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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밀어붙이기]아버지 박정희 명예회복 위한 ‘박근혜의 역사 다시 쓰기’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ㆍ유신 때처럼 국정 교과서 강행
ㆍ‘박정희 본색’ 점점 더 노골화

한국 사회와 정치권을 양쪽으로 쪼개며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역사 전쟁’의 진원(震源)은 청와대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수언론들마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서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過)는 덮고 공(功)은 키우려는 뜻이 역사 수정 배경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최근 새마을운동을 극찬하는 등 부쩍 ‘박정희 본색’을 드러낸 것은 그 전조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사후 ‘은둔 18년’과 정치인 시절 불쑥불쑥 드러낸 ‘역사 해석·기술=집권자의 관점·의지’라는 박 대통령의 역사관을 감안하면 예고된 ‘역사 전쟁’이기도 하다.

■뚜렷해지는 ‘박정희 본색’

박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시절을 자주 되새기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되살려낸 것이 단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새마을운동은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새마을운동 세일즈에 힘썼고, 현재까지 새마을운동 띄우기를 계속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육과 새마을운동 관련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를 함으로써 유엔의 개발 달성 노력에 기여를 했다”고 했으며, 7일 제7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으로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발판을 마련했듯이 이런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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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정 역사교과서도 박정희 시대 유산이다. 해방 후 검정제였던 한국사 교과서는 1974년 유신체제하에서 국정으로 전환됐다. 박 대통령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많은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데 이런 것이 있어선 안될 것”(2015년 2월, 교육문화분야 업무보고),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2013년 6월, 수석비서관회의) 등 꾸준히 국정화 추진 의지를 밝혀왔다.

■뿌리는 박 대통령 역사관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 입문 때부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적극 반박해왔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 서술을 놓고 줄곧 ‘왜곡’이란 인식을 드러냈다. 최근 일들은 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을 하려는 박 대통령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박 대통령은 1989년 박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은둔생활을 벗어나면서 “억울하게 자꾸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누명, 왜곡시킬 대로 시켜진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데 힘쓰면서 언론 매체를 통해 알리고 홍보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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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때인 2005년 ‘국가정보원 과거 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유신시절 공안사건을 재조사하자 “조금 지나면 또 과거사가 돼 국민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으며, 2007년 1월 인혁당재건위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 “나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대선후보 때인 2012년 7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 초청토론회에선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고도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막판 ‘과거사 논란’이 거세지며 지지율이 급락하자, 9월24일 기자회견에서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현재 청와대 기류와는 정반대의 말을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시 박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말이 나온다.
野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딸은 역사쿠데타”, “국정화는 종북행위” 朴 대통령 직격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야당은 8일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일제히 박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사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감이 막바지에 이르자 정부는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기습 추진하고 있다”면서 “백년 대계로 추진해야 할 교육이 대통령 임기에 맞춘 5년 ‘소계’로 왜곡되면 모든 국민이 피해자”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아버지는 친일파 중용, 딸은 극우파 중용,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딸은 역사쿠데타, 이게 대통령에게 꼭 들려드리고 싶은 정직한 여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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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는 “바꿔야 할 것은 현실이지 과거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새누리당에 다음의 세 가지를 주문했다.

1. 다음주 국정교과서 발표를 중단하라.

2. 여야와 정부가 합의해서 10월 중에 독립적 인사로 구성된 국사교과서 개선 공청회를 하자.

3. 교과서의 국정화에 관해 심층 여론조사를 하고, 공공조사 방식을 토대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의원은 “교과서 국정화는 중차대한 아젠다인데 교육부 고시로 변경하게 돼 있다”면서 “정권이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도록 법률로 입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가 교육부의 등을 떠밀어 국정화를 강행하면서 균형잡힌 역사 인식을 심기 위해서라고 한다”며 “1974년 박정희 정권의 국정화 당시 국민을 호도했던 내용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당시 국정화도 친일행적을 감추고 유신을 미화하기 위한 것인데 두 번 속지 않는다”면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청와대의 압박에 아이들의 역사관을 헌납하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속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북한이 국정 교과서라는데 왜 굳이 북한을 쫓아서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정화는 명백한 종북행위”라며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교과서 국정화 북한 따라하기를 중단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기고]황우여 교육부 장관께

이만열 | 전 국사편찬위원장

존경하는 황 장관님, 한국 교육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 영용 분진하심에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우리는 그동안 그리스도인으로서 ‘빛과 소금’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몇 번 만난 적이 있지요. 역사교과서 간행체제와 관련, 장관님께 최근 국제동향을 들어 고언을 드리게 되어 저 역시 괴롭게 생각합니다.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국정교과서는 교과서의 집필과 편찬, 수정과 개편까지 정부의 뜻대로 하는 독점적인 교과서입니다. 국정제도는 한 종류의 교과서에 정부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도인 까닭에 정권이 원하면 얼마든지 역사를 좌우, 개폐할 수 있는 위험한 제도입니다. 국정제로 전환하려는 것은 정부가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에 올인했으나 교육 현장에서 참패했던 전례에 비추어 친일·독재를 미화하려는 의도로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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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언론은 한국 정부의 교과서 정책을 일본의 역사왜곡과 같은 맥락에 놓고 비판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인과 교과서’라는 사설(2014·1·13)에서, 아베 총리가 침략역사를 희석시키는 우경화 교과서를 만드는 데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하면서, 박 대통령 역시 ‘한국인들의 친일 협력에 관한 내용이 교과서에 축소 기술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친일 협력행위가 일본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는 내용의 교과서를 정부가 승인하도록 지난여름 밀어붙였다’고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역사교과서와 관련, 박 대통령의 이름이 우리가 그토록 비난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렬에서 거론된다는 것이 국민으로서는 부끄럽습니다.

또 침략을 미화하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가 전범이라는 것과 교학사 교과서를 밀어붙였던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일제에 협력했다는 점을 비교하는 맥락에서는 그동안 일본의 교과서를 비판해온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뭉개버렸습니다. 한국 정부가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해 교과서 파동을 일으켰다고 지적한 NYT는 “역사교과서를 고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지 말라”는 충고로 사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유엔 역시 역사교과서가 한 종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역사해석이 독점되고 정부에 이용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국정제는 본질적으로 교과서 내용에 정부가 개입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위배되며 민주시민의 양성을 가로막습니다. 유엔은, 국가가 단일 역사교과서를 장려하는 것은 인권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고, 교육받을 권리, 문화적 권리, 의사 표현의 자유 및 알 권리와 상충하며, 학문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규제를 동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우려는 우리 헌법재판소에 의해서도 일찍이 표명된 바 있습니다.

유엔 보고서도 ‘역사교육’은 학문적 훈련으로서의 역사 이해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면서 “비판적 사고, 분석적 학습과 토론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며, 역사의 복잡성을 강조함으로써 비교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을 가능하게 해야 하며, 애국주의를 강화하고 국가적 정체성을 강화하거나 공식적인 이념이나 지배적인 종교적 지침에 따라 젊은이들을 주조하는 데 복무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국가가 역사교과서 단일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국가적 정체성 강조와 무비판적인 애국주의를 추동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저 나치 시대가 아니더라도 전체·독재 국가에서 흔히 보여왔던 것입니다. 국가가 단일 역사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은 국제인권규약의 여러 조항에 위배되고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유엔은 역사교과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첫째,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역사 연구와 교육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둘째,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셋째,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해야 하며, 넷째 다양한 교재의 자율적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국제적 충언에 귀를 기울이셔서 정부가 쫓기듯이 어떤 결단을 내리지 않도록 주무 장관께서 결단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 ?
    교양있는부자 2015.10.10 08:12

    수구꼴통들이   1970년대부터 자신들을

    보수의 포장지 , 우익의 포장지로   장식하면서

    한편으로는   수구꼴통이  만족하는 민주주의 보다  

     

    다수 국민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이 되도록 

     

    민본사상을 바탕으로   위민적 민주주의를  꽃피워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민주주의자들을  압박  해왔다

    민주주의자 , 합리주의자가  수구꼴통을 제압해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힘차게  전개될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전국민을  수구꼴통의 수준으로

     

    하향시키려는  수작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

  • ?
    꾀고리 2015.10.19 08:48
    민주주의자, 합리주의자를 배척? ㅎㅎㅎ 안의원이 민주주이자 이자 합리주의 자로 알고 있는데요
    수구꼴통이라는 선언한 님의 주장은 님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고 상대가 보면 님이 수구가 되는 겁니다.
    또한 국민이 마음 편하게 살려면 민주주의나 합리주의는 좋은 가치로서 작용해여 하는데 님은 어찌된 셈이신지?
    님이 설정한 기준을 정의라고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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