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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친일인물을 ‘민족의 사표’로 둔갑시킨 참사를 사죄하고,
역사교육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2월 17일 교육부는 겨레의 사표가 되기에 충분한 교육자, 교사 12명을 ‘이달의 스승’으로 뽑았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달의 스승’을 전국 1만2천여 초중고교와 일반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 작업을 벌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달의 스승’ 12명 가운데 첫 번째인 2015년 3월의 스승으로 선정된 이는 일제강점기에 중동학교 교장을 지냈고 해방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총장을 지낸 최규동이었다.

 

그러나 최규동은 결코 겨레의 사표로 뽑히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 아니다. 최규동은 징병제 실시를 앞둔 1942년 조선총독부 학무국의 관변단체인 조선교육회 기관지 『문교의 조선』에 발표한 글에서 학생들에게 일본군에 들어가 천황을 위해 죽음을 바쳐야 한다고 선동하는가 하면 교육자들에게는 일본 군인이 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고 강변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드러난 자료만 놓고 보더라도 중일전쟁 발발 직후인 1937년 8월 무렵부터 최규동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행위를 여러 차례 한 것이 확인된다. 행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최규동만이 아니다. 12명의 대상자 가운데는 부일 협력 또는 친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 더 있다. 친일 행적이 의심되는 인물에 대해 혈세를 써가면서 기념사업을 벌이려고 한 교육부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교육부와 함께 ‘이달의 스승’ 선정 작업을 벌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최규동의 친일 행적이 뒤늦게 논란이 되자 친일 행위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마저 ‘침소봉대’라고 비판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교총은 일제강점 말기 최규동이 벌인 친일행위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면서 최규동이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조회 시간에도 우리말로 훈시를 하는 등 민족교육에 헌신한 교육가였다는 억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창씨개명 여부는 민족의식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지 오래이다. 국가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중대한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고 결정한 인물 가운데도 일본식 이름으로 바꾸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한상룡, 박흥식, 최남선, 방응모, 김성수, 김연수 등은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지 않았으니 민족지사라고 우길 것인지 묻고 싶다. 이완용의 아들이자 일제로부터 귀족 작위를 받은 이항구, 대표적인 친일 경찰 김덕기, 일본군 중장까지 진급한 홍사익 등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학교에서는 일체 우리말 사용을 쓸 수 없던 일제강점 말기에 최규동이 조회에서 우리말로 학생들에게 훈시했다는 주장에는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교육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되지도 않는 이유를 붙여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자신들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국민과 학생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개인의 친일 행위 여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일제강점 말기라는 엄혹한 상황에서 중등학교 교장 등의 지위에 있었다면 어떤 형태로든 부일 협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교육부가 애써 무시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교육부의 변명에 따르면 최규동이 이미 독립유공자로서 건국훈장을 받았고 『친일인명사전』에도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적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의 독립 유공자 서훈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2010년 국가보훈처가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19명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집단으로 취소한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되는 것은 19명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최규동처럼 서훈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친일 행적 관련 자료가 발굴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친일인명사전』은 친일 행위가 매우 엄중한 경우만 수록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전에 실리지 않았다고 해서 친일 행위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 서술의 완결성을 기하기 위해 자료 보완을 하고자 사전에 수록하는 것을 보류한 인물들이 있으며, 사전 편찬 이후에도 지역별 또는 분야별로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서 개정증보판에 추가로 수록될 후보들도 상당 수 있다는 점도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이런 점을 떠나서라도 근대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가 공개되어 있는 현재 상황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정된 인물들의 친일 행위와 관련된 내용을 검증도 하지 않은 채 ‘헌신적 교육자의 표상’ 운운한 것은 대한민국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로서는 무책임한 짓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는 최근 들어 끊임없이 교육 현장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재작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역사 교육에 대한 통제 기도는 도를 넘어서 시민 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이번 최규동 사태는 교육부가 역사 교육에 개입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를 반증한다. 친일 행위 전력이 있는 인물을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할 정도의 깜냥밖에 되지 않는 교육부는 정권을 위해 역사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통제하겠다는 검은 속내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낫다. 최규동 사태에서 조금이라고 교훈을 얻었다면 지금도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바로 중단해야 한다. 그것만이 교육부가 더 이상 치욕스러운 논란에 휘말리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끝>

 

 

2015년 3월 10일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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