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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혼돈의 대구 "유승민 화이팅"과 "대통령님 억수로 사랑합니데이"

입력 : 2015.10.01 11:16 | 수정 : 2015.10.01 11:33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5분 대구 동구 반야월시장. 추석을 앞두고 유세를 돌던 유승민 의원이 생선가게를 지키던 50대 남성에게 악수를 청했다. 하얀 야구모자를 쓴 가게 주인은 악수를 받는 대신 다짜고짜 검게 그을린 왼주먹을 들어올렸다. 이어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올리더니 “이거 될 수 있겠능교?”라고 물었다. 유 의원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남성은 그제서야 “대구를 바꾸고, 나라를 바꿔주소”라며 유 의원의 악수를 받았다.

이날 오전 4시간에 걸친 시장 유세에서 유 의원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애 마이 자셨지예?(고생 많이 하셨지요)’였다. 그때마다 유 의원은 “죄송합니다” 했다. 그가 지나간 뒤엔 “박 대통령한테…”라는 수근거림이 이어졌다. 국회법 문제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지난 6~7월 상황에 대한 얘기였다.

여론은 갈렸다. 시장 길가에 용달차를 세우고 과일을 파는 김성두(52)씨는 “유승민이 잘못했지, 뭐. 소통도 안하고 지 멋대로 결정해갖고…”라며 “내년 선거 쉽지 않을 거다. 3번 했으면 많이했지”라고 했다.
대구의 한 시장 상인이 유승민 의원의 입에 떡을 먹여주고 있다/대구=장상진 기자
하지만 지난 20~22일 대구 매일신문과 T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 의원이 대구동을(乙)에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9.4%포인트(P) 차로 앞섰다. 이날 기자가 체감한 전반적인 여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전 10시30분 이 시장 초입 ‘즉석두부공장’ 앞에선 진열대를 사이에 두고 “유승민 인기 좋네”(주인) “대통령이 공천 안 준다카이 걱정이다”(손님) “방법이 있겠지, 뭐”(주인) 등의 대화가 오갔다.

장을 보러 나온 김은영(26)씨는 유 의원에게 기념촬영을 청하더니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제가 대구사람인 걸 창피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두마리치킨’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50대 남성은 “유승민 파이팅! 썩은 정치판 다 때리 뿌사뿌라(때려 부셔버려라)”라고 했고, 떡방 아줌마는 유 의원의 입에 송편을 넣어줬다.

그렇다고 이곳 민심이 박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린 것은 또 아니었다. 용계동에서 떡을 사러 온 김영숙(65)씨는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와도 찍어 줄 것”이라면서도 “우리 대통령님도 속마음은 그렇지(유 대표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야월시장에서 10km 가량 떨어진 서문시장 분위기는 또 달랐다. 유 의원과 가까운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대구 중구)인 이 대구 최대의 재래시장은 최근 박 대통령이 지역 국회의원을 배제한채 순회했던 곳이다.

시장 한복판 천장에는 ‘대통령님, 억수로 사랑합니데이!’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 아래서 건어물을 파는 김해동(64)씨는 “국회의원들 다 바까뿌야(바꿔버려야) 된다”고 했다. 그는 “여당 의원이라카는 것들이 대통령을 위해서 하는 게 뭐가 있노”라며 “다음엔 대통령을 잘 도와줄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양복점을 하는 50대 남성은 “대통령이 우리 서문시장을 키워주려고 직접 와주셨다 아잉교”라며 “우리는 대통령이 내려주는대로 찍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의 한 시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대구=장상진 기자
한쪽에서는 변화를 원하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맞붙는 수성구 매호동의 장수승(62·개인사업)씨는 “평생 ‘(기호) 1번’만 찍어 왔지만, 이번엔 김부겸을 찍겠다. 대구도 바뀌어야 되고, 주위에서도 김부겸 찍겠다는 사람 많다”고 했다. 시장에서 양말을 파는 장기수(64·황금동)씨는 “김부겸은 대구 출신이고, 뻔히 안될줄 알면서도 대구를 고집해온 사람 아니냐”며 “대구가 이번에도 김부겸 대신 경기도에서 날아온 김문수를 뽑아준다면 X팔리는 일”이라고 했다.

반면 범물동에 사는 박모화(여·61)씨는 “김문수 전 지사는 경기지사를 하면서 경제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확실히 검증받은 사람”이라며 “침체된 대구가 뽑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매일신문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43.6%)와 새정치민주연합 김 전 의원(43.9%)은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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