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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前국정원장의 상습 기밀 누설, 眞僞 밝히고 책임 물어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5.10.03 03:23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만복씨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상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핫라인이 뚫려 있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씨는 "기밀 사항이지만 핫라인은 24시간 가동됐다"며 "핫라인과 연결된 우리 측 전화기 벨이 울리면 김 위원장의 전화였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 핫라인이 만들어져 노 정부까지 이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초기에 끊어졌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언제든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비상 전화를 운영해 왔다는 것은 처음 나온 얘기다. 북은 노 정부 때인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도 계속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주도한 김정일과 노 전 대통령이 수시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2일 '노·김 통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론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청와대 안에는 핫라인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남쪽 국경 안에 있었다. 그 라인으로 온 것은 김 위원장의 뜻으로 여기고 즉각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법 17조 1항은 '모든 직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직무상 알아낸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국정원장이 대놓고 국가 기밀을 떠든 꼴이다. 김씨는 과거에도 상습적으로 기밀을 누설하거나 사실을 의도적으로 과장했던 전력이 있다. 노 정부 임기 막판인 2007년 12월 18일 방북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그 대화록을 한 달 뒤에 외부 인사들에게 흘린 것이 문제가 돼 물러났다. 국정원장 재직 당시 모교 동창회 홈페이지에 자신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공개하는가 하면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선교사들 석방 교섭 현장에 선글라스 요원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해 물의를 빚었다. 세계 첩보사에 남을 코미디 같은 일을 일삼았던 것이다.

2011년에는 일본 잡지에 '천안함 폭침'을 '천안함 침몰'로, 연평해전을 '연평패전'이라고 부르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천안함 폭침 관련) 한국 국방부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이 글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랬던 김씨가 최근 책을 내고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노 정부의 남북 접촉 비사(秘史)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자기 과시병이 다시 도진 모양이다. 이런 사람에게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맡겼다는 것 자체가 아찔한 일이다. 김씨 주장의 진위(眞僞)를 밝혀내고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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