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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파괴와 늙은 노동자의 노래

등록 :2015-09-24 22:33수정 :2015-09-25 11:06

 

곽병찬 대기자의 현장칼럼 창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다. <한겨레>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직장이었다면 이미 퇴직했을 것이다. 정년을 채우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노동자에게 ‘60살 정년퇴직’은 그림의 떡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꺼낸 이후 회사를 드나드는 게 불편해졌다. 그가 말하는 노동개혁의 이유 때문이다. ‘중장년 노동자가 눌러앉아 청년들 일자리가 없다, 그들이 고임금을 챙겨가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돌아갈 몫이 적다, 조직된 노동자 때문에 기업이 고용을 기피한다….’ 요컨대 늙은 노동자는 도둑놈이다. 개혁이란 묵은 살을 벗겨내고 새살을 입히는 것. 결국 중장년 노동자를 발라내겠다는 노동개혁이다.

 

정년퇴직이 가능하지만 <한겨레> 살림은 편한 적이 없다. 심하게 어려울 때는 선배들이 제 발로 나가거나, 미안한 마음으로 출근하기도 했다. 고참인 내가 퇴사한다면 신입사원 2명은 더 뽑을 수 있을 텐데…. 다른 기업과 비교해 <한겨레>의 임금 격차는 작다. 커봤자 두세배다. 자격지심을 가질 이유도 적지만, 대통령에 의해 제 아들딸 일자리를 빼앗는 파렴치한으로 몰리고부터, 공연히 자격지심이 되살아난다. 가끔은 회사를 드나들 때 목덜미가 뜨듯해진다.

 

박 대통령은 선출직 이외에는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다. 노동자로서 나라에 세금 한 푼 낸 적 없다. 늙은 노동자들의 아픔을 알 리 없다. 평생 몸과 정신을 팔아 가정을 지키고,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며 늙어온 노동자들의 밥그릇에 담긴 땀과 눈물을 헤아릴 능력이 아예 없다. 그렇다고 그런 무지와 무관심을 서운해하는 건 아니다. 어쩌겠는가, 그런 사람을 뽑았으니. 특히 장노년 노동자들이 앞장서지 않았는가. 하지만 죄인으로 몰리는 건 참기 힘들다. 이제는 반가워하는 후배들의 눈길에 오히려, ‘저들도 나를 도둑놈으로 보는 건 아닐까’ 의심을 보낸다. 서글프다.

 

물론 청년들은 안다. 제 아버지와 삼촌의 밥그릇이 사라진다고, 저희들 밥그릇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해고가 일상화된다고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느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지난 정권 이래 해고는 크게 늘었지만 신규 고용이 는 적은 없었다. 기업의 비축자금만 잔뜩 늘었을 뿐이다.

 

기업이 복지기관은 아니다. 불황이든 호황이든 비용을 줄이려는 건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다.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인건비다. 노동자를 줄이는 것만큼 비용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이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 속에서 불황이 깊어졌고, 미래의 먹거리도 고갈되고 있고, 해고의 위협도 커져 너도나도 주머니를 닫고 있다. 이제 기업은 더욱더 비용을 줄이려 한다. 견실한 중소기업이 많다면, 이런 고용 절벽을 극복하기 쉽다. 그러나 대기업에 수직계열화되어 있고, 그 횡포를 고스란히 감당하도록 되어 있다보니 그럴 힘이 없다. 그런 사실도 청년들은 잘 안다.

 

그러나 착잡하게도 저항할 힘을 잃어가고 있다. 따벌떼처럼 무지막지한 대통령과 여당 때문이 아니다. 야당이 견실하다면 막아낼 수도 있다. 야당의 지리멸렬이 더 큰 문제다. 신문지면에서도 노동파괴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잦아든다.

 

새누리당이 추석 홍보물을 뿌리고 있다. 거기서도 박 대통령과 여당은 ‘노동개혁’ 아니 노동파괴가 ‘우리 운명을 가른다’고 흰소리를 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등으로 청년 일자리 28만개를 창출하겠다는 흰소리도 있다. 부모와 자식이 모처럼 둘러앉은 자리에서 부모는 도둑놈으로, 자식은 바보로 만드는 그런 거짓말을 버젓이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추석 홍보물에서도 그들은 이런 약속을 했다. 청년 일자리 35만개 창출! 거짓말이 아예 생활화됐다.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생각이라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히틀러의 참모 괴벨스의 말이다. 이 정권의 신념이자 믿음인 듯하다.

 

‘생각 자체가 없는 대중’이라는 믿음에서 이런 짓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 한마디에 광복절 전날이 임시공휴일이 되고, 대통령 한마디에 전기료가 내리고, 영화나 공연 관람료가 반값으로 떨어진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56만여 전 장병에게 추석 특별휴가, 특식을 주기로 하고, 열차 할인제도도 부활시켰다. 휴전선 북쪽의 세습권력이나 할 법한 일들이다. 살을 발라내도, 사탕만 던져주면 따르는 게 대중이라고 그들은 믿는 것이다.

 

유신 군대에 입대했던 김민기는 늙은 하사관을 위해 ‘늙은 군인의 노래’를 작곡했다. 유신정권은 금지곡으로 묶었고, 노동자들은 ‘군인’을 ‘노동자’로 개사해 불렀다.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노동자 아들이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시대는 다시 그때로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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