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무섭네”…이익 10배 배당에 ‘내부거래 묘연’
부영그룹…규제전 ‘고배당·매각·합병’ 일사분란 구설
▲ 최근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 법안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국내 내로라 하는 재벌기업들의 규제 회피 행보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부영그룹 총수인 이중근 회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이 합병·지분 매각 등의 방법으로 규제를 피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열사를 통해 막대한 돈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영그룹 총수 이중근, 일감몰아주기 규제 발 빠른 대처 ‘눈총’ 최근 부영그룹의 총수인 이중근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 통과 전·후로 보인 일련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이 관련 법안의 통과에 앞서 합병·지분 매각 등의 방법으로 규제를 피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열사를 통해 막대한 돈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 및 부영그룹, 증권가 등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 간의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 법안의 국회 통과 직전인 지난 2013년 말,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CNI와 신록개발은 각각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에 흡수·합병됐다. 당시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계열사의 합병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봤다. 그런데 최근 이들 계열사의 합병 전 부영그룹 오너 일가가 보인 일련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계열사 합병 직전 부영그룹의 총수인 이중근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그룹 계열사에 지분을 매각해 규제 회피는 물론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셈’이라는 게 재계와 부영그룹 안팎의 시선이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부영CNI와 신록개발은 합병 전 부영그룹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율을 보유했었다. 세부적으로는 △부영CNI 이 회장 35%, 이 회장의 부인 나길순 씨 35%, 이 회장의 장남 이성훈 전무 30% △신록개발 이 회장 35%, 이 전무 65% 등이었다. 이들 계열사는 매출액 전부를 내부거래로 올리다 시피 해 합병 직전해인 2012년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율은 100%에 달했다. 이 정도의 내부거래율이면 ‘독자적인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덕분에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꾸준히 논란이 돼 왔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오너 일가는 보유했던 주식을 각각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에 매각했다. 당시 주식 매각을 통해 오너 일가가 챙긴 돈은 약 48억원에 달했다. 주식 거래가 이뤄진 지 불과 열흘이 채 안된 시점에 오너 일가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은 합병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을 비롯한 그룹 오너 일가는 내부거래 없이는 사실상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기업의 주식을 그룹 계열사에 팔아 5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챙겼고 결국 이들 계열사는 흡수합병됐다”며 “이는 오너 일가가 사실상 빈껍데기에 가까운 기업을 그룹 계열사에 팔아치운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내부거래 321억원에서 0원·매출제로 사례도…“고무줄 거래 회장님 맘대로” 분분 ![]() ▲ 이중근 회장의 사기업과 다름 없는 광영토건과 남광건설산업은 내부거래율이 지난 2012년만해도 상당한 수준에 달했으나 2013년에는 돌연 뚝 떨어졌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부거래율을 대폭 줄였다는 것은 오히려 오너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일부러 일감을 몰아줬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내부거래율이 높은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규제 해소를 위해 합병 외에 내부거래 자체를 대폭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론의 반응은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내부거래율을 대폭 줄였다는 것은 바꿔 생각하면, 오너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일부러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K증권 소속 건설업 부문 담당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부영그룹 계열사인 광영토건과 남광건설산업은 이 회장의 사기업이나 다름없는 지분구조를 보이는 데다 내부거래율도 높아 줄곧 ‘이 회장의 사금고’라고 불려 왔다. 지난 2013년 말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율은 광영토건 91.67%, 남광건설산업 100% 등이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12년에만 해도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액이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광영토건 379억원, 남광건설산업 322억원 등이었다. 내부거래율은 각각 69%, 100%에 달했다. 남광건설산업의 경우 매출액 전부를 내부거래로 올린 셈이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일감몰아주기 관련 비난 여론이 높게 일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액은 돌연 뚝 떨어졌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게 당시 부영그룹 안팎의 시각이었다. 그 해 내부거래액은 광영토건 20억원, 남광건설산업 0원 등에 그쳤다. 자연스레 광영토건의 매출액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고, 남광건설산업의 매출액은 전무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부거래를 대폭 줄였다는 것은 달리 생각하면 애초부터 다른 계열사가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도 일부러 일감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건설업계에서는 각 계열사 간의 하도급 거래가 비일비재하고, 특히 오너 계열사를 중간 단계의 하도급 업체로 선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당기순이익 8억 회사 배당금 100억 뿌려 ‘총수, 지분 91.67% 만큼 챙겨’ ▲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광영토건은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하고도, 무려 100억원이나 되는 돈을 배당금으로 뿌렸다. 대부분의 배당금은 당시 지분의 91.67%를 보유한 이 회장에게 흘러들어갔다. ⓒ스카이데일리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이 회장과 광영토건이 보인 일련의 행보 또한 상당한 논란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장이 순이익보다 훨씬 많은 배당금을 챙긴 후 광영토건의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내부거래가 막히자 본격적으로 본전 찾기에 나섰다는 게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광영토건은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하고도, 무려 100억원이나 되는 돈을 배당금으로 뿌렸다. 이로 인해 광영토건의 이익익여금 규모는 기존 324억원에서 22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대부분의 배당금은 당시 지분의 91.67%를 보유한 이 회장에게 흘러들어갔다. 그런데 배당 직후 이 회장은 돌연 보유했던 광영토건의 지분 49.39%를 매각했다. 당시 주식 매각을 통해 이 회장이 챙긴 돈은 349억원에 달했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바로 이 대목에서 “일감 몰아주기가 막히자 한 몫 챙기려는 심산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불거져 나왔다. 심지어 “빼 먹을 것 다 빼먹고 버리려는 심산”이라는 농도 짙은 비난도 업계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 부영그룹측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증여세를 현물로 납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식 매각 대금은 이 회장이 챙긴 게 아니며 자기 배를 불린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론의 시각은 냉랭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도 부영그룹 안팎에서는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것도 모자라 일감규제와 세금납부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은 셈”이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2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