드시 다시 찾아야 한다”는 쓴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불확실성에 빠진 현대차그룹의 상황과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이 87조원으로 2013년보다 2.2% 늘었다. 판매량은 기아차까지 합하면 800만대를 기록했고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점유율은 9.0%을 달성했다. 하지만 환율 등의 영향으로 이익은 떨어졌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게 위기의식과 초심의 정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확고부동했던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내수점유율과 미국·유럽 시장의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 현대·자동차가 미래고객인 젊은 층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후계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 확보율이 미약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정 부회장이 대권을 이어받는다면 그룹 지배력 행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을 바라보는 외부의 우려섞인 시선이다.
 
현대차 지난해 실적, 판매량·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고
 
지난 22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2014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87조3076억원 대비 2.2% 증가한 89조25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 세계 판매량은 473만2366대에서 496만1877대로 4.8% 늘었다.
 
판매와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을 줄었다. 영입이익은 2013년 8조3155억원에서 2014년 7조5500억원으로 9.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조9935억원에서 7조6495억원으로 14.9% 줄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월 22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익 감소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그리고 엔저까지 환율 변동이 이익 감소의 큰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또 이익은 떨어졌지만 배당은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1주당 3000원 현금배당을 하면서 총 817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1950원이고 총액은 5344억원이었다.
 
이날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하락을 예상하면서 올해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시장 69만대, 해외시장 436만대 등 총 50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2014년 내수·수출 포함 496만대를 팔면서 2103년보다 4.8%의 판매량을 올렸다.
 
내수 아성 흔들, 미국·유럽시장까지 점유율 하락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 합쳐 자동차 800만대를 파는 신기록을 세웠다. 판매량 증가와 함께 점유율도 늘었지만 미주·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은 하락하고 말았다. 더욱이 철옹성 같던 내수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현대차 42.7%, 기아차 26.8% 등 69.5%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2008년 71.7% ▲2009년 78.0% ▲2010년 72.0% ▲2011년 73.8% ▲2012년 75.0% ▲2013년 71.1%로 나타났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월 22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60%대 점유율 하락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관세 인하로 인한 수입자동차의 가격 하락이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의 전세계 점유율은 2008년부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JD파워, LMC오토모티브 등 미국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4%→7.8%→8.1%→8.6%→8.8%→8.8%→9.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증가세는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가 점유율 향상의 추진력이 됐다고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런데 신흥국 시장에서는 판매는 올랐지만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의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 자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10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4%로 하락했다. 지난해 7월 8.3%, 8월 7.9%, 9월 7.7% 등으로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등의 판매 호조에도 다른 업체와 달리 수익성을 위해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하면서 다른 차종의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이 2년간 유지하던 6.2%에서 5.9%로 떨어졌다. 판매량은 전년보다 2.0% 성장했지만 유럽시장의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자동차 강국이 많은 지역으로 여러 영역 대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아 현대·기아차로서 경쟁이 쉽지 않은 곳이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에게 가장 큰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한 800만대 중 23%를 중국에서 팔았다. 지난해 2000만대가 팔린 중국시장은 전세계 판매량의 1/4을 차지하는 곳으로 다른 자동차업체에게도 큰 시장이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HS오토모티브는 현대·기아차의 올해 중국 판매량을 189만대 선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을 중국 내 현대·기아차 그룹 공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 공장을 착공했지만 생산을 시작하려면 201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9월 30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시장에서 지위가 조금씩 흔들리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뻥튀기 연비, 내수·수출 차별, 잇따르고 있는 급발진 사고 의혹 등으로 안방 시장인 한국 소비자들에게서 점점 눈 밖에 난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기아차가 국내 1위 자리에 안주한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BBC ‘탑기어’의 한국판 에디터인 김준선씨는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1980년대에 60%가 넘는 내수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20%대로 떨어졌다”며 “피아트는 1위 자리에 안주하다 해외 업체들에 밀리고 말았다. 이는 현대·기아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기아차는 저렴함 즉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이는 매력이 될 수 없다”며 “정체성, 성격, 색깔이 현대·기아차에게는 없다. 이는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할 정도다”고 말했다.
 
고객불만에 후계구도 불안까지…“지분인수 서둘러야”
 
불확실성에 놓인 현대·기아차에게 불안전한 후계구도는 또 다른 리스크로 거론되고 있다. 정의선 그룹 부회장은 정몽구 그룹 회장의 대권을 이어받을 확실한 후계자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그룹을 지배할 주식 보유량이 미비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에서 다시 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이 구조에 계열사들이 연결돼 있고 정 회장은 현대차 지분 5.17%,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정 부회장은 기아차 지분 1.74%를 제외하면 주력 계열사 지분 보유량이 거의 없다. 대신 현대차의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31.88%를 보유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에서 인적 분할된 회사가 합병해 생긴 신생 회사가 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 현대차그룹은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철옹성 같은 내수 시장 점유율이 60%로 떨어졌고 미국·유럽 시장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의 증가로 전세계 점유율은 늘었지만 국내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정몽구-정의선으로 이어지는 후계구도 또한 확립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결속이 필요한 상태다. 무엇보다 정의선 부회장(사진)의 지배력 확보가 현대차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황태자의 회사로 증권가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글로비스 주식 13.39%를 1조3000억원에 팔겠다고 나서면서 글로비스 주가는 급락했다. 더욱이 대량 주식 매각은 희망자가 없어 무산되면서 정 회장 부자에게 굴욕적인 사건이 되고 말았다. 후계구도 정지작업의 첫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현대차그룹의 후계작업은 정체된 상태다.
 
여기에 지난 10월 정몽구 회장이 단행한 10조원이 넘는 한전부지 매입도 현대차에게는 리스크로 작용했다. 워낙 액수가 큰 땅값이다 보니 투자자들과 시장은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이에 업계와 증권가 일각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과 100층이 넘는 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을 짓는 행보는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GBC 건립을 두고 현대차 바벨탑이자 마천루의 저주론에 사옥의 저주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흉흉한 상황이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1년 미국 디트로이트 도심 한가운데 초고층 본사를 건립한 제너럴모터스(GM)가 이후 내리막 길에 들어선 사례가 있다. GM은 당시 73층 높이의 초고층 사옥을 지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은 R&D 자금과 현금 동원력 부족으로 80년대에 일본 도요타에 ‘세계 왕좌’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몇 년전부터 현대차그룹에 대한 네티즌이나 젊은이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졌다”며 “내수차별, 급발진 등은 물론 불성실한 고객 대응까지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장년층은 계속 현대·기아차를 탈지 몰라도 미래 고객인 20~30대 이하 젊은 층은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현대차의 추락은 몇 년 후 순식간에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유고 상황을 염두한다면 정의선 부회장은 무엇보다 지분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며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처럼 정의선 부회장도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분 없이 인정만으로 임원들을 이끌며 그룹을 지배할 수는 없는 일이다”며 “하루빨리 지분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에 냉랭해진 대중들의 여론 때문에 쉽지 않은 행보가 될수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0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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