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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성완종 도사린다…도박부터 검은돈·제왕경영

박용성 전횡·막말촌극에서 장세주 도박 철강…정원주 호남판 경남기업까지

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347년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영국군의 포위를 받게 된다. 칼레는 무려 1년여 간 영국군의 거센 공격을 막아냈지만 점차 역부족이었고 결국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항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무려 1년간 항복을 하지 않고 영국군에 대항한 점을 들어 에드워드3세는 칼레의 시민들을 모두 죽일 요량이었지만 이내 생각을 고치고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도시의 대표 6인이 목을 매 처형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 6명의 희생으로 도시 전체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음에도 죽음을 자처하는 이들은 없었다. 서로 죽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처형될 6인이 되겠노라며 처음 나선 인물은 칼레에서 가장 부자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였다. 그의 용기에 시장, 상인, 법률가, 귀족 등이 차례로 칼레를 위한 죽음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튿날 그들이 교수대 위에 서자 기적적인 일이 벌어졌다. 임신한 에드워드3세의 왕비가 이들의 사면을 간청해 이들의 처형이 취소됐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일화는 한 역사가에 의해 기록돼 오늘날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대표적인 일화로 손꼽히고 있으며 조각가 오귀스트 로뎅에 의해 사실적인 조각으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이처럼 부를 축적한 상인·기업인들이 큰 책임감을 갖는다면 당연히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국내 일부 기업인들의 경우 이 같은 책임감을 오히려 망각한 채 제왕적 권위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모양새다. 최근 잇따라 개인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인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불거진 일부 기업인들의 물의와 그 원인 그리고 각계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박용성 전 회장이 자신이 맡았던 모든 직책(두산중공업 회장, 중앙대학교 이사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을 내려놨다. 지난 2월 학교 측이 추진한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에 반발을 든 교수들을 향해 보낸 이메일에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 등 거친 표현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명망 있는 기업인들이 최근 지나친 개인 욕심으로 직위에서 물러나고 검찰의 조사를 받는 등 논란이 잇따르면서 대중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정운영과 정계를 온통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은 자살 당일 구속이 예정돼 있었다. 구속 사유는 9천억원대의 분식회계, 800억원대의 사기대출 및 2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이었다. 정관계 로비자금 마련 등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개인의 욕심의 말로는 비참했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해외 상습 도박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며,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은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한탕의 꿈에 젖어 도박을 일삼다 회사 공금까지 손을 댄 장 회장과 경영실적 부진으로 경영권을 내 놓은 마당에 이를 되찾는 과정에서 탈세를 벌인 박 회장 모두 개인의 사욕이 화가 돼 오점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이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대의사를 펼친 교수들을 향해 ‘막말’을 한 사실이 들어나 파문이 일었다. 사학재단을 기업과 마찬가지로 제왕적인 자세로 다루려다 벌어진 촌극이었다.
 
新 갑질·막말 박용성, 논란에 발 빠른 사퇴…‘박범훈 특혜’ 검찰조사 초읽기 의견도
 
지난 21일 박용성 전 회장이 자신이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 회장, 중앙대학교 이사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공식 직책의 사임을 선언했다. 중앙대학교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난 ‘막말 논란’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막말 논란의 시작은 지난 2월 중앙대학교 측이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 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계획안이 2016학년도부터 신입생 단과별 모집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일부 과 학생들과 교수진들을 중심으로 반발을 샀기 때문이었다.
 
 
 ▲ ⓒ스카이데일리

두산그룹이 중앙대 재단을 인수해 박 전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중앙대학교는 수차례 학교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일부 비인기 학과 등을 통폐합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09년 학교 측이 발표한 구조조정을 두고 학생·교수진의 큰 반발을 사자 폐과 대상이었던 비교민속학과,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과 등을 전공으로 축소해 반발을 넘기고 2013년 이들 과의 폐과시킨 전례가 있어 학교 측과 학생·교수진들 사이의 불신의 깊이가 깊어진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교육부가 전국 대학 정원 16만명을 감축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중앙대는 또 다시 구조조정의 칼날을 꺼내 들었다. 이에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이 극에 달했다.
 
지난 2월 발표 후 학생·교수들의 반발이 점차 고조되자 박 회장은 중앙대 총장 등 학사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교수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 등의 거친 표현을 했다. 이 사실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고 박 전 회장은 결국 이에 책임을 지고 모든 직책을 내 놓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재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사학재단을 기업 주무르듯이 다루다 벌어진 촌극이라 평가했다. 재계 어른으로 손꼽히는 박 전 회장이 기업을 다루는 태도로 교수 측을 장악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웃지 못 할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중역은 “사학재단은 기업이 돈을 거둬들이는 곳이 아닌 벌어들인 돈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박 전 회장이 회사를 다뤄온 습관 그대로 학교 측을 거느리려다 마음대로 안 되니 이렇게 상식 밖의 언행을 보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교육부의 발표로 대학 측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이름 없는 산골짜기 부실대학교도 아니고 중대 정도면 국내에서 알아주는 명문이 아닌가. 그런 곳에서 단순히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통폐합과 폐과를 거듭한다는 것은 사학재단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 재단을 인수했다고 해서 그 학교가 두산의 소유라고 여긴 듯 하다”면서 “재단은 두산의 소유일지 몰라도 무엇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인 점을 두산 측이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은 두산가(家) 전반이 중앙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지 그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다”며 “학교마저 개인의 소유화 하려는 그런 욕심들이 이같인 촌극을 불러오게 된 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비판 역시 거센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사람이 미래다’는 두산의 광고는 모두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공개됐다”고 두산을 강하게 힐난했으며 다수의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의 재빠른 사퇴 결정을 두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박 전 회장을 향한 검찰의 조사가 임박했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해당 조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두산·중앙대와 상당한 정황이 포착돼 사퇴 타이밍을 보던 박 전 회장이 이번 사건으로 선 사퇴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도박자금 비자금부터 경영권 되찾기 탈세까지…“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대도 안 해”
 
개인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곤란한 상황에 빠진 인물은 비단 박 전 회장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기업인들이 현재 각종 구설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상태다.
 
지난 21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 시작한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은 19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마치고 오늘(22일) 오전 귀가했다. 회사 공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에서 거액의 원정도박을 일삼았기 때문이었다.
 
검찰은 장 회장이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대금 등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회사 공금을 빼돌렸고, 이를 통해 2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빼돌린 비자금의 상당수는 원정도박을 통해 탕진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검찰은 장 회장의 조사기록을 검토해 이번 주 내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정 회장을 구속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스카이데일리

검찰의 수사망에 걸린 기업인은 또 있다.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의 조사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조세포탈 과정에서도 역시 기업을 되찾겠다는 그의 욕심이 화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지난 1999년 신원그룹의 (주)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보유 지분을 모두 포기했다. 이후 2003년 신원의 워크아웃이 끝나자 그는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그는 회사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신원의 주식매입에 열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탈세를 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들보다 앞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정치인으로서의 꿈을 이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정관계 로비자금을 지원했다. 로비자금은 분식회계 등을 통해 마련됐으며 성 전 회장은 결국 구속이 예고된 당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제2의 성완종 사태’라는 말이 회자되는 중흥건설 횡령혐의도 현재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검찰은 지난 21일 20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정 사장이 상당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횡령금액의 사용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 한 경제학자는 국민들이 더 이상 기업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끊이질 않는 사건·사고에 범법만 저지르지 마라는 여론이 일상화 된지 오래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인들의 과한 욕심으로 말미암아 기업이 오히려 곤경에 처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올바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경제학자는 이 같은 일련의 사건·사고 등을 두고 일부 기업인들의 과한 욕심으로 말미암아 본인은 물론 가족들과 해당 기업체를 궁지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들이 연루된 사건사고는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그 기업에 종사하는 일반 국민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개 기업인들이 유산처럼 직책을 상속받아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책임감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며 “국민들의 경우 이런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바라지 않으니 범법만 하지마라고 주문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의 사리사욕과 제왕정신이 앞서면 결국 끝이 좋지 못한 법이다”면서 “이처럼 개인의 사리사욕이 원인이 돼 행해지는 범죄 등에 대해 올바른 기업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라도 사법당국의 강도 높은 형벌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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