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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하이에나에 침몰한 경남기업 ‘무관심 줄도산’

업계 “정피아 조장 재계판 세월호”…건설사 한획 해외 첫 진출 ‘상장폐지’

지난 8일 자신은 ‘친박’이지 ‘친이’가 아니라며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던 한 기업인이 이튿날 북한산 자락에서 스스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이었다. 성 전 회장과 그의 일가 그리고 경남기업을 향한 검찰의 수사강도가 점차 높아지는 과정(3월 18일 압수수색)에서 경남기업은 법정관리를 신청(3월 27일)하게 됐고, 두산엔진 이서희 전 대표를 법정관리인으로 낙점했던 날(4월 9일) 최대주주는 변사체로 발견돼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목을 매 숨진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2003년 경남기업의 지분 51%를 확보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듬해 자신이 보유한 대아건설 등과 합병해 통합법인 경남기업을 출범시킨 그는 특유의 사업수완과 정재계를 아우르는 인맥 등을 동원해 경남기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13세의 나이에 계모의 폭력을 피해 돈 벌겠다며 무작정 상경한 뒤 단돈 1000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성 전 회장의 마지막 길은 허망했으나 경남기업과 성 전 회장은 국내 건설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 

이에 힘겹게 일군 경남기업마저 성 전 회장의 뒤를 쫓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법정관리로 이미 줄도산 분위기가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국을 온통 뒤집어 놓은 핵폭풍으로 부상한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오히려 여론의 관심에서 벗어난 경남기업의 현 실태와 이를 둘러 싼 각계의 목소리를 취재했다. 

 ▲ 오는 15일 법정관리와 최대주주의 사망 등 악재가 겹친 경남기업이 끝내 상장폐지 된다. 경남기업 사태의 후폭풍으로 1800여개 협력업체 중 일부 영세업체들의 줄도산이 예견된 가운데 재계 안팎을 중심으로 경남기업을 정부가 적극 나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재계 일부 인사들은 “손을 내밀기 바빴던 정치권 하이에나들이 이젠 모두 도망가기 바쁘다”고 눈총을 보내면서 “바로 그들이 오늘의 경남기업 사태를 촉발하고 성 전 회장의 죽음을 몰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기업 사옥 ⓒ스카이데일리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부결돼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경남기업이 최대주주 성완종 전 회장의 사망으로 더 큰 난관에 봉착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 처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경남기업을 인수해 정·재계를 아우르는 인맥 등을 바탕으로 발군의 사업수완을 보여 경남기업을 시공순위 17위까지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검찰이 수사 중인 해외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돼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성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사면초가의 경남기업이 더 큰 난관에 봉착했을 뿐 아니라 투자자 및 관계 회사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경남기업에 대한 모종의 구제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법정관리 경남기업, 오는 15일 상장폐지…아파트 입주자 등 피해속출 우려
 
지난달 27일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요청한 추가 자금 지원이 부결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때문에 협력업체 등이 도산위기에 처해 있으며 투자자들은 보유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더구나 경남기업이 시행해 온 국내외 건설공사 현장들의 사업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현재 시공능력평가 24위의 경남기업은 앞 서 세 차례의 워크아웃을 진행한 바 있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처음으로 마주한 법정관리를 순조롭게 진행시키고자 경남그룹은 재빨리 법정 관리인을 세웠다.
 
지난 9일 경남기업은 기업의 인사·재무·영업 등 전 분야의 의사결정권을 쥔 최고결정자인 법정관리인으로 이서희 전 두산엔진 대표를 낙점했다고 밝혔으나 공교롭게도 이날 성 전 회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경남기업의 자구책은 깊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이 법정관리인은 이날 취임사에서 “그동안 건설사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생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으나 성 전 회장의 주검과 함께 발견된 메모지 한 장에 정치권이 술렁이며 현재 경남기업은 여론의 관심에서 거의 멀어진 상태다.
 
경남기업의 위기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실패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악재를 만나 고착화 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 건설한 ‘랜드마크71’ 투자사업 등이 동시에 차질을 빚어진 것이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3109억원의 손실을 낸 경남기업은 지난해 187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남기업은 즉시 채권단에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나 검찰의 자원개발 비리조사에 최대주주 성 전 회장이 소환되는 등의 악재로 동의를 얻지 못해 창사 이래 첫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배용준을 광고 전면에 내세운 ‘경남아너스빌’을 주력으로 아파트 사업을 추진 해 온 경남기업의 법정관리로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아파트들의 입주지연은 불가피한 상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현재 경남기업이 분양 또는 조합주택 시공보증 중인 현황은 거제도 사곡 지역주택조합, 서울 봉천 제12-1구역 재개발, 충남 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 수원 아너스빌 위즈, 화성 동탄1 A-101블록 경남아너스빌 등 5개 현장이다. 입주 예정인 가구만 3579가구에 이른다.
 
경남기업이 도급사업을 주로 해 와 공사 진행에 큰 차질을 빚지 않겠지만 하도급 대금 지급 문제나 새로운 건설사 선정 등의 문제로 입주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 밖에도 현재 충남 연기·충북 단양 등지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 역시 공사에 차질을 빚는 상태며 한국교원대 생활관 공사도 전면 중단됐다.
 
자금마련을 위해 매각을 결정한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의 매각절차 역시 법정관리로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해진 가운데 협력업체 등의 2차 피해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경남기업의 협력업체는 총 1800개 업체로 일부 영세업체들의 줄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는 상태다.
 
재계 “‘해외진출 1호 기업’ 이대로 사라지나”…“정부 구제책 나서야” 목소리도
 
목을 맨 체 발견된 성 회장의 바지주머니에서 ‘살아있는 권력’으로 평가받는 정계 관계자들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되며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의 핵폭풍으로 부상했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까지 발족시키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돈을 전달받은 의혹이 있는 재계 거물들 중 정확한 날짜가 기록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고위 권력층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예고한 상태다.
    
 ▲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자원외교수사가 경남기업과 성완종 회장 일가, 성 회장의 자살 그리고 정치권까지 차례로 여론의 포커스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경남기업은 점차 관심 밖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전방위 사정으로 기업들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경남기업 발(發) 줄도산이 현실화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상황이다.
 
모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사정당국의 기업 압박이 점차 고착화되는 분위기에서 기업들의 투자활동 등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경남기업으로 시작된 하청업체 줄도산마저 현실화 된다면 깊은 경기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사정당국의 기업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경남기업에서 시작된 줄도산이 가시화될 경우 다른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소극적으로 변해 경기부양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인 당국의 바람과 달리 경기침체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국내 건설업 해외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기업임을 강조하며 한국경제와 함께 성장한 기업의 도산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경남기업은 국내 최초 해외건설업면허를 취득하고 태국 중앙방송국 타워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업계 최초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선 기업이다”면서 “다수의 훈장과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기업이 이렇게 사라져 간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 재계 일각에서는 정재계를 아우르는 인맥과 특유의 사업수완으로 경남기업을 한 때 건설사 도급순위 17위까지 이르게 한 성완종 전 회장에 닥친 비운의 죽음과 경남기업의 끝이 같아져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들은 경남기업이 적극적으로 정부의 자원외교에 참여했으며 이로 인해 법정관리까지 오게 된 점 등을 들어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론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사진은 성완종 전 회장 빈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어 그는 “경남기업의 법정관리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영세업체들의 줄도산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들을 보호하고 또 대한민국 건설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기업의 재기를 위해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중견건설 임원인 업계 한 소식통은  “사실 경남기업을 흔들리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원외교였다”고 운을 떼며 “참여정부시절부터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했다가 손실을 입어 법정관리에 이르게 된 기업을 정부가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향후 어떤 기업이 국책 사업에 맘 편히 뛰어들 수 있겠느냐”며 ‘정부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임원은 이어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성 전 회장은 사생결단 사업을 키웠지만 그의 곁에 붙어 있던 인맥들은 결국 ‘정치 하이에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성완종 전 회장을 물어뜯고 결국 침몰시킨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정계의 마피아’(정피아)들이 ‘재계판 세월호’ 격으로 경남기업이라는 큰 배를 무참히 침몰로 몰아간 것과 같아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남기업은 오는 15일 상장폐지가 예고된 상태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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